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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역대 최고령 총리 '김용준' 더 큰 문제가 있으니



박근혜 당선인이 차기 정부 총리로 김용준 인수위원장을 지명했습니다. 박근혜 당선인은 24일 오후 2시 서울 삼청동 인수위 공동기자회견장에서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김용준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새 정부 총리로 지명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박근혜 당선인의 총리 후보 지명에 대해 김 후보자는 "최선을 다해 헌법에 따라 대통령을 보좌하고, 행정 각 부를 총괄하는 임무를 성실하게 수행할 것을 국민께 약속한다"고 밝혔습니다.

'역대 최고령 총리, 들리지 않는 귀'

김용준 총리 지명자가 만약 총리가 된다면 역대 '최고령' 총리가 됩니다. 1938년생인 김 총리 지명자는 올해 75세로 노태우 정권 시절 현승종 전 총리의 당시 73세 기록을 넘어서게 됩니다. 사실 김 총리 지명자의 나이와 다리 장애는 크게 문제 될 것은 없습니다. 그러나 우려되는 점이 있는데 바로 '잘 들리지 않는 귀'입니다.

▲24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으로부터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된 김용준 인수위원장이 서울 삼청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듣던 중 청력이 좋지 않은 김 지명자가 질문 내용을 파악하지 못하자 조윤선 대변인이 연단으로 올라와 설명을 해주고 있다.ⓒ인수위사진기자단


김용준 총리 지명자는 인수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을 잘 이해(?)하지 못하거나 듣지 못해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기도 하고, "뭐라고? 잘 안들린다" 등 질문보다 청력 때문에 높은 목소리가 오가기도 했습니다.
 
이런 식이라면 나중에 대정부질문에 김용준 총리가 나와 국회의원으로부터 질문을 받으면 "뭐라고? 안들려서"라는 말과 함께 비서가 함께 단상에 올라 질문을 대신 전달해야 하는 일이 벌어질까 우려가 되기도 합니다. 또한, 젊은 국회의원들이 노령의 김 총리에게 격한 말이나 언성을 높이는 행동을 한다면 '동방예의지국에서'라는 말을 보수언론에서 써먹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해볼 수 있습니다.

' 검증되지 않은 리더십과 조정능력'

신체적인 불편()을 감수하고라도 김용준 인수위원장이 총리 지명자가 되는 것이 가진 의미가 몇 가지 있는데, 그 첫 번째는 역대 정권의 초대 총리 중에 법조인은 김용준 총리 지명자가 처음이라는 점입니다.

역대 대통령 당선인들은 초대 총리 인선에 심혈을 기울이는데, 이는 정권의 국정 운영 방향을 보여주는 첫걸음이기 때문입니다.
역대 정부는 초대 총리를 노련한 정치인이나 경제 발전,정부 특성에 맞는 정치적 이해관계 인물 또는 계파를 뛰어넘는 인물을 선택했는데, 김용준 총리 지명자는 그런 방식과는 많은 차이를 보입니다. 

 


노태우 정부는 직선제 도입 이후 첫 총리로 학자 출신의 이현재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를 선택했고, 김영삼 정부는 지역감정 극복을 위해 호남출신 황인성 민자당 상임고문을 임명했습니다. 김대중 정부는 DJP 정치연합으로 미리 김종필 자민련 총재가 내정되어 있었습니다.

노무현 정부는 진보성향 대통령에 대한 보수층 우려를 막기 위해 보수성향으로 안정적인 고건 서울시장을 선택했고, 이명박 대통령은 '자원외교형' 총리로 한승수 주미 대사이자 김영삼 정부 경제부총리를 임명했습니다.

이처럼 대부분의 역대 정부 초대 총리는 검증된 정치인이나 경제학자, 성향이 다른 인물을 선택함으로 화합이나 계파를 뛰어넘는 조정능력을 갖춘 인물을 선택했는데, 이에 반해 김용준 총리 지명자는 정치인도 아니고 그다지 조정능력이 뛰어난 편이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김용준 총리지명자가 인수위원장으로 보여준 모습을 박근혜 당선인은 높이 평가했지만 사실 많은 사람들은 그리 높게 평가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특히 행정경험이 없다시피 했던 경력과 인수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정치권과 단절하는 행보, 인수위 활동에서 전형적인 '박근혜 입' 노릇에만 충실했던 모습을 손꼽을 수 있습니다.

'조선일보를 극찬했던 보수 총리의 등장'

김용준 총리 지명자는 전형적인 보수성향의 인물입니다. 그가 보수성향의 인물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있는데, 그것은 김용준 총리 지명자가 10년이나 '조선일보 독자권익보호위원장'으로 활동했다는 사실입니다.

