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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천주교 '시국미사' VS 사랑의 교회 '교통대란'



11월 22일 오후 전북 군산시 수송동 성당에서는 '불법 선거 규탄과 대통령 사퇴를 촉구하는 시국미사'가 열렸습니다. 천주교 정의구현 전주교구 사제단이 주최한 이번 시국미사에는 신자 등 40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이날 시국미사를 집전한 송년홍 신부는 <국민의 비판을 무시하고 모르는 척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국민의 공복이라면 주권자들의 말을 듣고 국민의 뜻이 어디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한다>며 미사를 시작했습니다.

강론을 맡은 박창신 원로신부는 <정당성을 잃은 권력은 봉사하지 않고, 정당치 않은 부유함과 잘못된 재물은 서민을 공격한다. 재임시 국가기관에서 대선에 개입하도록 해 준 이명박 전 대통령은 구속 수사해야 하며, 그것을 이용한 박 대통령은 퇴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 시국미사를 종북으로 몰아가는 청와대와 보수 언론'

시국미사 중에서 박창신 원로신부가 강론말미에 '천안함,연평도 포격' 관련 발언을 했습니다. 박 신부의 발언에 대해 청와대는 '이들의 조국이 어디냐'며 비난했습니다. 또한, 자칭 보수, 어버이연합 등은 '종북구현 사제단'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했습니다. 

11월 22일 금요일 오후에 미사가 열렸지만, 한주의 아침을 시작하는 11월 25일 월요일 오전, 보수 언론들은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 시국미사를 비난하기에 지면을 할애하기 바빴습니다. 


조선일보는 김계춘이라는 신부를 등장시켜 "레닌은 신부 한 명을 포섭하는 것이 1개 사단 병력을 늘리는 것보다 낫다"는 말을 보도했습니다. 이 기사를 보면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의 시국미사가 마치 공산주의자들이 신부를 포섭하여 나온 결과물인양 왜곡되게 만듭니다.

중앙일보는 염수정 서울대교구장을 등장시켜, "사제 정치개입 금지"라는 용어를 사용했습니다.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가 가톨릭 교리를 위반했으며, 이들이 천주교의 조직을 무너뜨리고 있는 식으로 내부의 갈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동아일보는 자칭보수 대학생 단체의 규탄시위를 보여주면서, 대학생조차 시국미사를 반대하고 있는 식으로 알려주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사퇴 시국미사는 정당성이 훼손되고 있는 박근혜 정권에게 치명타를 안겨줄 수 있는 구멍입니다.

만약 이 구멍을 막지 못한다면 이제 '박근혜 대통령 사퇴,하야'는 당연한 구호와 요구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박근혜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서는 '종북몰이'라는 만능열쇠밖에는 없습니다. 


' 독재와 불의에 대한 항거는 정치 개입이 아닌 인간에 대한 사랑' 

대한민국에서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은 정치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이들이 어떤 정치적 파워를 가진 것은 아닙니다. 이들이 나서는 순간, 많은 사람들이 ' 아! 지금 우리 나라, 사회, 정치가 분명 문제가 있구나'라는 깨달음을 주는 역할을 했기 때문입니다.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은 1974년 천주교 원주교구장이던 지학순 주교가 '유신헌법 무효'를 주장하면서 만들어졌습니다. 당시 지학순 주교는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구속됐습니다. 

<유신헌법 반대>,<긴급조치 무효>,<민주헌정 회복>,<언론자유 확보>,<인권회복> 등을 주장했던 정의구현사제단은 정권에 주는 최후의 외침과도 같았습니다. 


지금 자칭 보수단체와 청와대는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을 '종북구현사제단'이라며 비난을 퍼붓고 있습니다. 그러나 당시 간첩으로 몰려 구속됐던 지학순 주교를 김수환 추기경이 어떻게 평가했는지 살펴보면, 우리는 진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분의 삶을 지배하였던 것은 무엇이었던가’ 하고 묻는다면 그것은 하느님께 대한 믿음과 인간에 대한 사랑, 나라와 겨레에 대한 애국 애족심이었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

지 주교님이 유신 독재에 항거하여 일어선 동기는 남달리 강하게 지니셨던 인간에 대한 사랑 때문이었습니다. 이분은 고통받는 이가 누구이든지, 신자 비신자 관계없이 이를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으며 그들을 위하여 무언가를 해주지 않고서는 마음이 편치 못한 성품이었습니다.

