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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민주당 광주·전남 경선, 결선투표 여부를 보여주다


민주당 광주·전남 경선이 막 지금 끝났습니다. 매일 아침에 발행하던 포스팅을 처음(?)으로 저녁에 발행했습니다. 그것은 오늘 광주·전남 경선이 민주당 대선 후보 결정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예상하는 글을 쓰고 나중에 업데이트하려고 했지만, 사안이 중요하기에 늦더라도 결과를 보고 올리려고 했습니다.

12월 대선을 위한 민주당 대선 후보가 결정되는 경선의 분수령이 됐던 광주·전남 경선의 결과를 분석하고, 앞으로 민주당 대선 경선이 어떻게 될지, 전망해봤습니다.

'민주당  광주·전남 경선 왜 중요했을까?'

매일아침 정해진 시간에 포스팅을 올리던 제가 시간을 바꿔 글을 올릴 정도로 '민주당 광주·전남 경선은 중요했습니다. 그 이유 중의 첫 번째는 바로 오늘까지의 경선 중에서 가장 최대 규모의 선거인단이라는 점입니다.
 


광주·전남 선거인단은 광주 7만4천337명, 전남 6만4천397명으로 총 13만9천274명으로 수도권을 제외한 최대 규모의 선거인단입니다. 현재 민주당 경선 선거인단이 총 108만5천명이니  광주·전남 경선 규모만 12.8%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이렇게 규모가 크다 보니, 오늘 광주·전남 경선은 앞으로 어떻게 경선이 진행되느냐의 향방을 결정지을 수 있는 최대 승부처이기도 했습니다.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후보는 이번 광주·전남 경선에서 부동의 1위를 굳히는 동시에 결선투표까지 가지 않도록 했고, 2위 손학규 후보는 문 후보의 과반 득표를 막아 어떻게 하든 결선투표를 가려고 했었습니다. 이에 반해 김두관 후보는 손학규 후보에게 뒤졌던 2.3%의 차이를 만회하여 2위 탈환을 목표로 했었습니다. 정세균 후보는 유일한 호남주자를 내세워 전북 경선처럼 2위를 기록하여 마지막 승부수를 던지려고 했습니다.

결국, 이번 민주당 광주·전남 경선은 기존의 문재인 대세론이 이어지면서 결선투표까지 가지 않는 문재인 후보의 굳히기가 될 수 있었느냐와 결선투표를 통해 경선의 양상이 새롭게 바뀔 수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변수였습니다.

' 민주당 광주·전남 경선이 보여준 놀라운 결과'

민주당 경선에서 각 후보들의 소리 없는 전장이었던 민주당 광주·전남 경선의 결과를 분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광주,전남 경선이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이라고 해서 권리당원과 대의원 투표수가 많은 것은 아닙니다. 권리당원 선거인단은 오히려 전북 16,480과 비교하면 오히려 적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국 대의원 선거인단은 각각 610명과 772명으로 다른 지역과 비슷합니다.

중요한 민주당 광주 경선이었지만, 투표율은 50.24%로 전북,인천보다는 높았지만 제주,울산,강원보다는 저조했습니다. 특히 현장 투표율이 14.54%였다는 사실은 광주,전남 지역도 민주당 경선의 투표 열기가 그리 높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투표 결과를 보면 '이변은 없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2위 손학규 후보가 김두관 후보보다는 높았지만, 여전히 문재인 후보와 비교하면 투표수에서 1만표 이상의 차이를 보였습니다. 이는 문재인 대세론이 단순한 거품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입증했습니다.

대의원 투표에서는 여전히 문재인 후보의 득표율이 낮았지만, 현장투표소의 투표율은 늘 기본을 유지하고, 모바일 투표에서는 타 후보를 압도적으로 이겼습니다. 

대부분 이번 민주당 광주,전남 경선에서 무엇인가 새로운 가능성을 손학규,김두관 후보가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지만, 적은 투표율에서 알 수 있듯이 어떤 큰 계기나 변화는 없었습니다.

오늘 민주당 광주 전남 경선을 보면 마치 2007년과 같은 양상을 보였습니다. 그것은 2002년 경선 투표율 81%에 비해 현저히 낮았던 22.6% 투표율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2007년 민주당 경선 평균 투표율은 광주,전남 22.6%와 비슷한 19.6%였습니다.

열기가 식었던 경선 투표율은 대선까지의 과정이 험난하다는 사실을 예고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 민주당 모바일 투표, 끊임없는 논란의 실체'

'슈퍼 디데이'라고 불리던 민주당 광주·전남 경선이 열리기 전날인 9월 5일 손학규, 김두관 캠프 대변인들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바일 투표 경선의 문제점을 계속 지적하고 나왔습니다. 경선은 참여하겠지만, 모바일 투개표 중단까지 요구할 정도로 강도를 높인 비판이었습니다.

모바일 투표 논란을 보면 약간의 오류는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그것이 모바일 투표 자체를 중단시킬 정도이냐고 묻는다면 그것은 자신들만의 승리를 위한 치열한 몸부림에 불과하다고 답변하고 싶습니다.

 


손학규,김두관 캠프에서는 총 5회 발신의 기회를 주지 않았기에 투표권 참여를 제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분명히 민주당에서는 5번의 전화를 걸었고, 단지 부재중 전화,수신 거부.수신 불량 등의 이유로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전화를 걸었느냐, 아니었느냐를 보면, 정확히 5회의 발신이 분명히 이루어졌기에, 손학규, 김두관 캠프에서 주장하는 투표권 참여 제한 등은 사실이 아니라고 봅니다.

