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치

'정권 나팔수 KBS'가 받은 1,837억 어디 썼나 보니



그동안 '정권 나팔수'라는 이름으로 MB정권 홍보에 열을 올렸던 KBS가 정부 및 공공기관으로부터 수천억 원의 협찬금과 광고비를 지원받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민주통합당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신경민 의원(영등포을)이 KBS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5년간 KBS가 정부 및 공공기관으로부터 받은 캠페인 및 공익광고 협찬금이 1,231억 원, 일반 프로그램의 제작 협찬금은 606억 원으로 총 1,837억 원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KBS는 공영방송입니다. 그래서 공영방송에 투입되는 재원의 상당수는 국민이 낸 수신료이고, 정부가 지원했던 각종 협찬금과 공익광고 제작비 또한 국민의 세금입니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KBS가 정부로부터 얼마나 많은 지원을 받았고, 그 돈으로 어떤 일을 했는지 반드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돈을 받았는가?'

KBS는 정부 기관 및 공공기관으로부터 협찬캠페인과 공익광고 제작비로 지난 5년간 1,231억 원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KBS가 협찬캠페인과 공익광고 제작비로 받은 금액을 보면 이명박 정권 초기 2008년부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08년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면서 정부,공공기관 협찬캠페인 및 공익광고 제작비는 급증하기 시작했습니다. 2008년 2백5십억 원이던 제작비는 2009년 3백억 원을 넘어섰고, 2010년은 다시 2백8십억 원에 이르렀습니다. 이처럼 단순한 공익광고나 캠페인에만 정부가 KBS를 지원한 것은 아닙니다.


MB정권은 2008년부터 다큐멘터리,예능,드라마,교양프로그램에 협찬을 했는데, 프로그램 제작 협찬금만 606억 원입니다. 이와 같은 협찬금 규모(제작비 협찬,공익광고 등)는 매년 400~500억 원 정도로 협찬금이 가장 적었던 2011년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2011년 협찬금액 313억 원은 2011년 사업 총이익의 16.6%, 당기 순이익 48억 원의 6.5배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결국, KBS는 사업 이익을 확대하기 위해 정부와 짜고 돈을 주고 받음으로 순이익을 늘렸고, 이는 고스란히 국민의 주머니에서 나온 꼴이 됐습니다. 이렇게 국민에게 나온 돈으로 제대로 프로그램이라도 만들었으면 모르지만, 현실은 편파적이고, 정권 홍보에 치우친 방송 프로그램만 난무했습니다.

' 무조건 정권 홍보를 위해 애썼던 KBS'

KBS가 정부로부터 돈을 받으니 프로그램들은 오로지 정부의 입장과 주장을 되풀이하거나, 정부가 벌이는 사업을 홍보하면서 언론보다는 광고대행사와 같은 역할을 했습니다. 4대강이나 G20 같은 행사가 있으면 KBS는 연일 '특별 생방송','특집 기획' 등을 쏟아냈습니다. 특집 방송 출연자와 진행자들은 방송 내내 MB정권이 벌이는 정책이 얼마나 우수한지, 그리고 대단한 업적인지를 서로 앞다퉈 칭찬하기에 경쟁까지도 벌입니다.

▲ G20 관련 KBS 특집기획 프로그램과 연예인을 동원한 프로그램 제작발표회,출처:KBS,스타뉴스


2010년 G20 정상회의 경우, 관련 협찬금은 총 6억2천7백만 원이었습니다. G20의 경우 협찬프로그램 외에도 KBS는 자체적으로 2010년 7월3일 ‘G20특별기획-희망로드 대장정’ 시리즈를 시작으로 ‘특별기획 국가탐구 G20’(총 12편), ‘G20 특별기획 세계정상에게 듣는다’(총 7편) 등 각종 특별방송프로그램을 방송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아침마당>, <책읽는 밤>, <도전골든벨> 등 정규프로그램에서도 ‘G20특집’이라는 부제를 달고 관련 내용을 다루면서, 자연스럽게 G20 정상회의를 쓰나미 수준으로 홍보했습니다.

▲ KBS의 4대강 특별생방송과 4대강 지역 축제에 맞춰 진행된 열린 음악회,출처:KBS,남한강 가을 축제 홈페이지.


2011년~2012년 4대강 완공을 앞두고 진행된 4대강 홍보 협찬 방송에만 무려 9억3천3백만 원을 받았습니다. KBS는 2011년 ‘여주남한강 가을축제’ 행사에 맞춰 여주군으로부터 2억5천만 원을 받고 <열린음악회>를 열었으며, 부여군으로부터 1억8천1백만 원을 받고 제작된 <콘서트 7080>은 부여 금강 축제에 맞춰 진행됐습니다. 이렇게 4대강 관련 지역 축제를 프로그램을 통해 홍보함으로 마치 4대강이 지역을 살리는 계기가 된 것처럼 여론을 조작했습니다.

또한  ‘생방송 오늘 –21세기 이제는 물 전쟁이다’등을 통해 4대강 사업으로 수질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는데, 2011년~2012년 사이 한국수자원공사가 협찬한 프로그램 협찬금만 총 5억1백여 만 원이었습니다.

