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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애들이 사인받고 싶은 문재인의 치명적 매력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4.11 총선에서 부산 사상구 출마를 선언하고 본격적인 예비 선거운동을 시작했습니다. 그의 부산 출마를 놓고 우려와 걱정, 그리고 새로운 기대를 한 사람이 많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문재인 이사장은 80년대초 사법시험 이후 처음으로 '30년만의 면접'을 치렀습니다.

민주통합당 공천심사를 받은 문재인을 보면서, 그가 민주통합당의 공천을 떠나 제대로 4.11 총선을 준비하고, 또한 그가 어떻게 정치인 문재인으로 홀로서고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노무현의 그림자'에서 이제 4.11 총선 부산 사상구 출마자 문재인으로 살아가는 그의 운명의 시계가 잘 돌아가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아이들이 좋아하는 문재인

오랜 전에 온라인에서 시작한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를 하면서 많은 고민과 우려를 했습니다. 내가 보는 문재인을 다른 사람도 과연 똑같이 인정할 수 있을까?. 그가 정치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면 제대로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그런데 막상 시간이 지날수록 그를 향한 국민의 관심과 인기는 더욱더 올라만 갔습니다.

길 가던 중학생들에게 사진해주는 문재인 부산사상구 출마자


제가 사람들이 싫어하는 정치관련 글을 매일 쓰는 사람이지만, 이 한 장의 사진은 저를 흐뭇하게 그리고 기쁘게 만들었습니다. 지나가던 중학생들이 ' 전 아저씨가 누군지 알아요. 사인해줄 수 있어요?'라며 문재인 이사장에게 사인을 요청했습니다. 중학생들이 문재인 이사장을 알아본 가장 큰 이유는 방송일 것입니다. 

[정치] - '문재인'을 '문제일'로 만든 힐링캠프

SBS 힐링캠프에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도 함께 출연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박근혜 위원장에게 지나가던 아이들이 사인해달라고 했다는 이야기는 못 들어 봤습니다. 경호원 때문에 아이들이 그녀에게 사인을 해달라고 하지도 못했을지 모르겠습니다.

정치인 문재인을 저 중학생 아이들이 잘 알고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아래 사진을 보면 아이들이 그저 방송 때문에만 좋아한다고만 단정 짓기는 어렵습니다.

'운명'의 저자를 꼭 만나겠다고 찾아온 아이

초등학생 아이가 자기 용돈으로 운명을 사서 읽고, 저자를 꼭 만나겠다고 '문이열린 캠프'에 찾아왔습니다. '정말 다 읽었어?'라고 문재인 이사장이 물어볼 정도로 아이는 어렸습니다.

저 아이가 문재인의 운명을 자기 용돈으로 (책 가격이 꽤 셌는데 ㅠㅠ) 사서 다 읽었다는 사실 하나로 전국의 수많은 초등학생이 문재인을 좋아한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저런 아이가 한 명이라도 있다는 사실은, 문재인 이사장이 보여준 모습이 기성 정치인의 기존 이미지와 다르다는 사실을 엿볼 수가 있습니다.

봉하마을에 찾아 온 아이들과 만나는 노무현 대통령 출처:노무현 재단


문재인의 친구 노무현 대통령도 아이들을 참 좋아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있던 그의 모습을 보면 가식도 별로 없고, 아이들도 대통령 노무현보다 할아버지 노무현으로 인식했습니다.

아이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모습은 정치인이 가진 덕목으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저는 봅니다. 아무런 투표권이 없는 아이에게도 친절하다면 유권자에게는 얼마나 더 친절(?)하겠습니까?

아무런 정치적 배경도 이해관계나 로비도 필요없는 순수한 마음과의 교감이 있는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이사장의 모습은 그들이 가고자 하는 길이 어떤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 누군가에게는 자랑과 기쁨이 되는 문재인

정치블로거로 살아가지만, 정치인과 찍은 사진이 단 한 장도 없습니다. 정치인과 사진 찍는 부류는 딱 2가지입니다. 액자에 넣어 자신이 정치인과 친하다고 과시하거나 친구와 가족에게 자랑하고 싶거나..