그러므로 특히 가난과 고통이 본인의 탓이라기보다 억압 정치와 구조 악에서 오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이에 대한 지 주교님의 의분은 불과 같았고 정의를 위해 개혁을 위해 결연히 일어설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학순 주교 장례미사 강론, 1993.3.16)


결국,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의 '시국미사'는 정치에 개입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인간에 대한 사랑과 인간을 지키고자 하는 성직자로서의 마지막 양심의 표현이었습니다.

' 사랑의 교회, 새 성전으로 옮기자마자 교통대란'

개신교 중의 가장 영향력이 큰 교회 중의 하나인 '사랑의 교회'가 11월 24일, 새 건물에서 공식적인 주일 예배를 시작했습니다.

사랑의 교회 새 성전은 지하철 서초역 앞 땅(2051평)에 지하8층~지상 14층, 지하 8층~ 지상 8층짜리 건물 2동 연면적 72,000평방 미터의 초호화 대형 건물입니다.



가뜩이나 복잡한 강남구 서초역 앞에 사랑의교회가 들어서자, 이 일대 교통은 마비가 됐습니다. 아침 8시부터 시작된 예배에 참석하는 사랑의 교회 교인들은 무려 4만 명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평소 일요일에는 2분밖에 걸리지 않던 서울고~서초역까지가 10분이 넘게 소요됐습니다.

온라인에서는 사랑의교회가 이렇게 교통대란을 유발한다면 '교통유발 분담금'을 내야 하는 거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행법에서는 종교시설은 교통유발 분담금 예외 대상입니다.


아이엠피터는 사랑의 교회 새 건물 첫 예배를 보면서 씁쓸했습니다. 아이엠피터는 사랑의 교회가 새 건물을 건축하면서 '주일 성수'를 지키지 않았다는 글을 작성한 적이 있었고, 이 글은 사랑의 교회가 첫 입당 예배를 하기 2주 전에 사랑의교회 측에 의해 임시조치(블라인드처리)됐기 때문입니다.

[시사] - 사랑의 교회,주일성수까지 어기며 건축하다니.

블라인드 처리된 글의 요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요새 어느 직장을 가더라도 일요일 휴무는 당연한 권리이자, 기본적인 사안입니다. 그런데도 교회가 일요일에도 공사를 강행하도록 방관하거나 묵인했다는 사실은 문제가 있다는 내용의 글이었습니다.

일단 복원신청을 해놨지만, '사실을 말해도, 명예훼손이 된다면 어쩔 수 없다'는 이상한 논리 때문에 아마 나중에는 삭제까지도 될 것입니다.


현재 사랑의 교회는 오정현 담임목사의 배임횡령,논문표절,허위학력 등의 각종 의혹으로 많은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문제는 교회가 이런 내부적인 문제를 절대로 인정하고 회개하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성경 속에 다윗이라는 인물이 있습니다. 그는 왕이라는 지위를 이용해서 부하를 죽이고 그의 아내를 강제로 취했습니다. 정말 나쁘고 비열한 인간이었습니다. 그런데도 교인들은 그를 비난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다윗은 하나님이 선지자를 통해 그의 죄를 지적했을 때 눈물로써 회개했기 때문입니다.

죄를 저지르고 회개하면 그뿐이냐 등의 여러가지 의견도 있겠지만, 본질은 '회개'입니다. 한국교회는 자신들의 죄를 지적하는 행위에 대해 '회개'가 아닌 '명예훼손' 등의 이유를 들어 오히려 입을 틀어막고 있습니다.


예수는 성전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을 쫓아냈습니다. 그것은 성전이 거룩한 곳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성경에서는 예배를 드리기 전에 형제와 다툼이 있다면 회개하고 와서 예배를 드리라고 합니다. 예배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말입니다.

앞으로 사랑의교회가 예배를 드리는 주일날만 되면 꽉 막힌 서초역을 지나가는 사람들은 모두 한마디씩 할 것입니다. 사랑의 교회는 건물을 통해 전도가 아니라 오히려 기독교를 싫어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아직도 시골 교회에 가면 물이 새는 초라한 예배당에서 몇 명의 성도들이 화려한 조명과 스크린 없이 예배를 드립니다. 그러나 예수는 그들 또한 사랑할 것입니다. 예수가 사랑하는 것은 교회 건물이 아니라 '인간'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