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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윤창중 경질, 성추행 범죄자를 도피시키기 위해?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수행하던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이 5월9일 (현지시각) 전격 경질됐습니다. 청와대 이남기 홍보수석은 LA 빌트모어 호텔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긴급 브리핑을 통해 윤창중 대변인이 경질됐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남기 청와대 홍보수석은 "윤 대변인이 방미 수행 기간중 개인적으로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됨으로써 고위공직자로서 부적절한 행동을 보이고 국가 품위 손상시켰다고 판단했다"고 경질 사유를 설명했지만, 정확한 경위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수행하는 수행단, 그것도 대변인이 경질되는 경우는 없습니다. 의전이나 업무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해도 귀국한 뒤에 해외순방에 대한 논공행상 과정에서 경질되거나 교체되는 일은 있지만, 이렇게 현지에서 곧바로 경질이 되는 일은 없습니다.

윤창중 대변인의 경질 소식과 함께 현재 미주 한인 사회에서는 윤창중 대변인의 경질이 성추행 때문이라는 제보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Missy USA에 올라온 윤창중 대변인 관련 글.


미주 한인여성 커뮤니티인 Missy USA에는 윤창중 대변인이 대사관 인턴을 성폭행했다는 주장의 글이 올라와 있습니다. 이 글에 따르면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이 박근혜 대통령의 워싱턴 방문을 수행하는 도중에 주미 한국 대사관 인턴을 성폭행했다고 합니다.

글을 올린 이는 이런 주장이 묻히지 않도록 기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는데, 이와 별도로 한국 교민이 보낸 문자 메시지도 이와 동일한 주장을 담고 있습니다.

▲한국교민이 보낸 문자 메시지


현재 미주 한인 사회에 퍼진 주장과 그동안 취재진 사이에 나돈 얘기를 근거로 사건을 재구성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윤창중 대변인이 박근혜 대통령 방미 막바지 이틀 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아 의혹이 제기됨,
▶ 윤창중 대변인 LA행 항공기에 탑승하지 않은것으로 밝혀짐
① 5월 7일: 윤창중 대변인이 워싱턴 숙소 인근 호텔 바에서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파견된 인턴 여직원과 술을 마심
② 5월 7일 오후 9시30분 :윤창중 대변인이 인턴 여직원을 상대로 욕설과 성추행 (허락없이 엉덩이를 움켜잡았다고 진술) 사건 종료 시간은 오후 10시
③ 5월 8일 새벽: 윤창중 대변인 여성인턴 호텔 방으로 서류 가져 오라고 지시
여성인턴은 윤 대변인이 알몸이라 주장, 윤창중 대변인은 샤워중이라고 주장
④5월 8일: 오전 8시 여성인턴 경찰 신고. 경찰 미국 방문 국빈 수행단인지 알고 미 국무부에 보고
5월 8일 오후 12시30분: 경찰-국무부-주미 한국대사관-경찰로 정식 신고 접수
5월 8일 오후 1시30분: 윤창중 대변인 혼자  공항에서 워싱턴발 서울행 대한항공편 비즈니스석 구입 후 한국으로 귀국
5월 9일:청와대 윤창중 대변인 경질 긴급브리핑

▶윤창중 대변인이 칼럼을 올렸던 뉴데일리에 따른 여성 인턴(가이드겸 통역/이하 가통)의 주장

- (가통)의 일처리에 화를 냈던 윤창중은 가통과 기사를 데리고 술을 마심
- 기사가 돌아간 뒤 윤창중이 자신만을 다시 윤창중의 호텔방으로 불러 술을 마시다 1차 성추행
- (가통)이 화를 내며 방을 나오자 자신을 윤창중이 다시 불러 2차 성추행 시도

뉴데일리는 경찰에 신고했는지 확실하지 않다고 밝혔지만, 워싱턴 DC 경찰국 공보국장은 윤창중 대변인에 대한 성범죄 신고는 접수됐으며 이에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윤창중 대변인이 인턴 여성과 술을 마신 점은 확인되고 있으나 과연 어떤 수준의 성추행을 했는지는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성추행과 성폭행에 대한 미국 경찰의 공식입장이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 이 부분은 성추행으로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청와대와 윤창중 대변인의 입장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청와대는 여성인턴의 주장에 대해 윤창중 대변인에게 사실 여부를 확인했지만, 여직원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고 합니다. 또한 청와대는 그저 일부 말실수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의 진노를 받아 경질됐다고 합니다.


그러나 피해 여성과 술을 마신 사실과 성추행 의혹을 받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5월 8일은(현지시각)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 의회에서 연설하는 날이었고, 대변인이 대통령 연설에 관여하지 않고 그날 귀국했다는 점이 그저 말실수 때문이라는 변명이 그리 설득력이 없어 보입니다.

만약 대한민국 대통령이 해외를 순방하는 여정에서 청와대 대변인이 파견 나온 대사관 여성 인턴을 데리고 술을 마시고 성추행까지 했다면 이것은 단순히 볼 일이 아닙니다.

 


미국 경찰이 피해 여성의 신고로 출동했지만, 윤창중 대변인을 체포하지 않은 이유는 분명 그가 미국을 방문 중인 국빈의 수행단이기 때문입니다. 아마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신원을 보증했을 것이고 아마 미국 경찰은 주미 한국 대사관에 사건 협조 요청을 할 예정이었을 것입니다.

이 부분에서 경찰이 신고를 접수한 시간이 12시 30분이고 곧바로 윤창중 대변인은 오후에 혼자 귀국했습니다.
미국에 돌아가지 않으면 조사는 물론이고 기소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범죄인 인도조약이 있지만, 대사관 협조가 없거나 미국 경찰이 한국에 와서 조사하는 시간 등이 지나면 흐지부지 넘어갈 가능성도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자신도 여성이면서 이와 같은 사건을 제대로 대처하지 않고 청와대 본대와 움직여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는 거짓말을 해놓고, 도피성 귀국을 시켰다는 점에서 그녀또한 비판을 피하기는 어렵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여론은 물론, 새누리당에서도 반대하는 윤창중을 대변인으로 임명했습니다. 그가 전문성 갖춘 인물이라 믿고 강행했다면, 그 책임 또한 함께 지는 것이 마땅합니다. 단순히 사건을 덮으려고 하면 절대 안 됩니다.

 

▲ 윤창중 수석대변인이 뉴데일리에 올린 칼럼 리스트. 출처:뉴데일리 화면캡쳐


윤창중 대변인은 국정원 여직원 댓글 사건을 놓고 '문재인 측 여성 인권유린-막장 사기쇼! 치졸!'이라는 글을 썼던 사람입니다. 과연 그가 지금 이 시점에서 여성 인권 유린을 운운할 자격이 있는지, 여성 대통령의 측근이 오히려 여성 인권을 짓밟는 범죄를 저질렀다면 어떻게 박근혜 대통령은 책임을 질 것인지 명확히 국민 앞에 보여줘야 할 것입니다.

정치인은 과거 그의 행동으로 현재와 미래를 예상할 수 있습니다. 윤창중 대변인의 과거조차 다 안고 가겠다고 외치며 그를 대변인으로 임명했던 박근혜 대통령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면서, 후진국 독재국가 수행단이나 벌일만한 일이 한국 대통령에게 일어났다는 점이 부끄럽고 창피해 죽겠습니다. 

자랑스러운 대통령까지는 안 되더라도 최소한 국민을 부끄럽게 만드는 대통령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