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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김제동 콘서트 불허 서강대의 '박근혜 인맥들'



방송인 김제동씨가 평화재단과 진행하는 토크콘서트 '김제동이 어깨동무 합니다'의 서강대 공연이 불허됐습니다. 김제동씨는 전국 40개 대학을 순회하는 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11월15일로 예정된 서강대 공연을 서강대 측이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행사를 학내에서 열 수 없다'는 이유로 공연을 불허한 것입니다.


이번 서강대의 김제동 콘서트 불허는 이해하기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김제동씨는 정치적인 발언을 콘서트에서 하지 않기로 이미 알려졌고, 이번 행사는 순수한 김제동의 재능기부로 열리는 무료 콘서트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서강대 총학생회 측은 이미 행사주최측과 정치적 발언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상호서약'까지 마친, 그 누가 봐도 철저하게 정치적 발언과 행사를 배제하도록 사전에 준비된 콘서트였기 때문입니다.

대학생들의 과도한 등록금 문제와 취업난으로 힘든 이 시기 젊은이들을 위해 방송인 김제동이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는 행사가 과연 정치적인 행사라고 한다면, 진짜 서강대가 어떻게 정치와 유착되어 있는지 그 진실을 찾아봤습니다.


▲ 1994년 10대 뉴스에 선정됐던 박홍 총장 주사파 발언,출처:동아일보

' 서강대 총장 박홍의 주사파 발언 파문'

1994년 대한민국은 '주사파'라는 신매카시즘의 정국이었습니다. 박홍 서강대 총장은 그해 여름 청와대주최 대학총장 오찬 모임에서 주사파 뒤에 사노맹이 있고 그 뒤에 북한의 사노청과 김정일이 있다는 폭탄 발언을 했습니다.

박홍 총장은 기자 회견에서 북한 공작금으로 공부해서 교수가  된 인물이 남한 학계에 침투해 있으며, 학생들이 팩스를 통해 북한 지령을 받고 있다는 얘기를 공식적으로 했습니다. 또한, 정재계에 주사파 인물들이 활약하고 있으며, 학생운동과,일부 정치가들의 활동은 모두 북한의 지령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는 충격적인 발언을 했습니다.

박홍 총장의 충격적인 발언 이후, 대한민국은 신매카시즘으로 돌변해, 조중동은 연일 주사파 관련 기사를 쏟아냈습니다. 

'시민들, 스승의 용기있는 지적(동아일보 1994년 7월21일)
'주사파 척결 여론 확산'(중앙일보 7월22일)
'박홍 총장 용기, 사회가 보호하자'(조선일보 7월22일)

보수우익단체와 전국 교수들은 박홍 총장 발언을 옹호하고 지지하는 시위와 성명서를 발표했고, 온 국민이 대한민국에 숨어든 속칭 주사파 빨갱이를 하루빨리 잡아야 한다고 연일 목소릴 높였습니다.


▲ 박홍 총장 발언이 나오자 검찰이 공안정국을 조성하려고 했다는 기사 출처:한겨레


당시 집권당인 민자당은 박홍 총장의 발언을 적극 지지했으며, 검찰은 교묘하게도 '한총련 북한 교신 자료'를 언론에 공개하면서 박홍 총장의 발언이 신빙성 있는 진실처럼 공표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박홍 총장의 발언은 사실이었을까요? 박홍 총장의 주사파 발언이 확대되자 검찰은 수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했지만, 결국 "박 총장이 제시한 자료는 그동안 공안수사기관에서 대부분 입수해 수사자료로 활용했거나,활용하고 있는 것들이어서 새롭게 수사단서가 될 만한 것이 없었다"고 발표를 합니다.

▲ 주사파 발언 박홍씨가 패소한 사건 출처:동아일보

박홍 총장은 검찰의 조사가 진행되면서 자꾸 말을 바꾸기 시작했고, 결국 자신이 말한 발언은 '외국 학회에 참석했을 때 북한학자에게 들은 얘기, 운동권 출신 제자가 해준 이야기를 토대로 자기 생각을 말했을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결국, 1994년 대한민국을 뒤흔든 신매카시즘의 실체는 '~카더라' 통신이었고, 박홍 총장이 말했던 북한의 지시를 받고 있었던 주사파의 실체는 밝혀진 것이 없었습니다. 박홍 총장은 자신의 발언이 거짓으로 판명되자, 명예 훼손 혐의로 7천만 원의 배상판결까지 받았습니다.