만약 정치블로거인 제가 정치인과 사진을 찍는다면 그것이 좋은 의미로 남는 경우는 별로 없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이명박 대통령과 사진을 찍어 트위터에 올린다면 어떻게 될까요? 상상도 하기 싫을 정도이면서 나중에는 블로그를 폐쇄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만나는 시민들과 셀카찍는 문재인 부산 사상구 출마자

부산 사상구에서 거리 홍보를 하고 다니는 문재인 이사장은 유독 시민으로부터 많은 셀카촬영 요청을 받습니다. 저들이 나는 문재인 이사장과 친하다고 과시하려고 셀카를 찍는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저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과 사진을 찍었다고 가족과 친구에게 자랑하려고 하겠죠.

여러분은 국회의원 299명이나 대한민국의 수많은 정치인 중에서 함께 사진을 찍고 싶은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있습니까?

제 아내는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와 만나고 싶더군요. 단지 시사토론에 나와서 여자이지만 너무 똑똑하고 멋있었다는 단순한 이유로 (그런 아내지만 통합진보당이 뭔지도 모릅니다). 그렇습니다. 누군가와 사진을 찍고 그를 만나고 싶다는 것은 그들이 가진 삶과 모습을 좋아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대한민국 정치인 중에서 골라 사진을 찍으라고 했을 때 쉽게 고를만한 사람이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것은 그만큼 대한민국에서는 정치인이 욕을 먹고 우리의 삶을 피폐하게 만드는 주범으로 인식되기 때문입니다.

전역하는 전경과 기념촬영하는 노무현 대통령 출처:봉하마을

파티가 있을 때마다 차출돼 서빙을 했던 전경이 전두환에게 가서 오늘 전역하는데 기념사진을 찍고 싶어할 수 있을까요? (물론 그런 요구도 받아들이지 않겠지만).

세상에는 누군가와 사진을 찍고 싶어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과 그 사람과 사진 찍기를 거부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러나 정치인이라면 이권 개입이나 정치적 이해관계, 어떤 기념식 이외에 순수하게 사진을 찍고 싶은 사람이 많다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문재인 이사장을 떠나 대한민국 정치인들이 지나가는 시민들로부터 함께 사진 찍자고 요청받는 일들이 많아지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 문재인이 가진 치명적인 매력

블로거 모임이나 시사 관련 누군가를 만나면 꼭 받는 질문이 있습니다.

'문재인 이사장이 왜 좋으세요?'

정치적으로 문재인 이사장이 말하는 정책이나 그의 지난 참여정부 시절 정책을 모두 찬성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문재인 이사장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인간성입니다.

정치인을 조사하다 보면 참으로 치졸하고 더러운 경우가 많습니다.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될 수 없는 일들이 부지기수로 나옵니다. 그러나 문재인 이사장은 보면 볼수록 조사하면 조사할수록 놀라운 일들을 많이 발견합니다. 그것이 바로 제가 문재인 이사장을 좋아하는 이유입니다.

단골 블*클럽에서 직접 머리를 감는 문재인 부산 사상구 출마자

문재인 이사장은 단골 블루클럽에서 머리를 깎습니다. 블*클럽은 남성 전용 미용실로 가격이 저렴한 대신에 자신이 직접 머리를 감고 마무리를 해야 합니다. (설마 블*클럽이 정치인 테마주로 바뀌지는 않겠죠? ㅠㅠ)

노무현 대통령을 좋아했던 사람은 그의 소박함과 소탈함이었습니다. 알다시피 '검소함'하면 문재인 이사장도 만만치 않습니다. 청와대 수석 비서관 시절에도 오래된 자신의 중고 자동차를 끌고 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도대체 왜 저렇게 살까라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사실 문재인 이사장은 변호사 출신으로 나름 돈도 많이 벌었던 사람입니다.)

