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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자식 없는 대통령은 연봉 2억 넘는데, 왜 부모들은?

 

 

<2015년, 내 월급 빼고 다 오른다는 >글을 불과 몇 주 전에 올렸습니다. 그런데 정말 국민들 월급은 안 올랐지만, 대통령 연봉은 올랐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올해 연봉은 864만 원이 인상된 2억 504만 원으로 책정됐습니다.

 

공무원 급여 3.8% 인상 때문에 대통령 연봉도 올랐지만, 인상 폭이 꽤 큽니다. 대통령 연봉은 2014년에는 1억9640만4000원으로 2013년 1억9255만3000원보다 385만 원 인상됐지만, 2015년에는 두 배가 넘는 864만 원이나 더 받습니다. [각주:1]

 

아무리 공무원 급여 인상에 따른다고 하지만 거의 시간제 급여자의 연봉만큼 오른 셈입니다.

 

' 경남지역 학부모 무상급식 중단으로 연 2백만 원 부담'

 

대통령은 연봉이 올라 기분이 좋을지 몰라도 연초부터 경남지역 학부모들은 작년에는 내지 않았던 돈을 내야 합니다.

 

이유는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무상급식을 중단했기 때문에 새 학기부터는 급식비를 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작년까지 경남지역 초등학교는 전면 무상급식이었습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무상급식이 중단됐기 때문에 한 끼에 평균 2천378원씩 매월 4만5천188원씩 내야 합니다.

 

학생 수가 적은 곳은 급식비가 오르기 때문에 연간 58만 원까지도 내야 합니다. 중학생도 5만1천490원씩 평균 51만 원을, 고등학생은 많게는 연간 68만 원까지 급식비를 부담해야 합니다.

 

자녀가 한 명이라면 어떻게 버틸 수 있겠지만, 자녀가 둘인 경우에는 급식비 부담이 학부모에게 큰 걱정거리가 됩니다.

 

 

초등학생 자녀가 둘이라면 2015년부터는 매년 110만 원의 급식비를 내야 합니다. 만약 중고등학생 자녀가 있다면 2백만 원이 훌쩍 넘을 수 있습니다.

 

경남 지역의 일부 중학교 (7개 학교 1천 615명)와 고등학교 (88개 학교 7만7천245명)는 하루 1식이 아니라 하루 2식을 하기 때문입니다.[각주:2]

 

특히 농촌에서 도시로 유학 온 학생들은 기숙사에서 하루 3식을 해서 급식비만 2백만 원이 훌쩍 넘습니다. 기숙사에 다니는 고등학생 자녀가 2명이라면 1년에 4백만 원이 넘는 어마어마한 금액을 단순한 급식비로만 내야 합니다.  

 

학비가 아니라 급식비가 없어서 학교에 다니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질 듯합니다.

 

'학부모 부담은 늘지만, 공제 혜택은 계속 줄어만 가고'

 

자녀를 키우다 보면 아이들 옷에 학비에 의료비에 이것저것 들어가는 돈이 많습니다. 그런데 가면 갈수록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에 대한 혜택은 줄어만 가고 있습니다.

 

 

2013년까지 있었던 <다자녀 추가공제>가 2014년 연말정산부터는 폐지됩니다. 자녀 2명까지 100만원에 초과 1명당 200만원까지 공제됐던 다자녀 추가공제는 그나마 부모들의 세금 환급을 기대할 수 있는 공제 항목이었는데 사라지게 됐습니다.

 

<자녀공제>도 자녀 1명당 100만원의 소득공제에서 자녀 1명당 15만원, 초과 1명당 20만 원의 세액공제로 바뀌게 됩니다.

 

100만원씩 공제됐던 <표준공제>도 연 12만 원 세액공제로 바뀌고 <월세 소득공제>도 월세액의 60% (한도 500만원)의 소득공제에서 월세액의 10% (75만 원 한도)의 세액공제로 변경됩니다.

 

소득공제가 세액공제로 바뀌었기 때문에 연봉 3천만 원 미만 급여자는 별 차이가 없다고 하지만 적립식 펀드 등의 공제혜택만 늘어난 모습을 보면, 매달 돈이 없어 쪼들리는 서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입니다.[각주:3]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여성의 마음', '어머니의 마음'을 강조하면서 물가를 안정시키고 아이들을 잘 키울 수 있는 나라로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의 집권기간이 길어질수록 경기는 회복될 기미가 안 보이는데 물가는 오르고, 아이들 학비며 의료비 부담은 점점 늘어만 가고 있습니다.

 

자식도 없고 키우지도 않는 박근혜 대통령은 864만원이 인상된 연봉 2억에 매월 대통령에게 지급되는 급식비 13만 원[각주:4]이 없어도 그만이겠지만, 자녀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는 월 5만 원씩 내야 하는 급식비 통지서를 받는 순간 앞이 캄캄해집니다.

 

자신이 약속한 나라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면 최소한 올해 인상분인 864만 원을 홍준표 경남도지사에게 보내, 다만 몇 사람의 아이라도 급식비 때문에 학교 기숙사에서 나오는 일이 없도록 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각주:5]

 

왜 부모들이 굳이 이렇게 투표해서 고생하고 있는지, 갈수록 이해하기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1. 2015년 공무원 봉급표, 대통령 연봉에 '깜놀'… 3.8% 인상에 각종 수당 더하면 대체 얼마? 한라일보 2015년 1월 5일 http://goo.gl/Vz9NwC [본문으로]
  2. 무상급식 중단, 경남 학부모 부담 '2백만원'까지. 노컷뉴스 2015년 1월 5일http://goo.gl/2ZTdQe [본문으로]
  3. 의료비·교육비, 최대 15%까지만 세액 공제…연금저축·보험 공제한도 40% →12%로 줄어 한국경제 2014년 11월 30일 http://goo.gl/kkflPr [본문으로]
  4. 2014년 기준 박근혜 대통령은 연봉 이외에 직급보조기 월 320만원과 월 급식비 13만원을 받았다. [본문으로]
  5.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3급 이상 고위직 공무원은 2014년 인상분을 반납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