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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오늘은 대선 공소시효 만료일, '시민이여 일어나라'



2013년 6월 19일 오늘 자정이 지나면 18대 대선 공직선거법위반죄의 공소시효가 만료됩니다. 그런데 현재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 이외에는 기소된 사람이 없습니다.


원칙적으로 공범 중 1인이 기소되면 기소되지 않은 다른 공범들에 대한 공소시효는 정지됩니다. 그러나 문제는 기소유예의 경우는 검찰청법 항고이외에는 다른 불복수단이 없으며, 이는 검찰 내에 한정되기 때문에 민주당은 서울고등법원에 재정신청을 하기로 했습니다.

18대 대선 공소시효가 만료되는 오늘, 대선 공범들에 대한 기소유예 처분이 왜 부당한 것인지, 앞으로 국민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단순 댓글?. 이것이 대선 정치 공작의 실체'

국정원이 개입한 대선 정치 공작을 단순히 댓글 수를 놓고 보는 경향이 많습니다. 그러나 댓글 수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들이 얼마나 치밀하게 정치 공작을 했는지 여부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여성 인권과 감금을 주장했던 국정원 여직원 김모씨가 증거인멸을 했던 노트북을 검찰수사팀은 인케이스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복구했습니다. 여기에는 충격적인 내용들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국정원 여직원이 삭제했던 노트북 안에는 오늘의 유머는 물론이고, 뽐뿌,보배드림,SLR클럽의 ID와 넥넥임이 있었고, 외부 계정용 야후메일이 다량으로 발견됐습니다.

복원된 문서파일에는 오늘의 유머 사이트에 대한 운영방법이 치밀하게 나와 있었는데, 여기에는 찬반 기준, 클린유저 관리,베오베 (베스트오브베스트) 만들기, 밀어내기 방법, 베스트, 추천하는 방법들이 세세하게 적혀 있었습니다.

당시 복원된 아이디로 게시된 글 들중에는 ‘저는 이번에 박근혜를 찍습니다’,'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 등의 박근혜 새누리당 찬양글이나 노골적인 지지글이 다수 있었습니다.

이와 반대로 012. 11. 19. 기자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민주당 후보가 ‘조건 없이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겠다’라고 밝힌 직후인 11. 20. ‘오늘의 유머’ 사이트에 ‘목내놓고 금강산 가기는 싫다’는 제목으로 문재인 후보를 비방하는 글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새누리당은 계속해서 국정원 직원들의 글이 신변잡기에 불과하고 대선개입 관련 글은 별로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글의 수가 적다고 해도 하나라도 대선 정치 글이 있다면 그것은 법을 위반한 것입니다. 새누리당 주장대로라면 가게에 수백 번을 갔지만 훔친 것은 서너 번에 불과하므로 문제가 없다는 식입니다. 말이 안 되는 논리입니다.

또한, 온라인에 글을 올리는 일을 대한민국 국정원장이 지시하고, 그것을 심리전단 사이버 4개팀 70여명이 매일 클릭하고 올리고 다시 보고하고 세부 사항을 보강 지시했다는 사실만 봐도 그런 글들이 신변잡기에 불과하다고 보기에는 억지입니다.

○ 오늘의 유머’ 17,116건,
○ 보배드림’ 1,348건,
○ 뽐뿌’ 1,076건
○ 종북좌파 관련 게시글 추천,반대는 전체의 2.7%에 불과


종북,좌파를 감시하기 위해 수만 번이나 오늘의 유머 사이트에 들어가고 관련 게시글의 추천,반대는 겨우 2.7%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이들이 주로 선거 관련 게시글에 대한 추천,반대를 한 것으로 종북 대처 활동 운운하는 것 자체가 궁색한 변명입니다.

간단히 요약만 했어도 이 엄청난 사실을 단순 댓글 작업이라고 우기는 일은 아예 국정원 사건의 진실을 감추겠다는 의도 이외에는 없습니다.

' 국정원 대선 개입 공범들, 왜 지금은 처벌하지 못하나?'

이번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수사를 보면서 의문이 드는 점이 한두 개가 아니지만, 그중에 가장 아이엠피터를 당혹하게 하는 것은 검찰이 공소장에 밝힌 내용과 기소한 인물의 차이입니다.

공소장을 보면 구체적인 범행 지시와 공범들의 범행 여부가 있었지만, 검찰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 이외에는 기소를 하지 않았습니다.


검찰의 공소장을 보면 '원세훈은 특정 정당과 정치인에 대한 낙선 목적의 선거운동을 함으로써 그 지위를 이용하여 선거개입 범죄 행위를 실행하였다'고 나와 있습니다.


여기에 '국정원 심리전단장,사이버 팀 팀장, 직원들과 공모하여 낙선 목적 선거운동'을 하였다고 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명백히 선거법 위반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검찰은 원세훈 이외에 다른 공범들을 기소하지 않았을까요?

이것은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윤석렬 팀장)이 진실을 파헤쳤지만, 법무부와 검찰 수뇌부의 압력에 다른 공범의 기소는 막힌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는 이번 국정원 부정 선거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낙선 목적 선거운동을 했기 때문에)과 유사한 사건을 1997년 대선 당시 안기부의 '북풍'사건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1997년 북풍을 다룬 한겨레 기사. 출처:한겨레


1997년 대선 당시 안기부(국정원)은 울산에서 검거됐던 부부간첩을 이용 북한의 무장병력을 서해안으로 상륙시키는 내용과 월북한 오익제가 김대중 국민회의 후보에게 보낸 편지를 공개했습니다.

