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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

'박근혜 콘돔'은 가능해도 '박00 성폭행'은 안된다.



지난해 8월 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실시간 검색어 1위에 '박근혜 콘돔'이 올랐습니다. 이는 '안철수 룸살롱' 사태 이후에 벌어진 현상이었습니다. 이 사건의 시작은 안철수 전 후보가 MBC 예능 프로그램 '무릎팍 도사'에 나와 '단란주점에 간 적이 없다'는 말을 '신동아 9월호'가 <'안과 룸살롱 같이 갔다'증언 잇달아>라는 기사를 내보내면서 시작됐습니다.

단순히 신동아의 기사라면 별문제가 없었겠지만, 당시 '이명박 룸살롱','정우택 룸살롱'은 성인 인증을 받아야만 하는 검색어인데 반해, '안철수 룸살롬'은 성인 인증 없이 검색되면서 네이버의 검색어 조작 의혹이 나왔습니다.

이런 검색어 조작 의혹에 대해 네이버가 '박근혜 콘돔'이라는 사례처럼 성인 키워드라 하더라도 일정량의 검색이 되는 경우 인증을 해제했다'고 해명하자 네티즌들이 '박근혜 콘돔'을 검색하게 됐고, 이는 '박근혜 콘돔'이 실시간 검색어 1위에 등극(?)하는 현상을 발생한 것입니다.


현재 네이버에는 실시간 검색어와 함께 연관 검색어라는 검색어 형태가 있습니다.

▲네이버 검색어에 '아이엠피터'를 입력하면 '아이엠피터의 놈놈놈'이라는 책 제목이 동시에 노출된다.출처:네이버 화면 캡처


포털 사이트 네이버를 이용하다 보면 우측에 '실시간급상승 검색어'라고 시간별로 사람들이 가장 많이 검색하는 단어의 순위를 보여줍니다. 이것을 통해 현재 포털 사이트 이용자가 제일 관심 있는 분야 내지는 인물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검색창이라고 부르는 네모 빈칸에 검색어를 입력하면 붉은색 단어 옆으로 다른 단어가 나오는데 이는 '자동완성' 기능으로 이용자가 입력하는 단어와 함께 검색하는 단어를 자동으로 보여주며 이를 '연관 검색어'라고 합니다.

이런 연관검색어는 특정인과 관련된 여러 가지 단어를 한꺼번에 보여줌으로써 연관된 다양한 사건을 동시에 이용자에게 알려주는 기능도 있습니다.

▲ 문재인 의원 관련 연관검색어를 보여주는 네이버. 출처:네이버 화면 캡처


네이버에서 '문재인' 의원을 검색하면 '문재인 근황','문재인 불참','문재인 의자' 등 문재인 의원과 관련된 여러 가지 연관 사건에 대한 검색어를 한눈에 볼 수 있는데, 여기에 간혹 자신들에게 불리한 연관 검색어를 빼달라는 정치인들이 있었습니다.

'연관검색어 삭제 기준 완화된다'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을 검색하면 '정우택 성상납'이라는 연관검색어가 나왔는데, 언제인가부터 '정우택 성상납'이라는 검색어가 사라지기 시작했고, 네이버가 일부러 삭제한 것인지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 정우택 성상납 자동완성검색어 조작 의혹 보도에 인용된 사례, 출처:네이버 화면 캡처


네이버는 해명을 통해 정우택 의원이 경찰의 수사결과를 제시하며 '정우택 성추문' 자동완성검색어의 삭제를 요청했고, 네이버는 자동완성검색어 제외 기준상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자동완성검색어를 삭제하였다고 밝혔습니다.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 입장에서는 당사자가 경찰 수사 결과를 근거로 제시했기 때문에 '당한 사유로 명예훼손 관련 삭제를 요청할 경우'에 해당하기 때문에 자동완성검색어 제외 기준에 따라 제외했기에 어떤 조작이나 외압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NHN의 주장은 일부는 맞지만, 형평성에 맞지 않다. 그 이유는 검색어와 같은 단어는 증빙 서류가 있으면 삭제해주지만, 블로그와 같은 글은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만(신고) 있어도, 무차별적으로 블라인드 처리를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포털 사이트의 연관 검색어를 놓고 많은 의혹과 불만이 있었는데, 이제 네이버,다음 등 주표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연관 검색어 ' 삭제 기준이 완화될 전망입니다.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에서는 최근 열린 정책위원회에서 '연예인'과 '일반인'의 경우 당사자가 직접 연관 검색어 삭제를 요청하면 연관 검색어를 삭제해주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국민의 알권리 보장차원에서 '국회의원','장차관 등 정무직 공무원' 등에 해당하는 인물들은 현행 기준 (개인 정보 노출,명예훼손,성인음란성,불법,범죄,반사회성,욕설 등의 경우,법령이나 행정,사법기관의 요청)에 따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KISO의 이번 결정에 따라 정치인의 연관검색어 삭제는 차이가 없겠지만, 연예인과 일반인의 경우는 자신과 관련된 검색어로 피해 입는 사례가 발생하면 즉각적인 조치에 따라 보호받는 길이 열렸습니다. 사실 연예인과 일반인에게 무차별적으로 쏟아지는 신상털기와 같은 과도한 행동은 '인권 침해' 요소가 있었기에 이번 결정은 환영할만합니다.

