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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문재인은 왜 TV조선 인터뷰를 거절했는가?


TV조선 기자가 문재인 노무현 재단 이사장에게 인터뷰를 거절한 사건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문재인 노무현 재단 이사장을 취재하려고 부산 문재인 이사장 캠프에 간 TV조선 김미선 기자는 세시간을 기다렸는데 인터뷰를 간단히 거절당했다며 트위터에 자신의 심경을 밝히면서 시작됐습니다.


김미선 기자는 트위터에서 본인은 절대로 '무례한 요청'을 한 적이 없었고, 간단한 소감만을 물어봤다고 주장했습니다. 당시 그녀는 질문한 시점이 중간의 쉬는 시간과 행사 마무리 무렵이었고. 그렇게 과한 인터뷰는 아니었다고 항변했습니다. 

TV조선 김미선 기자가 취재한 방송화면 출처:TV조선 화면갈무리


그녀가 촬영한 방송 (조선링크는 항상 주의 요망)을 봐도 조선 특유의 왜곡 보도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TV조선 김미선 기자는 문재인 이사장과의 인터뷰 실패 요인을 아랫 글을 통해, 한번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 종편 도둑인터뷰에 화들짝 놀란 사람들

중앙종편은 1월12일부터 14일까지 '직격인터뷰'라는 제목으로 민주통합당 당대표 경선에 나선 9명의 후보들을 인터뷰(?)한 뉴스를 보도했습니다.

jtbc가 보도한 직격인터뷰 장면 출처:jtbc 화면 갈무리


그런데 민주통합당 경선 후보들의 인터뷰 영상은 고작 1분 30초 내외였습니다. 여기에 전체 영상이 1분30초대였고 실제 영상은 30초를 넘지 않았습니다. 그것이 인터뷰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또한, 화면을 보면 알겠지만 화면에 나오는 인터뷰 장소가 통로입니다. 사람들이 지나가는 통로에서 무슨 '직격인터뷰'라는 제목처럼 제대로 된 인터뷰가 나오겠습니까?

사실 조중동종편에 대해 야권 인사들은 인터뷰와 출연거부를 밝힌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중앙종편의 인터뷰에 출연했습니다. 어떻게 이런일이 나올 수 있었을까요?

중앙종편과 인터뷰를 당한 후보자 6명은 (나머지는 인터뷰도 없이 화면만 내보냈음) 어수선한 시간과 장소에서 중앙종편기자가 자신을 밝히지 않고 무작정 카메라와 마이크를 들이댔기 때문에 몰랐다는 답변을 했습니다.

즉 이들은 중앙종편 기자의 '도둑 인터뷰'에 당했던 것입니다.

■ 조선일보의 왜곡부터 반성해야

TV조선 김미선 기자는 혹시 '나는 중앙종편이 아니다.그래서 자신의 인터뷰를 거절한 문재인 이사장의 인터뷰 거절의 요인은 아니다.'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조선은 그동안 수없이 많은 언론왜곡을 자행했던 언론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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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는 각종 사건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진실을 담아 보도할 의무가 있는 언론사지만, 항상 왜곡보도를 일삼았습니다. 사건뿐만 아니라 인터뷰를 왜곡하는 일도 부지기수였습니다.

2010년 조선일보 1면에 실린기사, 사진에 나온 인터뷰 당사자는 자신의 말이 왜곡됐다고 항의 출처:조선일보

조선일보의 인터뷰에는 두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첫째는 자신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하면 기사에는 '관심이 없다','흥미가 없었다','대부분의 사람은 그 일과 무관하다'라는 식으로 물타기를 합니다.
두 번째는 전체 인터뷰 중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말만 적습니다. 예를 들어 '나는 **과는 관계가 없다'는 말은' **과의 관계를 주목하고 있다'라는 기사로 둔갑합니다.

이처럼 조선일보 인터뷰의 행태는 늘 문제와 왜곡을 일삼은 상황에서 TV조선 김미선기자가 자신의 방송은 객관성을 유지하고 있기에 괜찮다고 주장하는 것은 데스크의 힘이 막강한 언론의 속성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별로 수긍할 수 없습니다.

지금 TV조선 김미선 기자의 인터뷰 요청을 문재인 이사장이 거절했다고 이를 호응해주는 사람이 별로 없는 이유는 지금 시청률 0%대의 종편의 현실과 그동안 조선일보의 왜곡을 기억하기 때문입니다.

기자가 속해있는 언론집단이 과연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부터 먼저 반성해야 하는 것이 김미선 기자의 몫이 아닐까요?