선거를 앞두고 김대중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한 '색깔론' 공격은
전형적인 정보기관의 '북풍'공작이었고, 이와 관련한 안기부 직원들은 대부분 구속,기소됐습니다.


검찰은 권영해 부장은 물론이고 박일룡 1차장,임광수 101실장, 임경묵 102실장,고성진 103실장을 구속 기소했고, 이들은 1심에서 징역 6월~4년, 자격정지 1~2년에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이강수 안기부장 비서실장은 불구속 기소)

당시 법원은 안기부 직원이 '상명하복'이라는 지금 국정원 부정선거와 동일한 항변에 대해 이처럼 판결을 내렸습니다.

대법원 1999. 4. 23. 선고 99도636 판결
【국가안전기획부법위반·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위반·통신비밀보호법위반·출판물에의한명예훼손·명예훼손】

“공무원이 그 직무를 수행함에 즈음하여 상관은 하관에 대하여 범죄행위 등 위법한 행위를 하도록 명령할 직권이 없는 것이며, 또한 하관은 소속상관의 적법한 명령에 복종할 의무는 있으나 그 명령이 이 사건에서와 같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특정후보에 대하여 반대하는 여론을 조성할 목적으로 확인되지도 않은 허위의 사실을 담은 책자를 발간·배포하거나 기사를 게재하도록 하라는 것과 같이 명백히 위법 내지 불법한 명령인 때에는 이는 벌써 직무상의 지시명령이라 할 수 없으므로 이에 따라야 할 의무가 없고(대법원 1988. 2. 23. 선고 87도2358 판결 등 참조),

설령 안기부가 그 주장과 같이 엄격한 상명하복의 관계에 있는 조직이라고 하더라도 안기부 직원의 정치관여가 법률로 엄격히 금지되어 있고, 피고인도 상피고인 피고인 1의 의도를 잘 알고 있었으며, 여기에 피고인의 경력이나 지위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범행이 강요된 행위로서 적법행위에 대한 기대가능성이 없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같은 취지로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기대가능성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대법원은 상명하복에 있는 국정원 직원이라도 불법임을 알고 있으며 대선과 같은 중요한 사건에 위법을 저지른 행위는 처벌받아 마땅하다고 판결을 내렸습니다. 

판례를 통해 유사한 사건을 판결하는 우리나라 법의 실정상, 국정원 직원들을 기소하지 못하게 한 배후세력은 공범을 기소하지 못해 더 이상의 진실을 감추고 있는 것입니다. 

' 이제는 시민이여 일어서라' 

1997년 안기부 '북풍'이 왜 밝혀졌는지 아십니까? 1998년 국민의 정부가 출범하면서 서울지검 공안부가 수사기획단을 만들고 안기부의 북풍공작사건을 집중조사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국민의 정부 이후에도 여러 차례 대한민국 정보기관이 정치에 개입하지 않게 하려고 노력해왔음을 압니다. 그러나 이들 기관은 여전히 정치와 선거에 개입해 왔습니다. 

여야,진보와 보수를 떠나 이것은 그 누가 됐든 더는 좌시하면 안 되는 일입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국민의 뜻이 아닌 정보기관의 정치 공작에 언제까지 놀아날 것입니까? 


1998년 권영해 당시 안기부장은 검찰에서 조사를 받던 중 문구용 칼로 자신의 배를 그었습니다. 자해소동 당시 권영해 안기부장은 "선거에서 진 패장이니 할 말이 없다"고 했습니다. 

대한민국 정보기관이 선거 운동을 하는 기관으로 전락하고, 그것에 따라 출세와 성공이 보장되는 일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앞으로도 우리는 정보기관의 선거 개입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민주당이 국정원 부정선거를 파헤치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노력은 어쩌면 정치권의 공방으로 국민에게 비칠 것입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떠나 우리는 진실을 많은 사람에게 알려야 합니다. 그 진실은 바로 18대 대선에서 국정원과 경찰이 부정선거를 저질렀다는 사실입니다. 

▲민주주의 사수를 외쳤던 이 땅의 젊은이들.


당락의 여부를 떠나 대한민국 정보기관과 경찰이 부정 선거를 저질렀다는 진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 진실을 제대로 알기 위해 일어서야 합니다. 

우리가 18대 대선이 부정 선거였다는 사실을 더 많은 국민에게 알리고, 그 주범과 공범들을 처벌하는 일은 과거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발전시킨 학생과 일반시민처럼 2013년 우리에게 주어진 민주주의를 사수하는 국민 본연의 임무입니다.



오늘 자정이면 18대 대선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죄의 공소시효가 끝이 납니다. 그런데 아직 주범과 공범 그 누구도 제대로 처벌받지 않고 있습니다. 부정선거를 저지르고도 처벌받지 않고 성공과 출세가 보장된다면 대한민국은 불의한 세상이 될 것입니다.

2012년 12월 19일 여러분은 18대 대통령 선거에 투표했습니다.
2013년 6월 19일 여러분은 18대 대선이 부정선거였음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만약, 우리 아이들이 커서도 2012년 대선에서 저질러진 부정선거를 목격하고도 아버지는 그때 무엇을 했느냐고 묻는다면 당신은 무엇이라 답하겠습니까? 


당신은 불의를 보고 눈을 감을 것입니까? 아니면 불법을 처벌하라 외치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키는 떳떳한 부모가 될 것입니까? 선택은 당신에게 달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