국민은 소박한 대통령을 좋아합니다. 사실 박정희도 막걸리 마시는 장면으로 국민에게 서민 대통령이라고 아직도 우려먹고 있습니다. (막걸리 마시는 사진 몇 장찍고 청와대에 와서는 시바스리갈 양주에 여자끼고 살았던 모습은 전혀 나오지 않았지만)

그렇다면 왜 국민은 소박한 대통령, 검소한 대통령을 좋아할까요? 그것은 위정자가 국민의 삶을 이해하고 국민과 함께 고통을 덜어주려고 애를 쓰는 모습을 원하기 때문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서민을 강조하지만, 국민은 그의 말을 믿지 않습니다. 그가 가진 재산을 내놔도 믿지 않습니다. 그것은 그의 가족들이 보유하고 있는 엄청난 재산이 아직도 파악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겉으로만 서민이라는 립싱크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치] - 노무현 아들은 재산공개,왜 MB 아들은 거부?


서기호 판사의 재임용 탈락이 왜 문제가 될까요? 정치적으로 모든 것을 해석해서 자신의 말을 잘 듣는 사람만 사법,행정,입법부에 집어넣으려는 독재자들의 행동이 국민에게는 하등의 도움이 되지 않는 해악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은 노무현때문에 문재인이 떴다고 그를 바라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문재인이 힐링캠프에 나오기 전에는, 문재인의 운명이 출판되기 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문재인을 노무현의 친구로만 봤습니다.

그러나 이제 문재인을 새롭게 보고 있습니다. 그것은 노무현 대통령의 소박함과 검소함, 그리고 솔직함을 그에게서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노무현 대통령의 친구이고 그의 그림자였다고 사람들이 무작정 문재인을 좋아했을까요? 그가 과거의 삶을 조사하면 다 나오는 세상에서 문재인에게 추악한 삶이 있었다면, 조중동부터 그의 인간적인 잘못을 샅샅이 파헤쳐 기사로 벌써 내보냈을 것입니다.

문재인이 앞으로 어떻게 길을 갈지는 아직도 계속 바라보고 감시(?)해야 합니다. 그러나 현재까지 그의 삶을 보면 여타의 정치인보다 검소하고 소박하며 상식적인 길을 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문재인 부산 사상구 출마자에게 먼저 인사하는 유치원 꼬마들과 거리 인사 중 배고파 호떡먹는 문재인 이사장 출처: 문재인 트위터 @moonriver365



존경받는 정치인이 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국민을 먼저 존경하고, 그들을 향해 자신의 몸을 낮추면 됩니다. 그리고 상식적으로 보통 사람처럼만 살면 됩니다. 어떻게 보면 참 쉽습니다. 그런데 이런 모습이 정치인에게는 어렵습니다.

대한민국 정치인들은 국민보다 공천권과 청와대를 존경하고 그들을 향해 납작 몸을 낮춥니다. 그리고 보통 사람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위장전입,탈세,부동산투기,병역면제를 거뜬히 하고도 잘 살아갑니다.

문재인 이사장의 인기가 높아지는 이유를 자꾸 노무현 대통령에게서만 찾지 말고, 그가 지나온 삶으로 시선을 돌리면 쉽게 이해될 수 있습니다.


이 사진이 연출된 사진일까요? 물론 자원봉사자가 옆에서 연신 셔터를 눌러대면서 사진을 찍었을 수 있었겠지만, 저 사진을 위해 일부러 문재인 이사장이 추운 날 조심스럽게 걷는 할머니를 도와주지는 않았다고 봅니다. 

요새 국민들은 연출된 서민홍보 사진이나 말뿐인 정치인의 실체를 파악하는 눈과 귀가 열렸습니다. 그래서 거짓된 모습으로는 그들에게 다가갈 수가 없습니다. 언젠가는 들통이 나기 때문입니다.

노무현의 친구 문재인에게 정치하라고 요구했던 것이 아닙니다. 썩어빠지고 비상식적인 정치에서 제발 상식적인 사람이 나오길 기대하면서 찾다 보니 문재인 이사장이 눈에 들어왔을 뿐입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풍기는 향기가 있습니다. 아무리 명품 향수를 뿌려도 그때뿐이지 인위적인 향기는 금방 날아갑니다. 문재인 이사장의 향기를 맡은 사람은 그에게서 상식적인 사회를 만들 수 있는 치명적인 매력을 느꼈습니다. 그가 가진 희망의 향기가 더 많은 사람에게, 그리고 언제나 지속하기를 꿈꾸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