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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국 중간선거' 승리의 주역은 휴대폰과 SNS?

 

 

11월 4일 미국 전역에서 중간선거가 치러졌습니다. 중간 선거에서 야당인 공화당이 승리, 8년 만에 여소야대가 됐습니다. 공화당은 상원의원 (정원 100석)은 기존 45석보다 7석 많은 52석을 확보했습니다. 하원의원도 공화당이 242석을(정원 435석) 차지하여 절반이 넘었고, 주지사도 공화당이 24곳을 차지했습니다. (50개주 중에서 36명만 선거. 일부는 개표 진행중)  

 

미국 중간선거는 이미 민주당의 패배가 예상됐었습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이 사상 최저치인 30%대였고, 후보들 대부분이 공화당 후보들과 비교하면 떨어진다는 평가를 선거 전에 받았기 때문입니다.

 

이번 미국 중간선거가 오바마 정부의 심판이라는 면도 있지만, 선거 측면에서는 SNS와 휴대폰이 많은 활약을 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미국 중간선거의 변화를 분석해서 한국의 선거와 정치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고민해봤습니다.

 

'휴대폰과 SNS, 투표 결정에 영향력을 끼치다'

 

미국 CNN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휴대폰과 SNS가 투표하는데 많은 영향력을 끼쳤다고 보도했습니다.[각주:1] CNN이 퓨리서치 센터와(Pew Research Center) 조사한 내용을 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각주:2]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휴대폰을 통해 선거 관련 뉴스를 이용한 유권자들이 2010년에 비해 15%나 증가한 28%였습니다.[각주:3] 특히 30~49세는 2010년에 비해 무려 25%가 휴대폰으로 정치인과 선거 관련 뉴스를 확인하고 이용했습니다.

 

주목할 부분은 50~64세 유권자 22%와 65세 이상 유권자 11%가 휴대폰을 이용했다는 점입니다. 기존 신문매체와 TV뉴스를 통해 선거 뉴스를 보던 고령층도 휴대폰으로 선거 정보를 얻는 비율이 높아졌다는 사실은, 앞으로 모바일이라는 도구가 연령층에 상관없이 선거를 움직이는 중요한 수단으로 영향력을 더 확대할 수 있다고 봐야 합니다.

 

모바일뉴스가 앞으로 왜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예가 될 수 있습니다.

 

 

퓨리서치센터가 미국 유권자 2천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미국 중간선거에서 SNS를 통해 정치인을 팔로잉했다고 답한 응답자는 2010년 6%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어난 16%였습니다.

 

30~49세는 2010년 6%에서 21%로 50~64세도 5%에서 15%로 급증했습니다.

 

특정 정치인을 팔로잉하는 이유는 그 정치인의 정보를 더 자세히 알기 원하며 그를 지지한다는 의미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기존 공화당 지지자도 10%가 늘어난 18%가 정치인을 팔로잉해서 유세 정보를 얻었다는 부분을 본다면, 이제 공화당이나 민주당 상관없이 소셜미디어가 중요한 선거 홍보의 도구로 자리를 잡았다고 봐야 합니다.

 

앞으로 미국 대선에서도 휴대폰과 SNS가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한국도 SNS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지만, 선거에 많은 영향력을 끼치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포털 뉴스가 뉴스를 장악하고 있으며, 포털에 뉴스를 제공하는 언론의 역할이 엉망인 부분도 있다고 본다.

 

'친밀감을 증가시키는 소셜미디어'

 

중간선거를 보면 미국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후보자와 유권자의 거리를 좁혀 친밀감을 느끼고 정치 과정의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페이스북은 뉴스피드 상단에 'it`s Election day'라는 메시지를 올렸고, 'I`m a Voter'라며 투표 사실을 알리도록 유도했습니다. 페이스북에서 배너를 클릭해 자신의 투표 사실을 알린 사람만 300만 명이 넘었습니다.

 

페이스북이 선거 플랫폼의 역할을 하고 있으며, 참여자도 예전과 비교해서 더 많아졌다는 사실을 이번 중간선거에서 알 수 있습니다.

 

 

트위터에서는 #Election2014이라는 해시태그를 이용한 선거 관련 뉴스와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Election + 일리노이주, 텍사스 등의 지역명과 함께 나온 트윗과 멘션은 지역 선거 정보를 트위터상에서 끊임없이 전달해주기도 했습니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트위터는 단순히 어떤 선거 이야기를 쏟아내기보다 페이스북처럼 플랫폼의 역할도 톡톡히 해냈습니다.

