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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새누리당' 총리 인준 '단독표결' 강행? 사상 처음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끝났습니다. 이제 국회 인준만 남아있습니다. 그러나 각종 의혹 때문에 새정치연합은 '인준 불가' 방침으로 돌아섰습니다.

 

보통 국회의원 출신은 인사청문회 통과는 100%였기 때문에 새정치연합도 인준해줄 것이라고 믿었지만, 많아도 너무 많은 이완구 후보자 의혹에는 야당도 도저히 인준을 해줄 수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각주:1]

 

새누리당은 야당의 '인준 불가' 방침에도 불구하고 2월 12일 오후 2시에 표결로 처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합니다. 야당이 '인준 불가'를 내세우면, 새누리당 단독으로도 표결하겠다고 합니다.[각주:2]

 

만약, 새누리당이 단독으로 국무총리 인준 표결을 단독으로 처리한다면,[각주:3] 2000년 인사청문회 제도가 도입한 이후 처음이 됩니다.

 

'박근혜 정부, 총리 후보자 4명 중 3명 낙마'

 

새누리당이 단독으로라도 이완구 총리 후보자에 대한 표결을 강행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박근혜 정부 들어서 총리 후보자 4명 중 3명이 낙마했기 때문입니다.

 

 

2000년 6월, 처음으로 인사청문회법이 도입됐습니다. 현재까지 총리 후보로 지명된 사람은 16명이었는데, 그중 6명이 낙마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지명한 장상 이화여대 총장은 부동산 투기와 아들 이중국적으로 장대환 매일경제신문 사장은 자녀 위장전입과 부동산 투기, 세금탈루 등으로 국회에서 임명동의안이 부결됐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명한 김태호 경남도지사는 박연차 게이트에 연루됐다는 의혹과 세금신고 누락, 해명과정에서 계속되는 거짓말로 여론이 나빠져 자진해서 사퇴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명한 사람 중 김용준 헌법재판관은 부동산 투기와 아들 병역문제로 안대희 대법관은 전관예우, 위장전입, 부동산 투기,세금 탈루 의혹 등으로 스스로 사퇴했습니다. 문창극 전 중앙일보 기자는 식민사관이 드러나는 강연 영상으로 사퇴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명한 총리 후보자 4명 중 3명이 낙마했는데, 가장 큰 이유는 기본적인 인사검증 시스템에서 결격 사유 내지는 국민감정이 용납하기 어려운 문제들을 가진 후보자를 지명했기 때문입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경력은 괜찮을지 몰라도 속 사정은 인사청문회 단골 메뉴인 '부동산 투기, 세금 탈루,병역 문제'가 모두 포함돼 있었습니다.

 

오죽하면 대한민국에 이 정도 흠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지만, 보통 사람들은 병역 면제나 부동산 투기, 세금 탈루와 상관없이 살고 있습니다. 그들이 특별한 것이지 대부분 그런 삶을 살지는 않습니다.

 

ⓒ 기파랑 출판사

 

 

문창극 후보자의 경우는 특별한 사례인데, 그의 식민사관이 담긴 강연이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친일파에 대한 반감으로 많은 비난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이후 문창극 후보는 '문창극의 역사 읽기'라는 책을 출판하면서 자신의 낙마가 '잘못된 국가관과 역사관이 작용한 결과였다'면서 이승만과 박정희를 옹호하는 내용을 담기도 했습니다.[각주:4]

 

인사청문회 도입 이후 정권 내에서 3명이나 낙마한 사례는 박근혜 정부가 처음이었습니다.

 

'이완구 후보자를 위한 새누리 변호인단'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총리 후보자가 3명이나 낙마하자 새누리당은 인사청문회에서 아예 이완구 후보자 변호인을 자처하고 나섰습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질의하기에 앞서 '존경하는 정치인, 평소에 닮고 싶은 정치인'이라는 아부성 발언으로 시작하더니, 각종 미담 사례를 내세우며 검증대신 칭찬을 했습니다.

 

이완구 후보자에 대한 의혹에 대해서는 마치 변호사처럼 '보통 긴장들 많이 하죠? 신체 검사 받는 사람들이'라는 말을 하거나 '투기 목적이 아니라고 보여집니다.'라며 자신들 멋대로 결론을 내리기도 합니다.