로그파일이 없으니 조작됐다고 하지만 실제로 데이터는 모두 존재했으며, 현재 검증단 회의에서는 이런 데이터와 증거 등을 명확히 볼 수 있었습니다.

▲ 김두관,손학규 후보 대변인들의 모바일 투표 논란 기자회견, 출처:국회 영상 회의록


이번 모바일 투표 논란의 근본적인 문제는 김두관, 손학규 후보 측에 있습니다. 그 이유는 9월 5일 김두관, 손학규 후보 측에서는 자신들의 주장만 진실인양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그러나 이전에 민주당에서는 분명히 기술단 검증을 할 테니 각 후보 캠프에서 참석하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김두관, 손학규 캠프에서는 12시,4시에 열린 기술검증단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상식적으로 기술검증단의 회의에 참석해서 문제가 있었다면 기자회견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데이터와 자료를 눈으로 확인하고 검증하라고 했지만, 참석조차 하지 않고 언론에 민주당 모바일 투표가 문제라고 주장하는 모습은 이들이 노리는 것이 모바일 투표가 아닌 다른 목적이 있음을 짐작하게 하는 일입니다.

▲ 2008년과 2007년 손학규 후보는 모바일 투표 적극 도입을 주장했었다.


모바일 투표가 완벽할 수 없습니다. 모바일에 강한 투표층과 약한 투표층이 있습니다. 그래서 현장 투표와 모바일 투표를 병행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현장 투표율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모바일 투표가 왜곡됐다고 주장하는 것은 노인층 투표율이 높으니 이제 투표가 무효라는 주장과 비슷합니다.

모바일 투표가 젊은 민심을 반영하고 있다면 적극현장 투표를 이끌어낼 생각을 해야지, 오로지 민심이 왜곡됐다고 주장하며 자꾸 민주당 경선을 망치는 행위는 후보 각자나 민주당 모두에 도움이 안 되는 일입니다.

' 결선 투표 과연 할 것인가?'

오늘 민주당 광주·전남 경선의 결과가 나왔다고,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앞으로 치러질 경선 선거인단 규모가 반 이상 남았기 때문입니다.


현재 진행된 민주당 경선 선거인단은 총 1,085,004명을 기준으로 36%가 진행됐습니다. 남은 대전,경북,부산 등의 선거인단은 11%인 121,975명입니다. 합치면 총 47%에 불과합니다. 이것은 경기,서울 선거인단의 규모가 전체 민주당 경선의 53%를 차지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아직 47%밖에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남은 경기,서울의 경선 결과가 최종 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마무리하는 투표가 될 것이라 봅니다.


경기,서울 선거인단은 569,389명입니다. 누적 선거인단과 대전,경북.부산을 다 합친 숫자보다 많습니다. 57만 표에서 투표율을 대략 55%로 계산하면 28만표 가량 됩니다. 그렇다면 이 28만표에서 문재인 후보가 과연 얼마나 많은 득표를 하느냐에 따라 결선 투표 여부가 결정됩니다.


현재 문재인 후보의 누적 득표율을 보면 46.81%입니다. 이런 상태로 가면 결선투표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지만, 저는 결선 투표는 하지 않으리라 봅니다. 그것은 남아 있는 경기,서울에서 문재인 후보가 다른 후보를 압도적으로 이길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경기,서울의 모바일 투표율이 다른 지역보다 높을 것이고, 이 지역은 수도권으로 문재인 후보가 강세이기 때문입니다. 아마 경기,서울 경선 결과가 발표되면 최소 50%는 넘어, 결선투표까지 갈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광주전남 경선 대회의장에 내걸린 현수막과, 문재인 후보가 1위를 하자 지도부가 탄 버스를 막는 일부 후조 지지자들. 출처:연합 뉴스1


민주당 광주,전남 경선을 보면서 느낀 생각은 '이변은 없었다'. '민심은 이미 돌아섰다'였습니다. 한편으로 우려되는 것이 또다시 모바일투표 논란이 민주당 검증기획단이 아닌 언론에서 나올 수 있다는 점입니다.

모바일 투표가 왜곡됐다고 주장하지만, 이처럼 몇만 표, 몇십만 표가 움직이는 모바일 투표를 움직이기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데이터를 바꾸면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매번 논란이 일어날 때마다 민주당에서 파일을 공개했고, 별 이상이 없었기에 그런 의혹은 별로 신빙성이 없습니다.

지금 민주당 경선은 국민과 언론으로부터 외면당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민주당 지도부는 물론이고, 각 후보, 그리고 진짜 자신이 민주당원이라고 우기는 사람에게 찾아야 할 것입니다.
 

▲필자는 아마도 2002년처럼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경선을 기대했었나 보다.


마지막 남은 경기,서울 모바일 투표에서 엄청난 투표율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전망을 해봅니다. 그것은 아마 '소수 모바일 세력이 당심을 왜곡하는 현실이라는 주장'에 대응하여, 모바일 투표를 하는 사람들이 진정으로 민주당을 아끼는 사람들이라고 보여줄 것이라는 예상 때문입니다.

온종일 맘 졸이면 기다렸던 민주당 광주,전남 경선이 이변은 없었다는 말로 정리되는 시간이지만, 후보들이 민주당 경선에서 보여준 모습으로 그들의 정치 운명 또한 바뀌었다고 봅니다. 그래서 정치인은 항상 미래를 생각하며 행동하고 살아야 한다고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