조선일보의 잘못된 보수성향에 대한 비판을 서슴지 않고 했거나 조선일보 보도로 인한 피해 구제를 제대로 했다면 상관이 없겠지만, 그의 활동 내역을 보면 대부분 맞춤법 등에 한정되어 있었다는 점입니다.


―2002년 4월 독자권익위원장 취임 때 "조선일보 보도로 인한 피해 당사자 입장을 최대한 반영해 신속하고 적절한 피해구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처음엔 기사 때문에 권익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고 자체 조사를 통해 해명 기사를 쓰는 일을 했다. 초창기엔 매달 한 건 정도 그런 게 있었는데, 조선일보가 기사를 잘 써서 그런지 차차 없어졌다. 크게 내세울 것은 없지만, 이런 게 독자권익위원회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김용준 조선일보 인터뷰 기사 중)


김용준 총리 지명자는 조선일보 기사로 권익을 침해당한 사례가 없어졌다고 하지만 그가 재직하고 있던 시절에도 조선일보의 왜곡 보도로 인한 피해자는 끊임없이 나왔습니다. 

○ 2001년 국세청 언론사 세무조사 결과 발표
→ '정부에 비판적일수록 탄압을 받아 과징금 부과액이 많다'는 논조로 "신문사는 배달소년이 타는 오토바이나 비옷을 보조하고 있다. 국세청은 이 비용을 접대비로 과세했다"(조선일보 사설)
☞ 배달소년에게 지급해야 할 돈이라 속이고 비자금 조성한 것으로 밝혀짐

○ 2007년 청와대 비서관 딸 체육고 입학
→강태영 전 청와대 혁신관리비서관이 자신의 딸을 서울체육고에 부정 편입시킨 협의로 수사 확대,사격경험 없는 딸, 국가대표급 실기 점수 (조선일보 기사)
☞ 전국사격대회에 출전 120점 만점에 99점을 기록 대회 신기록

○ 2008년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안진걸 조직팀장의 보석을 허가했던 판사를 향해
→이 판사는 일반인도 아는 법의 상식도 모르고 모든 판사가 지켜야 할 법관윤리강령에도 관심이 없는 사람이란 말이다. 이런 판사가 아직껏 판사 노릇을 하고 있는 사법부의 현실이 놀랍기만 하다… 이 판사는 자신이 그동안 촛불시위에 나가지 못하게 했던 거추장스러운 법복을 벗고 이제라도 시위대에 합류하는 게 나을 것이다.(조선일보 사설)

○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산은 인수 촉구
→ 산업은행의 리먼 브라더스 인수는 '뉴욕월스트트의 주가를 크게 움직이는 초미의 관심사','서울과 월스트리트를 직접 연결하는 금융 고속도로','인수 후 경영 정상화에 성공하면 전리품은 엄청나다' (조선일보 김기훈 경제부 차장대우)
☞ 2주 후 리먼 브라더스 파산

○ 2009년 양미경 자살 오보
→ 연기자 양미경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조선닷컴)
☞ 가수 양수경의 동생 양미경이 지병으로 사망


○ 2012년 복싱국가대표 신종훈 선수 오보
→ "나는 일진이었다, 런던 금으로 속죄하겠다.' 신종훈 선수 중학교 시절 이른바 일진,학생들 돈을 뺏었다.(조선일보 인터뷰기사)
☞ 한국일보,경향신문과 인터뷰했지만 조선일보만 일진으로 왜곡 보도.조선일보 기자 신종훈 선수에 '미안하다.죄송하다'

조선일보는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보도한 오보는 물론이고, 인터뷰 내용을 왜곡한 기사, 잘못된 정보를 오히려 부추기는 기사를 마구 써댔던 신문입니다. 여기에 언론이라는 명목으로 법의 판단까지 자의적으로 해석 비난했으며, 자신의 비리는 유독 감추었던 신문입니다.


이런 신문을 향해 김용준 총리 지명자는 "(지난 10년 간 조선일보 보도에 대해)이런저런 불만들이야 있겠지만, 나는 대체로 긍정적으로 본다. 지난 10년간 한국 사회의 분열에도 불구하고 중심을 잘 잡아줬다고 생각한다."는 평가를 하기도 했습니다.

―젊은 층은 신문을 읽지 않고, 일부 비판적인 사람들은 조선일보가 재벌이나 기득권 세력을 편든다고 공격한다.

