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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미디어/블로그후원

정치블로거 아빠보다 더 인기있는 딸아이 SNS



아이엠피터는 나름 알려진 정치블로거입니다. 또한 SNS도 블로거 중에서는 잘하는 편이라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페이스북에 아이엠피터의 얘기를 올리는 것보다 딸 아이 사진을 올리면 훨씬 인기가 좋습니다.

아이엠피터가 올린 일상적인 글에는 좋아요나 댓글이 10여개 달린다면, 딸 아이의 사진을 올리면 댓글이 수십 개씩 달리고 좋아요도 백개 정도는 훌쩍 넘습니다.

간혹 아이엠피터의 독자라고 제주로 찾아오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분들이 오면 꼭 에스더를 찾습니다. 에스더가 어린이집에 가서 없으면 대놓고 실망하시기도 합니다.


사람들이 SNS에서 에스더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에스더가 너무 잘 먹기 때문입니다. 요새 밥을 잘 안 먹는 아이들이 많다고 합니다. 그런데 에스더는 이런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많이 먹어서 배가 부르지 않는 한 맛있는 음식이 나오면 거의 전투를 치르듯 먹습니다. 요새는 어디 가도 성인용 공깃밥 한 그릇 정도는 시켜줘야 합니다.

따로 숟가락질을 알려주지 않아도 에스더는 어릴 때부터 혼자서 숟가락질을 해서 밥을 먹고, 맛있는 음식이라면 요리 중에라도 냄비째 손으로 먹기도 합니다.


잘 먹으니 음식 욕심도 많습니다. 사과,  감귤,  한라봉, 아이스크림, 어묵 등은 기본적으로 한 손이 아니라 양손에 쥘 정도로 챙깁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계란찜은 오빠는커녕 아빠도 손을 대지 못하고 자기 앞에 놓고 먹습니다. (물론 밥상머리 교육을 위해 그런 짓을 하면 아빠한테 혼나거나 식탁이 울어야 끝나기도 합니다.)

뭐, 단순히 밥을 잘 먹거나 음식 욕심이 있다고 해서 사람들이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에스더가 먹는 사진에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습니다. 바로 에스더만의 독특한 표정과 행동입니다. 에스더의 먹는 모습을 보면 만 39개월짜리 아이라고 믿기지 않을 행동들이 종종 나옵니다.

엄마가 준 캐릭터 보리차를 팽개치고 탄산음료를 소파에 기대어 먹는 모습이나 춥다고 코다쯔 밑에 들어가 아이패드를 보는 모습, 소파에서 사과를 먹으며 스마트폰을 하는 행동은 거의 어른 뺨을 치는 수준입니다.

얼굴만 바꾸면 거의 아저씨들이 집에서 하는 행동과 비슷합니다.


페북에서 에스더가 인기 있는 이유 중의 또 하나는 아이들이 하지 않는 엽기적인 행동을 하니 신기하기 때문입니다.

에스더는 김밥은 항상 옆구리부터, 고깃집에 가서는 고기를 잘라주면 컵에 넣고 한 번에 마십니다. 과자 사이에 있는 크림만 쪽 핱아먹고는 오빠나 아빠의 입에 넣어줍니다.

라면에 오렌지 쥬스를 부어 마시거나 사골 국물을 빨대로 빨아 먹는 일은 이제 우리 집에서는 평범한 일상이 됐습니다.

▲2014년 1월에도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혹시 명단에 나오지 않거나 실명이 표기되지 않기 원하시면 impeter701@gmaiol.com으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에스더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이 생기니 블로그 후원자 중에는 '에스더 큰아빠'라고 하시는 분이나 '에스더 나의 미래'라는 식으로 후원을 해주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사실 블로그 후원의 시작은 에스더 때문이었습니다. 전업블로그로 남은 인생을 살겠다고 서울에서 제주로 내려올 때가 에스더 낳기 한 달 전이었습니다.

에스더를 낳고도 생업보다 정치블로그를 끝까지 하겠다는 아빠의 고집에 집의 경제는 그리 넉넉하지 못했습니다.

에스더를 낳고 힘든 그 시기에 많은 분들이 후원을 해주셨고, 그런 후원 덕분에 에스더가 다섯 살이 되도록 돈에 굴복하지 않고 열심히 정치 글을 쓰고 있습니다.



서울에서야 흔히 볼 수 있는 뽀로로 케이크이지만 우리 아이들은 먹기가 힘듭니다. 제주 시내에 나가야 뽀로로 케이크를 살 수 있지, 동네는 그저 어른용(?) 케이크만 팔기 때문입니다.

생일에야 먹을 수 있는 뽀로로 케이크를 혼자 독차지한 에스더의 표정은 어쩌면 이 세상을 다 얻은 것인 양 흐뭇하기만 합니다.


에스더는 면을 참 좋아합니다. 시골이라 짜장면 사 먹으러 가기도 힘든 외진 곳이라 대부분 국수를 끓여주고, 스프를 뺀 라면도 별식입니다.

뷔페에 가도 작은 그릇에 담긴 국수는 세 그릇 정도는 기본으로 먹기도 합니다.
아빠 입장에서는 '에고 맛있는 것을 먹어야지, 나와서도 또 국수야'라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물론 에스더는 절대 미각(?)이라 싱싱한 회나 맛있는 고기는 잘 먹어도 신선도가 떨어진 회나 맛없는 고기는 잘 안 먹기도 합니다.
 요새 우리의 삶은 너무 윤택해서 음식의 소중함을 잊고 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밥을 못 먹고 굶는 아이들도 있지만, 먹을 것이 넘쳐 나는 세상이라 아이들이 쉽게 먹을 것에 대한 소중함과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가 봅니다.

어쩌면 에스더의 먹는 사진을 좋아하는 분들은 작은 것에도 행복을 느끼고 좋아하는 에스더의 표정을 통해 미소를 짓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조막만 한 손에 면을 한 가닥 담아 입으로 후루룩 먹으며 행복한 에스더의 모습을 통해 잠시나마 힘든 마음을 내려놓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즐거운 설날 명절 되시고, 맛있는 음식, 감사한 마음으로 가족과 함께 행복하게 드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