서강대를 중심으로 박홍 총장 지지 성명을 낸 교수들은 모두 술집에서조차 말하기 창피한 '카더라 통신'을 가지고 마치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 학살을 주도한 서청처럼 대한민국을 분열과 대립으로 몰아넣은 것입니다. 

'박근혜의 서강대 인맥이 대선 캠프를 장악하다'

알다시피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는 서강대 출신입니다. 서강대 전자공학과를 나온 박근혜 후보는 서강대 입학시험을 볼 때부터 신문 기사에 나올 정도로 관심을 받았던 인물입니다.


▲ 서강대 10주년 기념 바자회를 둘러보는 육영수 여사.출처:경향신문.

박근혜 후보가 서강대 재학시절 육영수 여사가 방문하는 등 서강대는 인지도가 크게 확장됐으며, 이를 통해 서강대가 명문대학교로까지 불리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이렇게 서강대가 뜨게 된 배경에는 박정희의 경제 정책을 이끈 핵심 브레인들 대부분 서강대 교수를 주축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고, 이를 일명 '서강학파'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199년 박근혜 한나라당 부총재는 이회창 총재와 대립각을 세우며, '한나라당의 1인 사당화'를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이때 박근혜 부총재의 보수층을 겨냥한 발언 행사에는 앞서 말한 주사파 발언 박홍 총장이 등장해, 박근혜 부총재의 보수 우익의 견고함을 더해줬습니다.

서강대 출신의 박근혜 후보는 서강대 교수들과 서강대 출신 인사를 대거 영입해 자신의 인맥으로 활용하고, 친위대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새누리당 서병수 사무총장을 필두로, 김호연 대선캠프 총괄본부장은 모두 박근혜 후보의 서강대 후배들입니다. 여기에 김종인,김광두 정책위원들은 서강대 교수 출신으로 박근혜 후보의 경제 정책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김호연 본부장이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동생으로 수천억 원대의 재산을 보유한 재력가 출신이면서, 빙그레 이건영 대표(서강대 경제학과 74학번)에게 회사를 이어주고 정치에 입문했다는 사실입니다.

지금도 서강대 총동문회를 가면 최홍성 신세계건설 대표 (경영 67학번),김철규 SK텔링크 사장(전자공학 71학번),정진행 현대차 사장(무역 75학번)오규식 LG패션 사장(무역 76학번)이휘성 한국IBM 사장(회계 78학번) 등 재계 인물들을 볼 수 있을 정도로 재계의 서강대 인맥은 너무 화려합니다.


▲ 조동원 새누리당 홍보기획본부장(신방과 77학번)최휘영 (영문학과 83학번) NHN비지니스플랫폼 사장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주위와 재계를 보면 서강대 출신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이 대선 캠프의 주요 요직으로 박근혜 후보를 도와주고, 재계의 서강대 인맥들은 박근혜 후보에게 외곽세력으로 도와주는 움직임이 점차 포착되고 있습니다.

현재 서강대출신 동문들은 '서강바른포럼'을 중심으로 세를 급속하게 확장하고 있으며, 제일 활발한 '서강바른금융인포럼'에는 외환은행 부행장 출신 이상돈이 회장을 이덕훈 전 우리은행장 등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박근혜는 되고, 김제동은 왜 안되나?'

얼마 전 박근혜 후보가 가천대 특강에 간 사건이 이슈가 됐습니다. 학생을 버스로 동원했고, 박근혜 특강을 들어야만 출석을 인정했다는 증언들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박근혜 후보는 명백한 정치인이자 대선 후보입니다. 그런 인물이 대학에서 특강을 했다는 사실은 명백한 정치적 행사입니다.

