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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아시아나항공 사고관련, 외교부 트윗 달랑 1건



아시아나 항공기 (OZ214)가 샌프란시스코 공항 착륙 도중 충돌하여 중국인 여학생 2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의 부상자가 발생하는 불행한 사고가 지난 7월 7일 일요일에 발생했습니다.

아시아나 항공기 사고에 관한 기사가 수천 건에 이르고 있습니다. 사고 원인과 사고기에 탑승한 승무원의 미담, SNS를 통한 사고 소식의 전파 등 다양한 기사가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정작 관련 기관들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기사는 찾아보기 드물었습니다. 

오늘은 아시아나 항공기 사고에 관한 정부와 관련 기관들의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살펴봄으로 지금 대한민국 정부와 관련 기관이 무엇을 해야할 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SNS로 뜬 사고 소식, 아시아나는 어떻게 대처했나?'

이번 아시아나 항공기 사고에서 SNS는 순기능을 톡톡히 발휘했습니다. 사고 소식을 접한 언론이 사고 현장에 갔었지만, 대부분 현장 접근이 통제된 상황이라 소식을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사고기에 탑승했던 승객과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있던 목격자들은 SNS를 통해 사고 소식을 재빠르게 전했습니다.




특히 현장 사진과 영상을 확보하지 못했던 방송은 목격자들이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을 인용하여 보도했고, 사고 소식을 더 알기 원하는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해소시켜 주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SNS는 기존 언론이 해내지 못한 일을 했고, 이를 통해 SNS가 급박한 현장의 대안 언론이 되고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이 말은 SNS가 사고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사고 탑승객 가족들의 애타는 마음을 충족시킬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우리는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사고 항공기 회사였던 아시아나는 SNS의 기능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한 상황이었습니다.

▲아시아나 한글 트위터 계정



아시아나항공은 사고 당일부터 7월 10일 수요일 오전 6시까지 총 8건의 트윗을 발행했습니다. 그중에 3건이 기자회견문 링크였고, 2개는 아시아나항공 영문 트위터 RT, 2개는 사고 관련 안내, 1개는 사고소식 공지였습니다.

사고 항공사가 가족은 물론이고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주목된 사건에 대한 안내가 이토록 미비하다는 점은 SNS의 기능에 대한 무지는 물론이고, 사고 수습을 알리는 과정이 대단히 소극적이었다는 증거입니다.

사고기 탑승객의 병원 치료 모습이나 상태 등을 전달하거나, 다친 가족을 만나러 가기 위해 인천공항에 대기 중인 가족들에 대한 공식적인 해명이나 상황을 전달했다면 더 나았을 것입니다.

▲아시아나항공 홈페이지에 올라온 사고 관련 자료는 보도자료와 기자회견문 4건이 전부이다.출처:아시아나항공 홈페이지


아시아나항공은 SNS로 전 세계가 다 알고 있는 충격적인 사고를 온라인 세상에서 단순히 기자회견문이나 올리는 행태를 보였습니다. 이는 서비스는 물론이고 사후조치를 알리는 일을 대하는 태도가 얼마나 허술하고 안일했음을 알려줍니다.

탑승객 가족이나 아시아나를 이용하는 고객과 시민의 입장에서는 도대체 현재의 상황이 어떤지 알려주는 사진 한 장이 더 필요한 시점에서 엉뚱하게 윤영두 사장 사진만 그것도 중국어 홈페이지에 올려놨을 뿐입니다.

형식적으로 아시아나가 노력하고 있다는 모습만 보여주는 아시아나항공의 이런 모습은 사고 원인을 떠나 당장 개선되어야 합니다.

' 사고 관련 내용을 발 빠르게 알려줬던 NTSB와 국토부'

아시아나항공의 안일한 대처와 다르게 SNS를 적극 활용한 기관도 있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공항 트위터 계정(@SFO)과 NTSB(미국연방교통안전위원회) 트위터 계정(@NTSB)은 발 빠르게 아시아나항공 사고 관련 소식을 전했습니다.

▲미국연방교통안전위원회 트위터


NTSB는 사고가 났던 7월7일부터 무려 61개의 트윗을 발행하면서 아시아나 관련 소식을 전했습니다. 특히 NTSB 트위터는 #Asiana 214라는 해시태그 (관련 소식을 검색하기 용이한  방법)를 이용해 아시아나항공 사고에 관한 다양한 정보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트위터상에서 실시간으로 질문이 들어오면 관련 답변도 해주는 등의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아시아나항공기 블랙박스가 NTSB 워싱턴 실험실에 도착했다는 트윗. 출처:NTSB


NTSB는 실험실에 도착한 블랙박스와 조사관의 사진을 트위터에 직접 올려,사고원인을 밝혀줄 블랙박스 조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상세히 알려주기도 했습니다.

사고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발행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나 NTSB가 이렇게 상세하게 사고 관련 소식을 알려준다면, 사람들은 그들의 조사에 신뢰를 보낼 것이며, 이는 미국측 조사관의 말이 진실로 굳어지기도 합니다. (그들의 사고 조사를 신뢰하지 않는다기보다, 여러 가지 변수에 대한 우리 측 의견이 무시될 수도 있는 가능성에 대한 우려 때문)

그러나, 다행히도 대한민국 국토교통부도 이에 못지않게 아주 제대로 일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국토교통부 트위터 계정


국토교통부는 아시아나항공 사고 관련 트윗을 7월 7일 이후 41개 올렸습니다. 미국 NTSB보다는 적지만, 정부기관 트위터가 이 정도로 사고 소식을 알려주는 일은 칭찬받을 일이라고 봅니다.

