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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NLL은 즉시 기자회견,국정원 불법은 보도금지



국정원 부정 선거에 대한 새누리당의 역공이 시작됐습니다. 새누리당 서상기 국회정보위원장은 6월 20일 기자회견을 갖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관련 발언에 대한 기록물을 열람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의 기자회견이 있자마자, 조선일보는 1면에 < 김절일의 NLL법 포기 제안,'노 전 대통령 '예, 좋습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새누리당이 갑자기 뜬금없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관련 발언을 다시 들고 나왔는지는 짐작하듯이 국정원 부정 선거 사건에 대한 물타기 의도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은 이들의 주장과 언론, 그리고 그 과정에서 보여주는 비논리적인 모습들입니다.

도대체 새누리당의 'NLL 카드'가 지닌 숨겨진 진실과 왜곡이 무엇인지 찾아봤습니다.

'처음부터 작정하고 시작한 NLL 카드'

국정원이 공개한 NLL 발언록의 사실 여부를 떠나 이것은 법을 위반한 행위입니다. 대통령 기록물은 국회의원 3분의 2이상의 찬성이 있어야만 열람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의 정상외교 기록물을 15년간 봉인하는 이유는 그 기록물을 왜곡하여 정치적인 공작과 공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많고, 그 기간에 벌어질 외교문제 때문입니다.


1971년 핑퐁외교와 1972년 닉슨과 등소평의 정상회담 자료는 41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조금씩 공개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단지 6년만에 정상회담 대화록이 법과 절차를 무시하고 공개되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은 이것은 단순한 공공기록물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만약 그렇다면 노무현,이명박,박근혜 대통령의 정상회담 내용도 모두 공공기록물로 지정돼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 사태에서 알 수 있듯이 이렇게 마구잡이로 공개된다면 절대로 정상회담 내용을 기록으로 남기지 않을 것입니다. 이미 MB는 기록물을 대부분 남기지 않았습니다.

<새누리당은 대통령기록물 공개를 통해 정치 공세를 펼칠 순 있겠지만, 앞으로 우리 후손들에게 대통령기록물을 남기지 않는 '분서갱유'와 같은 역사의 범죄자로 기록될 것이다>


▲한기범 국정원 1차장이 엘리베이터도 타지 않고 계단으로 도망치는 사진을 공개한 민주당 정청래 의원과 서상기 새누리당 정보위원장이 민주당 측에 열람 계획을 알렸다고 주장한 휴대통화 내역. 출처:중앙일보


새누리당은 전직 대통령의 기록물을 열람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거쳐야 할 여,야 합의와 국회의원 3분의 2 찬성 절차를 무시했습니다. 그리고 아주 치밀하게 'NLL' 카드를 사용했습니다.

▶ 오후 2시경:한기범 국정원 1차장 대화록 갖고 출발
▶ 오후 3시경: 새누리당 서상기 보좌관,정청래 보좌관에게 열람계획 통보 전화
▶ 오후 3시경: 정청래 의원 국정원에 여야 합의 내용 없다고 국정원에 전화, 국정원 측 한기범 1차장 떠났다고 답변
▶ 오후 4시5분: 새누리당 서상기 정보위원장과 새누리당 위원 열람
▶ 오후 4시43분: 새누리당 서상기 정보위원장 국회 정론관에서 'NLL' 관련 기자회견

새누리당은 6월 20일 이미 'NLL 카드'를 사용하기 위해 국정원 한기범 1차장에게 대화록을 갖고 오라고 지시했습니다. 한 차장이 대화록을 갖고 오기 불과 한 시간 전에 민주당 국회의원 보좌관에 전화해서 열람계획을 알립니다. 정국을 뒤흔들 중요한 사건을 겨우 한 시간 전에 알린 것입니다.

정청래 의원이 국정원에 여야가 합의되지 않았는데, 왜 공개하느냐고 하자, 국정원은 여야가 합의했다는 말만 되풀이했고, 이미 한 차장이 대화록을 갖고 떠났다고 밝혔습니다.

▲새누리당 의원들의 NLL 관련 기자회견, 출처:국회


새누리당은 국정원 한 차장이 가져온 대화록을 약 40여분 열람한 뒤 곧바로 4시 43분에 국회 정론관에서 'NLL'관련 기자회견을 합니다.

대통령 기록물 자체가 아예 열람이 불가능하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그 기록물을 열람할 때 '비밀유지 서명'을 해놓고 그 기록을 공개한다면 공공기록물관리법으로 처벌할 수 있음에도 절차와 법을 위반했다는 점입니다.

새누리당 서상기 정보위원장과 새누리당 의원들은 중대한 정치공세가 될 수 있는 'NLL' 기록물을 보자마자 즉시 기자회견을 했고, 이는 처음부터 작정하고 'NLL'카드를 통해 지금의 정국을 만회하겠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보입니다.

' 국정원 사건은 막고, NLL은 과대 포장 선전하는 언론들'

새누리당은 NLL 기록물을 열람하자마자 기자회견을 열었고, 모든 언론은 NLL 기록물 열람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NLL 사건 보도 이면에 우리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사건이 하나 나옵니다.