이에 반해 김제동 콘서트에는 정치 얘기가 나오지 않습니다. 오로지 젊은이들의 아픔과 그들의 어려운 현실을 위로해주고 희망을 주는 이야기로 행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 질문 : 제동이형에게는 요즘 가장 행복한 일은 무엇인가요? 행복하세요?

- 김제동 : 여러분 행복하게 해주려고 지금 어깨동무 콘서트 시작했는데, 사실 요즘 저도 행복하지 않을 때가 많아요. 제 연관 검색어는 연예인 연관 검색어가 아니예요. 안철수, 문재인 이래요.(ㅠ) 대한민국에서 폭력이나 음주운전 제외하고 신문 1면에 이름 나온 연예인이 잘 없어요.

다만 제일 행복할 때는 이렇게 여러분 만날 때예요. 여러분을 보고 있으면 이런 생각이 들어요 ‘비 오는 날에 얼마나 할 일이 없었으면, 나를 보러 여기 왔을까. (ㅋㅋㅋ) 사실 저를 보러 여기 온 게 아니라 어디에도 마음껏 이야기할 공간이 없는 것 아닌가.’ 이렇게 느껴져서 참 안쓰러워요.

원래 서로 비슷한 인간들끼리 만나면 좀 위로가 됩니다. 알죠? 고민이 있을 때 이렇게 저렇게 해라 이야기해주는 멘토가 사실 필요한 게 아니거든요. 힘들 때는 같이 술 먹고 토해주는 친구가 더 나아요. My sisters keeper 라는 영화 봤어요? 거기 보면 백혈병 걸린 딸이 “나 괴물같지?” 하면서 울어요. 엄마가 달래고 달래다가 “알았어” 하더니 엄마가 머리를 밀고 와요. 그리고 같이 놀이공원에 놀러가요. 그런 게 우리한테 지금 필요한 것 같아요.

저는 태어나서 100일도 안 되어서 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어릴 때부터 늘 ‘엄마가 나를 떠날지도 모른다’ 하는 불안을 갖고 있었어요. 지금도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에게 잘 보여야 한다는 것이 늘 저한테 있어요. 연예인이라는 직업도 그래요. 지금은 여러분들이 저에게 박수를 치고 환호를 보내도 언젠간 한순간에 돌아서버리잖아요. 제 생사를 여러분이 갖고 있잖아요. 정상적인 인간관계가 불가능합니다. 늘 잘 보이려고 노력해야 하죠. 그런 아픔들과 불안감이 다 있어요.
(출처: 희망플래너 http://hopeplanner.tistory.com/388)

김제동 콘서트에 나왔던 얘기 중의 한 부분입니다. 자신의 아픈 과거를 얘기하면서 함께 아픔을 나누자는 저런 이야기가 무슨 정치적인 의미를 담겠습니까? 김제동 콘서트는 서강대 이전에도 수차례 무산된 적이 있습니다.

[시사] - 김제동 KBS콘서트 취소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단국대에서 열린 김제동 콘서트에 참석한 수백명의 학생들. 출처: 희망플래너 http://hopeplanner.tistory.com


김제동의 콘서트 '김제동이 어깨동무 합니다'는 이 시대 아픈 젊은이와 함께 아픔을 나누자는 정서적이고 감성적인 콘서트입니다. 이에 반해 서강대는 지금 박근혜를 주축으로 유신정권 박정희 시대 '서강학파'의 경제 논리를 2012년에 재연하고, 정재계를 장악하는 징후가 나오고 있습니다.

과연 어느 부분이 정치적으로 민감하고, 우리가 주목하고 견제해야 할 일입니까?

김제동의 콘서트 취소를 보면서 김제동은 잠정적 대선 후보의 반열에 오른 것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아마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 그리고 서강대 출신 인사들은 방송인 김제동이 안철수 원장처럼 콘서트를 하다가 대선 출마를 한다고 가정하고 서강대 콘서트를 불허한 것으로 보입니다.

방송인 김제동의 잠정적 대선 후보 됨을 축하해야 할지, 서강대 출신들이 박근혜를 중심으로 어떤 정책을 펼칠지 고민되십니까? 그 해답은 이미 당신의 마음속에 있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