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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메르스 때문에 품절된 'N95마스크' 구매해야 하나?

 

 

메르스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하면서 지하철이나 거리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과거 사스나 신종플루 때보다 훨씬 많은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습니다. 마스크 착용자를 보는 시선도 예전과 다르게 당연하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마스크 착용자가 늘면서 약국이나 마트에는 마스크가 동나기도 했습니다. 온라인에서도 품귀 현상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지하철에서도 마스크를 파는 사람도 등장했습니다.

 

메르스 때문에 너도나도 착용하는 마스크. 과연 우리가 올바르게 알고 구매하는지, 꼭 필요한지를 조사했습니다.

 

'N95마스크가 뭐에요?'

 

요새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마스크가 N95마스크입니다. N95마스크는 입과 코에 미세 먼지나 분진, 입자 등이 95% 이상 들어가지 못한다고 해서 N95라는 명칭이 있는 마스크를 뜻합니다. 제품명이 아니라 '미국국립산업안전보건연구원'[각주:1]의 방진 필터 등급을 의미합니다. 제품에 N95라는 숫자가 있으면 호흡기로 들어갈 수 있는 물질을 95% 이상 막는다고 보면 됩니다.[각주:2]

 

 

 

 

원래 N95마스크는 외과용 N95 마스크 (Surgical N95 Respirators)라고 불리며 의사나 간호사 등 전문보건인력이 사용하는 N95마스크를 의미합니다. 그러나 감기나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일반인이 사용하는 제품 등도 있습니다.[각주:3]

 

보건의료용 N95마스크는 침이나 타액,기침 등으로 전염되는 질환을 막아주는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에 많이 구매하지만, 계속 착용하면 숨이 차서 일상생활이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N95마스크를 어떻게 구매해야 하나요?'

 

N95마스크를 한국산 제품에서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현재 N95라고 표기된 제품은 대부분 수입품입니다. 이유는 한국은 N95라는 미국식 등급을 따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한국에서는 어떤 마스크를 구매해야 안전할까요?

 

 

시중에서 파는 마스크를 보면 '일반 마스크'나 '3중 필터 마스크','황사마스크'. 방진 2급마스크','방진1급 마스크' 등이 있습니다. 일반 마스크는 말 그대로 마스크입니다. 호흡기로 들어갈 수 있는 큰 이물질을 막아줄 뿐입니다.

 

'3중필터 마스크'나 '황사마스크'는 조금 더 기능이 뛰어나 50~70%정도 미세 물질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정도로는 불안해서 사람들은 N95마스크를 찾는 것입니다. 그러나 꼭 N95마스크를 구매할 필요는 없습니다.

 

국내에서 파는 마스크에는 N99, N95등의 표시가 아닌 '방진1급'이나 '방진 2급' 또는 'KF80', 'KF94', 'KF99'라고 표시하고 있습니다. KF는 'Korea filter'를 의미합니다.

 

 

마스크 등급은 호흡기로 들어갈 수 있는 물질을 얼마나 막아주느냐를 나타냅니다. 방진2급이나 KF80은 공기 중 분진이나 미세 물질을 80%이상 막아주고, 방진 1급이나 KF94는 94%. 특급과 KF99는 99%이상 막아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N95마스크가 95%이상 막아준다고 한다면, 한국은 방진1급이나 KF94, KF99, 특급이 해당합니다.이런 표시가 있는 마스크를 착용하면 N95마스크 착용한 효과와 비슷합니다.

 

산업용 방진마스크를 착용해도 침이나 타액 등을 막을 수 있지만, 정확한 의약외품으로 허가된 마스크인지 확인하려면 아래 사이트에서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http://ezdrug.mfds.go.kr/kfda2

 

'마스크 꼭 착용해야 하나요?'

 

메르스 확진자가 늘면서 사람들은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그래서 마스크를 착용하지만, 반드시 착용해야 하나는 의문이 듭니다. 원래 일반인이라면 당장은 필요 없습니다. 그러나 지금 상황을 보면, 착용하는 편이 오히려 안전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메르스는 감염자의 재채기나 기침, 대화 중에 발생하는 작은 침이나 타액 등으로 감염됩니다. 현재까지 공기로의 전파는 없어서[각주:4] 감염자와 접촉이 없는 경우 마스크를 꼭 착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호흡기 질환이나 감기 환자 등은 마스크를 착용하는 편이 낫습니다.

 

지금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이유는 거리나 지하철 등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확진자나 의심환자일 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입니다. 정부가 초기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생겨나는 공포입니다.

 

정부는 메르스 확진환자가 있는 병원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온라인에서는 네티즌들이 스스로 확진환자가 있는 지역 지도를 만들고 있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6월 4일 밤중에 긴급 브리핑을 통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의사가 1500여명의 사람들과 접촉했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정부가 제대로 된 정보를 서울시에 제공하지 않아 더 큰 혼란과 공포가 벌어지고 있습니다.[각주:5]

 

 

서울시는 6월 2일부터 N95 마스크 33,800개를 배포했습니다. N95마스크를 시민에게 나눠주는 것은 아니고, 보건소나 관공서, 구급대원 등에게 배포하고 있습니다.  

 

메르스 의심환자를 제일 처음 만날 수 있는 보건소 직원이나 구급 대원에게 N95마스크를 착용시켜 2차 감염 등을 막기 위해서입니다.[각주:6] 서울시는 거의 통화가 불가능한 질병관리본부의 메르스 핫라인 전화번호 (043-719-7777)대신 다산 콜센터 120번에서 메르스 관련 상담이나 신고를 접수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메르스 공포가 상황을 더 악화시킨다고 합니다. 맞습니다. 잘못된 정보는 사람들에게 공포와 두려움을 갖게 합니다. 그렇다면 잘못된 정보는 어디부터 시작됐을까요? 정보를 막으려는 정부의 모습부터였습니다.

 

의학적으로 지금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정부의 안일한 대처와 정보의 폐쇄성으로 국민은 어쩔 수 없이 자신을 스스로 지키려고 마스크를 구매할 수밖에 없습니다. '가만히 있으라.'고 가만히 있으면 어떻게 되는지 우리는 뼈저리게 배웠기 때문입니다.

 

  1. NIOSH.(National Institute for Occupational Safety and Health). [본문으로]
  2. N은 Not resistant to oil으로 오일 등과 같은 습식 입자는 제외한다는 뜻이다. [본문으로]
  3. 보건의료용과 일반인용의 등급이 있으며, 자세한 기준은 http://www.cdc.gov/niosh/npptl/topics/respirators/disp_part/ [본문으로]
  4. 메르스가 공기 중의 전파는 없다고 하지만, 일부에서는 공기 전파도 가능하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 당국은 최악의 경우도 가정해서 방역 활동을 해야 한다. . [본문으로]
  5. 박원순 “메르스 감염 대형병원 의사, 시민 1500여명과 접촉”. 한겨레 2015년 6월 4일 http://www.hani.co.kr/arti/society/health/694415.html [본문으로]
  6. 환자 이송과 함께 메르스도 '이송'? "감기 환자로 알았는데...우린 어쩌나요" 오마이뉴스 2015년 6월 4일.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115359&PAGE_CD=ET000&BLCK_NO=1&CMPT_CD=T0000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