 

야당에서 제기한 의혹에 대해서는 물타기를 여러 차례 시도하면서 인사 검증보다는 여야 정쟁으로 몰고 가기도 했습니다.

 

ⓒ 오주르디 '사람과 세상사이' http://blog.daum.net/espoir

 

새누리당은 각종 의혹보다는 무조건 통과시켜야 한다는 '특명'을 받은 변호인단처럼 계속 후보자를 대신해서 변명과 칭찬으로 인사청문회의 본질을 망각하고 있습니다.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 청문회] 11일 오전까지 사과 표현만 72회 사용

 

아무리 3명이나 낙마했다고, 아무나 총리로 내세울 수는 없습니다. 그런 상황을 알면서도, 각종 의혹을 해소하지 않고, 오히려 국민의 눈과 귀를 멀게 하는 새누리당 의원들의 모습은 국민의 세금으로 세비를 받는 국회의원이 해서는 안 될 행동입니다.[각주:5]

 

'자기가 잘못해놓고, 무조건 남 탓하는 정권'

 

인사청문회는 말 그대로 후보자가 총리로서 적합한 인물이냐를 검증하는 자리입니다. 정책 검증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한국은 미국과 달리, 후보자 기본 검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매번 의혹에 대한 검증만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 인사청문회 VS 한국 인사청문회'절차와 특징

 

대통령의 사전 인선에만 300여일 소요되는 미국 인사청문회에서는 이미 사전에 기본 검증이 다 끝납니다. 한국은 불과 몇 주 만에 검증을 하다 보니, 정작 인사청문회에서 각종 의혹이 쏟아집니다.

 

미국은 상원 인준이 거부될 수 있는 요소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후보에서 아예 제외합니다. 대통령이 제시한 후보가 인준이 거부된다는 것은 정권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인준 거부를 오로지 야당과 국민, 여론 탓으로 돌리고 있습니다. 왜 처음부터 인사검증을 철저히 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반성은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과거를 제대로 살지 못했던 사람이 앞으로 잘 살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일반적인 개인과 개인 간의 관계에서나 벌어져야지, 공직사회, 특히 국가를 운영하는 공무원 사회에서는 아마추어적인 발상에 불과합니다.

 

 

국무총리 후보자를 지명한 사람은 대통령입니다. 대통령이 잘못된 사람을 지명해놓고 인사청문회 통과가 어렵자, 새누리당은 다수 의석을 갖고 있다고, 대통령의 행동대원처럼 단독으로 처리하겠다고 나오고 있습니다.

 

왜 잘못은 대통령이 저질러놓고 국민이 선출한 국회의원들이 국민보다 대통령을 감싸고 있는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 무조건 총리를 빨리 뽑아야 한다고 합니다. 먹고 살기 급급하다고 총리 인준을 해달라고 합니다. 이완구 총리 후보자가 총리가 되면 대한민국 경제가 지금보다 나아진다는 보장을 누가할 수 있습니까?

 

만약 총리로 임명됐는데, 경제가 더 나빠지면 대통령과 새누리당 의원들이 책임질 수 있습니까?

 

대한민국 국민들은 먹고살기 급급해도, 잘못된 총리 바라지 않습니다. 제대로된 총리를 바라고 있습니다.[각주:6]

 

  1. 많기도 많다…이완구 의혹 ‘ㄱ~ㅎ’ 총정리. 한겨레 2015년 2월 10일 http://goo.gl/F78NGY [본문으로]
  2. 12일 ‘이완구 인준’ 난기류. 동아일보 2015년 2월 12일 http://goo.gl/8GO6Sf [본문으로]
  3. 새누리당 소속 의원 151명(158명 중 해외체류 및 구속 의원 제외) 굯회정원 295명 중 148명이 투표해야 함. 각료 중 황우여, 최경환, 김희정 장관이 나올 가능성이 있으며, 이탈표가 나올 경우 부결될 가능성도 있다. [본문으로]
  4. 문창극 "잘못된 역사관 안고치면 미래 어두워"조선일보 2015년 2월 12일. http://goo.gl/Sle9lk [본문으로]
  5. 새누리당 의원 중 최소한 3~4명이 국민이 선출했다는 양심만 있어도 이완구 총리후보 인준은 부결될 수 있다. [본문으로]
  6. 진선미 의원 발언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