 

 

CNN의 제이크 테퍼(Jake Tapper)는 트위터를 통해 중간선거에 대한 질문을 받고 답변을 해주기도 했습니다. 그다지 어려운 일도 아니지만, 사람들의 반응은 좋았고, 이런 참여를 통해 중간선거에서 트위터는 소통과 정보 획득의 창구로 활용됐습니다.

 

선거에서 소셜미디어 이용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누구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미국 중간선거를 통해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역할과 영향력이 확실히 증명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도 SNS가 활발하게 선거에 이용되기도 하지만 단순히 선거 기간에만 이용되기도 한다. 소셜미디어가 가진 장점인 소통을 선거 기간에만 반짝 이용한다는 점은 앞으로 한국 정치인들이 풀어가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소셜미디어로 흥한 자, 소셜미디어로 망하다'

 

이번 미국 중간선거에서 유권자들이 공화당을 전폭적으로 지지해서 공화당이 승리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조사결과를 봐도 미국 유권자들은 버락 오바마의 국정 운영에 대해 강한 불만으로 공화당을 선택했다고 응답했습니다.

 

 

투표의 가장 핵심은 오바마 심판이었습니다. 응답자 중 오바마 지지는 19%에 불과했습니다. 나머지는 오바마에 대한 불만과 정책 심판을 위해 공화당에 투표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민주당 출신 상원의원 후보들은 오히려 오바마 대통령의 찬조연설을 거부했습니다. 공화당은 반대로 '오바마'를 비판하는 일에 초점을 두고 '오바마 케어' (건강보험 개혁법)를 전면에 내세우기도 했습니다.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빅데이터와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선거에 이긴 인물입니다. 그런데 그가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철저히 소셜미디어에서 심판을 받았습니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소득이 낮은 빈곤층이면서 오바마케어의 혜택을 많이 본 지역 유권자들이 오히려 공화당을 지지하는 결과가 나왔습니다.[각주:4]

 

아이엠피터의 페이스북 친구는 '민주당 덕분에 의료보험 혜택을 받은 저소득층이 선거에서는 공화당을 지지한 이율배반적이 현상에 대해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라는[각주:5]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아이엠피터는 이처럼 이상한 결과가 나온 이유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 본인에게 있다고 봅니다. 그가 행정부 내에서만 일을 추진하며 공화당 지지를 이끌어내지 못한 점과 수니파 무장단체 IS와의 전쟁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줬던 모습이 유권자에게 더 기억됐기 때문입니다.

 

소셜미디어는 하나의 플랫폼에 불과합니다. 핵심은 그 안에 무엇을 담고 있느냐인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플랫폼은 더 커지는데 그 안에 자신의 이야기를 제대로 담지 못했습니다.

 

 

진보세력은 항상 소셜미디어는 우리 편이라는 말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그런 자신감은 포기해야 합니다. 소셜미디어가 젊은이만 사용한다는 전제도 버려야 합니다. 특히 한국 야당은 미국 중간선거 결과를 깊게 분석하고 배워야 합니다.

 

공화당 지지자들이나 노령층의 휴대폰과 소셜미디어 사용 증가는 이번 미국 중간선거에서 어느 정도 영향력을 끼쳤고, 이제 단순한 도구와 지지세력을 혼동하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우리가 미국의 중간선거를 단순히 먼 나라 이야기로 보기보다는 그 안에 담긴 정책과 정치에 대한 투표의 다른 반응과 소셜미디어의 영향력을 되새겨보면서 한국의 정치를 생각해볼 필요성도 있습니다.

 

미국 중간선거로 공화당의 힘이 세지면 한국은 대북 강경책으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자유무역으로 더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약속을 지키거나 우방국으로서의 미국은 이전에도 앞으로도 없어질 전망이라 씁쓸하기도 합니다.

 

  1. 미국 CNN 'Facebook, phones now part of election decisions' http://goo.gl/hdGxMb [본문으로]
  2. 미국 퓨리서치센터 보고서 http://goo.gl/dX4y71 [본문으로]
  3. 퓨리서치센터 미국 전역 유권자 2천명 대상 [본문으로]
  4. http://goo.gl/QJIWZY [본문으로]
  5. http://goo.gl/QJIWZY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