' 검색어의 문제는 네이버의 정책 때문이다;

네이버의 실시간 검색어나 연관검색어의 문제는 매번 제기됐지만, 명확하게 해결되지 않는 이유는 바로 네이버의 정책 때문입니다. 검색어를 통해 나오는 자료가 제대로 됐다면 문제는 없겠지만, 늘상 연관검색어와 실시간 검색어로 이슈가 되는 사건은 별 볼 일 없는 일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 네이버 실시간급상승 검색어 1위에 올랐던 신아영 아나운서. 출처:네이버 화면 캡처


지난 대선에서 안철수 후보가 대선출마를 선언하던 9월19일 네이버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를 보면 SBS 신아영 아나운서가 1위를 차지했습니다. 어떤 특정 이슈가 아닌 네이버 메인에 나왔던 '야구여신' 류의 미모 관련 기사 한 편으로 실시간급상승 검색어 1위를 한 것입니다.

이처럼 네이버의 실시간급상승검색어는 분명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못하는 일이 종종 발생합니다. 네이버의 실시간급상승검색어는 00명의 담당자가 24시간 3교대로 관리하고 있는데, 일정한 알고리즘에 의해 추출된 50위 내지 100위의 검색어 중 노출에서 제외할 필요가 있는 검색어를 검수하고 판단하며 제외 여부를 결정하기도 합니다.

여기서 네이버의 알고리즘이 나오는데, 네이버에 대한 검색어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네이버는 자사의 알고리즘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NHN는 네이버에 쏟아지는 검색어 의혹을 조사하기 위한 검증위원회에 자료를 제출하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그 자료가 가공되지 않은 것인지에 대한 여부는 확인할 수 없고, 또한 중요한 조사 대상인 검색어 추출 알고리즘은 아예 비공개 대상입니다.

기업 경영상의 비밀이라고 하지만 거대 공룡 기업인 NHN의 파워를 생각한다면 '비밀엄수 계약'을 작성한 검증위원회에만큼은 공개하는 것이 투명한 조사를 위해 필요하다고 봅니다.


결국, 검색어 논란은 네이버가 자사의 알고리즘이나 자료를 제대로 공개할 때만(조사위원회 등 외부 감사기관에) 사라질 수 있으며 지금과 같은 정책을 고수한다면 언제고 다시 제기될 수 있습니다.

네이버 '안철수 룸살롱' 조작 없었다? 김인성 교수의 글

' 자료는 엉망, 검색어는 자의적인 네이버'

앞서 연예인과 일반인의 연관검색어 삭제 요구가 완화된다고 했지만, 문제는 그런 일이 자꾸 발생하는 일이 왜 생기는지 근본적인 원인을 알아야 해결됩니다.

네이버에는 검색어와 관련된 글들이 계속 노출되는데, 이때 정말 쓰레기 같은 글들이나 원본이 아닌 복사글이 가공 난립하면서 문제는 더욱 심각해집니다.

▲아이멤피터 관련 글의 검색어 노출, 출처:네이버,구글 화면 캡처


아이엠피터가 작성했던 [정치] - MB '성벽' 논현동 사저, 대통령 '퇴직연금' 몽땅 이자로 라는 글이 있습니다. 이글의 제목의 반을 그대로 네이버에 입력하면 '아이엠피터'의 원본글은 아예 나오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상위 1,2위 노출 글은 아이엠피터의 복사글인데, 버젓이 블로그 섹션난에 노출됩니다.

원본글이 제대로 나오지 않을 경우 문제가 되는 것은 원본글이 가공되서 왜곡해서 나올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아이엠피터가 글을 써서 어떤 논조를 얘기해도 복사글이 원본글을 틀어지게 만들고 네이버가 노출시키면 전혀 예상치 않은 일들이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예) A는 '성폭행범'이 아니었다 (원본글)
     A는 '성폭행범' 의혹을 받고 있다 (복사글)
     A는 '성폭행범'이다 (복사글)

쉽게 예를 들어 네이버 검색어에 'A 성폭행범'이라는 검색어가 노출되면서 실제 A가 성폭행범은 아니라는 진실은 없어지고, 'A성폭행범'이라는 검색어와 그를 비방하는 악성 글만 남게 된다는 점입니다. (연예인 중에는 실제 성폭행범도 있었지만, 아닌 경우도 있었다는 점을 통해 검색어에 노출된 모든 연예인들이 100% 성폭행범이라는 결론은 자제해야 한다.)

현행 네이버가 보여주는 검색어 관련 자료의 대부분은 원본글이 아닌 '검색어 상위 노출'을 노린 상업적인 글이나 복사글입니다. 이는 검색어 관련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왜곡된 정보를 보여줄 수 있으며, 이는 계속해서 '인권 침해'의 사례로 남을 수 있습니다.



네이버가 가진 힘은 막강합니다. 언론사도 좌지우지 하는 막강한 권력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만들어 내는 여론은 대한민국의 여론을 조작,왜곡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네이버를 단순한 기업으로 볼 수 없고, 그들의 행동에 관심을 기울이고 주목해야 합니다.

정치인,연예인,일반인 모두가 그들의 인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권리는 있습니다. 그러나 불법을 저지르고도 그것을 덮기 위한 여타의 행동이 있다면 그것은 인권보호가 아니라 조작이며 왜곡이며 범죄 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정치인의 범죄 행위는 개인보다 더 엄격하게 다뤄야 하고, 국민은 그들에 대한 알 권리를 정당하게 보장받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