특히 국토교통부는 미국 언론과 NTSB등이 은근슬쩍 조종사 과실로 밀고 나가는 모습에 아직은 '기장의 과실로 단정하기는 이름'이라고 말함으로 정확한 사고 원인이 나와야 알 수 있다는 노련함도 보여줬습니다.

사고의 진실을 밝히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사고의 진실이 규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과 언론에 밀려 일방적인 한국 조종사의 과실로 굳어지면, 외교,경제,항공 안전, 법적 문제에서 밀릴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국토교통부의 대응은 신속하면서 효과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 외교부 아시아나항공 사고 관련 트윗 달랑 1건'

국토교통부에 비해 해외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한 외교부의 SNS 대응은 처참하다 못해 분노가 일어날 지경이었습니다.

우선 외교부와 다른 관련기관의 아시아나항공 사고 트윗수를 비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아시아나항공 착륙중 사고 관련, 아시아나 국내 트위터 계정과 영문 계정은 8개, 국토교통부 41개, 샌프란시스코 공항 46개,NTSB 61개의 트윗을 올렸습니다. 그러나 외교통상부는 달랑 1개의 트윗만 올렸습니다.

트윗수만 봐도 아시아나와 외교통상부의 문제가 무엇인지, 왜 아이엠피터가 저들의 문제를 비판하는지 쉽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외교부 공식트위터 계정이 올린 아시아나 항공기 사고 트윗 1건 내용. 출처:외교부 트위터


외교통상부가 올린 트윗도 단순히 보도자료만 올린 글로 일방적인 정부 발언 형태였습니다. '소통'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행태였습니다.

혹자는 아니 트위터가 뭐 그리 대단하다고 이렇게 외교부를 비판하느냐고 반문할 수 있습니다. 이유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사고가 나자, 가족들이 제일 먼저 달려간 곳이 공항입니다. 어떻게 하든 다친 가족을 만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미국에 갈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전자여권'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현재 미국은 전자여권이 없으면 입국할 수 없는 시스템입니다. 미국 비자면제프로그램을 이용하려면 전자여권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아시아나항공 사고 가족을 만나기 위해 금재국씨가 출국수속을 하는 모습.ⓒ News1


사고가 난 아시아나항공 OZ214편에는 총 291명의 승객과 16명의 승무원이 탑승했습니다. 이중 한국인 승객은 77명이었고, 이들의 가족은 인천공항 탑승자 정보센터와 아시아나항공 출국 데스크에 미국에 갈 수 있는 방법을 계속 문의했습니다.

"전자여권이 없는 분들은 원칙적으로는 당장 미국 보내드리기가 힘든데 국토부와 외교부 통해서 임시로 무비자 입국 하실 수 있도록 해보는 중입니다."

아시아나항공도 전자여권이 없는 가족은 빨리 미국으로 보내주고 싶어도 보내줄 수가 없었습니다. 전자여권은 물론이고 체계적인 시스템이 전혀 가동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사고 소식을 접한 가족들은 오전부터 나왔지만, 오후 1시30분에 출발하는 비행기에는 정부 사고조사반,아시아나 직원 20명 ,취재진 37명만 탑승했고, 가족은 아무도 탑승하지 못했습니다.
 
<참고로 현재 언론에 나온 사고 관련 사진은 대부분 NTSB 트위터에 나온 사진을 인용한 것으로 굳이 미국까지 가족보다 먼저 갈 필요성이 있었는지 의문조차 듭니다.>


이렇게 사고가 났을 경우 누가 나서야 합니까? 바로 외교부입니다. 외교부가 SNS와 언론을 통해 전자여권이 없는 가족을 위해 빠른 시일 내에 전자여권을 발급하겠다고 알려주고 실행에 옮겼어야 합니다.

▲주샌프란시스코총영사관 공지사항. 출처:외교부 홈페이지


다행히 주샌프란시스코총영사관은 사고기 탑승객 중에 여권을 분실한 승객들의 귀국을 위한 긴급여권 발급을 24시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정부기관은 외교부,국토부가 해야 할 일이 서로 다르며, 국민이 어떤 사고나 재난을 당하면 기관이 할 수 있는 선에서 전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국민이 세금을 내고 국민의 의무를 다하는 만큼 정부도 그에 못지않게 국민을 지키려고 노력해야 하고, 그것이 정부 존재의 이유입니다.

이번 아시아나항공 사고와 관련한 정부기관별 대처의 문제점을 점검하고 개선하지 않으면 혹시라도 발생할 사고에서도 이처럼 부족하고 미비한 점이 다시 나올 수 있습니다.

<언론에 정부 대처에 대한 문제점을 파악하고 그에 대한 진단과 개선책을 요구하는 기사가 최소 몇 개 정도는 나와야 하지 않을까요? >



이번 아시아나항공기 사고로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난 왕린자(王琳佳)와 예멍위안(叶梦圆) 두 여학생의 명복을 빌며, 다친 탑승객들 모두 후유증 없이 완쾌되길 간절히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