▲ 핵안보정상회의 특집 열린음악회와 원전의 경제성을 홍보한 프로그램, 출처:KBS


세계적으로 원전사태에 대한 심각성이 우려되고 있지만, KBS는 '핵안보정상회의' 특집 프로그램을 1억 원을 받고 5번에 걸쳐 방송하기도 했습니다. KBS는 이처럼 MB 정권의 핵정책 홍보 방송을 해주는 대가로 프로그램 협찬금 15억 원, 캠페인 및 공익광고 17억1천6백만원, 총 32억3천2백여 만원을 받았습니다.

원자력이 무조건 나쁜 에너지는 아닙니다. 그러나 원자력의 경제원리만을 강조하지, 원전 사고로 발생할 수도 있는 천문학적 피해 비용을 말하지 않는 이런 보도 행태는 국민들에게 착각 내지는 원전 안전 불감증을 가져올 수도 있게 만듭니다.

이처럼 KBS는 MB정권의 정책의 장점만 강조하고 문제점 내지는 우리가 대비해야 할 위험 요소는 전혀 언급하지 않는 식으로 언론을 장악하고 국민을 바보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 역사까지 왜곡하는 KBS와 MB정권'

KBS가 정부의 협찬금이나 프로그램 지원금을 받아 정부 정책 관련 방송을 하는 일을 보면서, 우리는 KBS가 공영방송이라는 대수롭지 않은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저 광고만 하면 그런 주장이 먹혀들어갈 수도 있겠지만, 교묘하게 일부 대다수 시청자와 학생들이 보는 프로그램에서조차 역사 왜곡을 저지르니 문제입니다.

▲2008년 열린 KBS 도전골든벨 대한민국60년 특집, 출처:KBS


KBS는 2008년 8월17일 "대한민국 60년 특집도전 국민골든벨"을 방송했습니다. 그런데 도대체 여기서 대한민국 60년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사람들은 몰랐던 사람도 많았습니다. 사실 이 프로그램의 원래 명칭은 '대한민국 건국 60주년 특집 도전 골든벨'이었습니다.

2008년 이명박 정부는 '건국,건군,제헌 60주년 행사'를 본격적으로 벌이고, 2008년 8월15일 광복절을 건국절로 부르는 등의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왜 이것이 만행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는지는 대한민국 헌법에 정확히 명시되었기 때문입니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 조국의 민주개혁과 평화적 통일의 사명에 입각하여 정의·인도와 동포애로써 민족의 단결을 공고히 하고, 모든 사회적 폐습과 불의를 타파하며, 자율과 조화를 바탕으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더욱 확고히 하여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하게 하며, 자유와 권리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완수하게 하여, 안으로는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기하고 밖으로는 항구적인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함으로써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다짐하면서 1948년 7월 12일에 제정되고 8차에 걸쳐 개정된 헌법을 이제 국회의 의결을 거쳐 국민투표에 의하여 개정한다.  (대한민국 헌법 전문)

대한민국 헌법은 대한민국을 상해 임시정부의 법통을 이어받았다고 명시했습니다. 물론 1919년 4월13일이나 9월16일 등의 날짜에 대한 논란은 있을 수 있지만,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지금 대한민국의 시작임은 분명합니다. 그렇다면 건국 60주년이라는 말 자체가 맞지 않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만든 건국60주년 기념 대학생사이버 건국내각 블로그.



이렇게 헌법에 명시된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프로그램을 대놓고 하다가 논란이 빚자, 명칭은 '대한민국 60주년'이라는 이상한 명칭으로 바뀐 것입니다. 그런데 프로그램 명칭만 바뀌었지, 실제로 그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들의 역사의식을 왜곡하는 행위는 여전했습니다.

▲ 도전골든벨 참가신청서


'도전 골든벨' 참가 신청서를 보면 건국 60주년이라는 표현이 그대로 나와 있습니다. 이 참가신청서를 작성한 일반인이나 학생들에게 대한민국은 일제강점기에도 존재했던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사라진 60년짜리 나라에 불과합니다. 도전 골든벨은 학생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인데,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역사를 바로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역사를 왜곡하는 모습을 보면서 과연 KBS가 공영방송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KBS는 '한국인의 밥상' 추석특집편을 방송하면서 김윤옥 영부인이 관여하는 '한식재단'으로부터 4천5백만 원의 협찬금을 받아 진행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특별생방송 4대강 새물결 맞이'에서 MC석으로 직접 출연해 마이크를 잡고 4대강을 홍보했습니다. 지난 10월3일 중소기업청과 교육과학기술부가 협찬하는 '스카우트' 프로그램에 생뚱맞게 출연하기도 했습니다.

정책방송이나 토론방송 같은 경우 어느 정도 지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것을 여과할 능력이 있습니다. 그러나 자연스럽게 대중이 보는 방송 프로그램에 정책 홍보가 숨겨져 있다면 일반인들은 인식을 잘 못 하고 그저 방송에 나오는 그대로를 믿을 수밖에 없습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생뚱맞게 밥상에 숟가락 얹고 밥상 주인인 국민을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이런 언론과 정권의 행태를 올해까지만 볼 것이라는 희망을 품어봅니다. TV를 바보상자로 만드는 자들이 누군지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