"난 조선일보가 젊은이들에게 쓴소리는 하지 않고 '아첨'하려고 하는 게 불만이다. 우리 때도 고학(苦學)하면서 어렵게 공부했다. 요즘 젊은이들만 어려운 게 아니다. 그런데 '반값 등록금'이니 해서 달콤한 얘기만 들려주려고 한다. 책도 안 읽고, 신문도 안 읽고 그저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에서 얻은 쪼가리 지식이 전부인 줄 아는 일부 젊은이들에게 따끔하게 실력을 키우라고 왜 얘기 못 하나. 공부를 잘하든지, 아니면 스스로 학비를 벌라고 해야지, 노력도 안 하는 대학생들에게 국민이 세금으로 등록금을 대신 내줘야 하나." (김용준 조선일보 인터뷰 중에서)

아무리 보수지만 잘못된 보도와 왜곡을 '중심을 잘 잡은' 것으로 극찬하고, 현실과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과연 보수 총리가 어떤 가치관과 판단으로 국정을 운영할지 눈에 선합니다.

참고로 조선일보는 1월25일자 신문에서 무려 9개의 김용준 총리 지명자 관련 기사를 실었습니다. 물론 기사 대부분은 10년간 조선일보와 함께 일한 그를 칭찬하기 바빴습니다.

'김용준 총리'의 키워드 ..."법치,약자보호" (1면)
'3세 소아마비,19세 사시수석,75세 총리,,,드라마 같은 삶'(정치2면)
박정희 출마 반대글 쓴 전육참총장 석방 '소신판결'(정치2면)
'정치 야심없고,경험 많고, 야도 반대 힘든 카드..3박자 갖춘 후보'(정치3면)
김후보 "법,질서가 지배하는 사회로 가야"(정치3면)



' 75억 단독주택,자녀 병역 면제, 또 무엇이 나올까?'

김용준 총리 지명자를 놓고 언론은 그리 많은 검증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인사청문회가 시작된다면 아마 많은 의혹과 문제점이 터져 나오리라 예상됩니다.


먼저 제기될 수 있는 의혹은 막대한 재산입니다. 김용준 총리 지명자는 1993년 대법관 시절 29억8천만원으로 재산을 신고했습니다. 2013년 그가 사는 강남의 단독 주택은 현재 시가 75억원으로 알려졌습니다. 그의 이런 막대한 재산에 대한 의혹이 생기는 이유는 당시 재산 공개 때 서울근교의 부동산을 많이 소유했던 모친의 재산 공개는 거부했던 이력 때문입니다. 현재 살고 있는 75억짜리 집이 아들 명의로 되어 있는 점으로 미루어 증여세 포탈과 같은 사실이 밝혀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용준 총리 지명자의 두 아들은 모두 병역을 면제받았는데, 어떤 내용으로 면제를 받았는지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고 있어서 이 점에 대한 정확한 사실 확인이 필요할 듯 보입니다.

헌법재판소장으로 재직하면서 '5.18 특별법'이 사실상 위헌이라는 판단을 내리는데 당시 민변은 "김영삼 대통령의 5.18 특별법 제정 발표 후 공소시효, 관련자 처벌 등 헌법재판소가 정부와 동일한 결론의 사전결정을 누설한 것은 결과적으로 신성해야 할 헌법재판소가 정치적 독립성과 중립성을 상실하고 정부와 짜맞춘 희혹이 짙다"며 김 전 소장 기피 신청까지 냈었습니다.

새누리당과 박근혜 당선인이 "헌법 정신을 철저히 구현하고 법치를 확립하는 데 적임자"라고 주장하지만, 과연 청문회가 시작됐을 때도 그런 말을 할 수 있을지는 아직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섣부른 판단으로 볼 수 있습니다.

▲김용준 총리지명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박근혜 당선인.이미지 출처:오마이뉴스.


박근혜 당선인의 김용준 총리 지명은 딱 박근혜 당선인 스타일의 인사로 볼 수 있습니다. 박근혜 당선인의 김용준 총리 지명은 인수위에 상주하며 총리 지명자가 누가 될지 예측했던 기자들조차 단상에 서 있던 김용준 인수위원장을 총리 후보로로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몇 번 포스팅에서 계속 강조했지만, 이는 철저히 자신이 믿는 사람만을 등용하는 박근혜 당선인의 인사 방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인수위에서 일하는 사람 정부로 안 간다'는 말을 뒤집을 정로로 박 당선인의 주변에 믿을 사람이 없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기도 합니다.

나이가 많고 귀가 잘 안 들리고 지팡이를 짚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아닙니다. 더 큰 문제는 그의 '충성'이 과연 국민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2인자가 필요없어 사람 돌리기에 맛들인 '주군'에 대한 충성인지 여부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은 박근혜 당선인의 '의중'만을 전달하는 '바지총리'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진짜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책임총리'를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