▲6월 20일 오전 5시에 YTN 단독으로 보도된'국정원 SNS' 뉴스.출처:YTN


YTN은 오전 5시 '단독보도'로 <국정원 SNS, 박원순 비하글 등 2만건 포착>이라는 제목의 뉴스를 보도합니다. 지난해 국정원과 관계있는 트위터 계정을 YTN이 복구 2만여건의 글을 찾아냈고, 이 가운데 박원순 시장 등을 비방하는 국정원 정치개입 정황을 밝혀낸 것입니다.

YTN이라는 언론사가 자체적으로 국정원 정치개입을 밝혀낸 이 단독보도는 국정원 사건의 핵심이 될 수도 있는 사안이었지만, 어찌된 일인지 오전 10시부터 더이상 방송되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YTN 편집국장의 지시 때문이었습니다.

정치개입 관련 글이 올라오면 트위터 계정 40여개가 불과 몇 분 사이에 150여개 이상 RT되는 일은 조직적이지 않으면 불가능합니다. 이런 조직적인 국정원의 SNS 개입은 향후 국정원 사건에 아주 중요한 증거 자료가 될 수 있는데, 아예 이것을 보도하지 않도록 지시한 것입니다.

▲네이버 뉴스 홈페이지 정치 관련 기사 목록, 출처:네이버


평소에는 그렇게 남의 언론사 기사를 잘 인용하던 언론사들이 YTN의 <국정원 SNS, 박원순 비하글 등 2만 건 포착>이라는 기사는 절대 인용하지 않았습니다. 국정원 관련 기사에도 NLL 사건이 중심이 되었지, 국정원 SNS 불법 정치 공작에 관한 기사는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이처럼 국정원 사건의 핵심 증거는 사라지고, 오로지 NLL만 남았다는 사실은 지금 언론이 노리는 것은 국민의 관심을 국정원에서 NLL로 바꾸는 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 제2의 촛불집회를 막아야만 사는 자들'

아이엠피터는 국정원 부정 선거 사건의 진실을 이번 기회에 파헤치지 못한다면 또다시 국정원이 정치에 개입하여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무너뜨린다고 계속 경고했습니다. 그런데 그 경고가 불과 몇 년이 아니라 며칠 만에 사실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여야가 합의하지도 않은 NLL 기록물을 국정원 1차장이 들고 온 배경에는 남재준 국정원장의 허가가 있었습니다. 남재준 국정원장은 2007년 한나라당 당내 경선 때 박근혜 후보의 국방안보 분야 특보였으며, 지난해 새누리당 대선 캠프에서 국방안보 분야 특보로도 활동했던 인물입니다.

남재준 국정원장이 NLL 기록물을 공개한 이유는 박근혜 대통령의 재가 내지는 그녀의 현 상황을 알고 충성을 발휘한 맥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남재준 국정원장이 원칙주의자라면 분명 여,야가 합의한 상황에서 국회의 동의를 얻어 공개했어야 마땅하지만, 그는 대통령 기록물을 직원을 시켜 새누리당 의원에게 보여준 것입니다.

남재준 국정원장이 NLL기록물을 공개한 가장 큰 이유는 원세훈 국정원장이 촛불집회 때문에 곤욕을 치른 이명박 대통령을 위해 정치 개입을 시작한 맥락과 유사합니다.


지금 대학가에는 국정원 부정 선거에 대한 '시국선언'이 줄을 잇고 있으며, 이번 주말 국정원 부정 선거에 대한 촛불집회가 서울 청계천 광장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MB정권 집권 초기, 촛불집회로 정권이 흔들린 것처럼 지금 국정원 부정 선거가 박근혜 대통령을 위협하자, 남재준 국정원장은 이번 주말이 되기 전에 새누리당과 공조하여 'NLL 카드'를 꺼내 든 것입니다.

국정원의 부정 선거와 불법 정치 공작 수사에 청와대가 개입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 문재인 의원의 박근혜 책임론 기사 제목 변경에 대한 조선비즈 기사. 출처:조선비즈


지난 16일 문재인 의원은 북한 둘레길을 산행했고, 이날 따라간 취재 기자만 60여명이었습니다. 대부분 국회 출입기자인데, 청와대 정무수석실은 청와대 출입기자와 언론사에 전화와 항의를 통해 '박근혜 책임져야'를 '박근혜에게 책임 못 물어'로 바꾸도록 했습니다.

박근혜의 심복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국정원 사건에 청와대가 손끝하나 대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지만, 정무수석도 없는 청와대 정무수석실에서 대놓고 국정원 사건에 대한 언론 통제를 시작한 것입니다.


청와대,법무부,국정원,새누리당이 모두 힘을 합쳐 하고 있는 일은 '국정원 부정 선거'에 대한 국민의 진실 찾기 노력을 저지하는 일입니다. 이들은 제2의 촛불집회가 가져올 엄청난 파장과 그 공포를 알기에 절차와 법을 무시하고 그것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진실이 국민에게 알려지지 않도록 막아내려고 합니다.
국민은 그 진실이 왜곡되고 파묻히는 것이 두렵습니다.

두려움을 이겨내면 감격을 느낀다고 했습니다. 비록 힘들고 긴 싸움이 될 것이지만, 우리의 가슴 속에 숨겨져 있던 활화산 같은 뜨거운 진실에 대한 열정이 두려움을 이겨내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켜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