■ 인터뷰를 제대로 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가?

가끔 저에게 인터뷰하자고 하는 정치인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안 갑니다. 아니 못 갑니다. 그것은 인터뷰 기사가 제일 어렵고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모든 언론사에서 인터뷰 기사는 선임기자 내지는 부장급 등이 인터뷰를 합니다.

인터뷰 당사자의 말을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옮기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늘 인터뷰라는 말이 붙은 기사는 누가 인터뷰를 진행했는지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번 사건을 옆에서 지켜봤던 시사인 천관율 기자는 트위터에서 객관적인 상황을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천관율 기자는 당시 상황이 인터뷰할 수 있었던 상황은 아니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카메라가 문재인 이사장을 근접 촬영하고 있다는 모습에서, 기자인 자신도 황당했고 취조느낌까지 받았다고 트위터에서 말했습니다.

여기서 아까 TV조선 김미선 기자는 분명히 간단한 소감이라고 이야기했는데 천관율 기자는 거의 취조느낌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기자가 이런 느낌을 받을 정도라면 어떤 상황인지 짐작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도둑 인터뷰'처럼 상황을 억지로 만들 수는 있었겠지만, 과히 인터뷰 상황이 아닌데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고 문재인 이사장이 비난받아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측에서 올린 관련 사건에 대한 내용입니다.

문재인 이사장 인터뷰 거절 관련 알림 모 언론사 기자가 문재인 이사장을 세 시간 기다렸는데 인터뷰를 거절당했다는 트윗을 올렸습니다. 이와관련된 정확한 내용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애초, 이번 문 이사장의 일정은 트친들과의 대화의 시간이었습니다. 즉, 설날을 맞이하여 고향에 내려온 트친들과 만나는 시간이었습니다. 아울러 취재를 원하는 언론에는 인터뷰를 하지 않는다는 점을 미리 말씀드렸으며, 보도자료 등도 배포하지 않았고, 트윗으로만 홍보를 했습니다.

해당 기자에게도 사전에 그 점을 충분히 알려드렸습니다. 언론 인터뷰는 하지 않을 예정이니 괜한 수고를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입니다. 행사 하루전에 캠프의 공보 담당자와 직접 전화통화까지 하였습니다.

하지만 해당 기자는 일방적으로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트친들에게 싸인을 하는 와중에도 카메라를 대며 인터뷰를 요청했고, 엘리베이터를 타는 문 이사장의 문을 가로 막으면서까지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인터뷰를 거절한 것이 아니라 언론사의 일방적이고 무례한 요구가 있었다는 것이 보다 정확한 사실이라고 생각됩니다.




인터뷰하려면 인터뷰를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거나 약속을 잡고 가야 합니다. 그런데 문재인 이사장은 TV조선의 인터뷰 요청을 미리 거절했습니다. 즉 취재는 허용하되 멀리서 트위터 친구들이 와서 만나는 자리이므로 사전에 인터뷰는 하지 않기로 했었습니다.

TV조선 김미선 기자의 인터뷰 요청은 처음부터 사전에 없기로 한 약속인데 그것을 지키지 않았다고 김미선 기자는 오히려 언론에 대한 문재인 이사장의 과민반응을 탓합니다.

'문이열린 캠프'에 매일 출근하는 문재인 이사장이 꼭 하는 일이 있습니다. 오후 1시30분부터 1시간 동안 꼭 손님들을 만나는 일입니다. 즉 어떤 언론사 인터뷰나 행사보다 그를 찾아오는 사람을 만나는 일을 매일 하루도 거르지 않고 하는 것입니다. 문재인이라는 사람에게는 '정치인과의 만남' 또는 '언론플레이'보다 자신을 만나러 온 사람이 더 중요하다는 증거입니다.

문재인 이사장이 TV조선의 인터뷰를 거절한 것은 조중동이라는 언론에 대한 불신이나 '도둑 인터뷰'와 취조와 같은 취재에 대한 반감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멀리서 자신을 찾아온 트친을 위한 배려와 그들을 먼저 챙기는 마음,그리고 인터뷰를 하지 않기로 한 약속을 지킨 것뿐입니다. 사람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원칙을 지키려는 사람에게는 한 마디의 인터뷰보다 '사람사는 세상'이 더 소중했습니다.

(참고로 TV조선 김미선 기자를 비난하려는 글도 아니고, 조중동때문에 김미선 기자가 싸잡아 비판받는 것이 옳다는 글이 아닙니다. 김미선 기자가 자신의 언론사를 왜 사람들이 싫어하는가를 인식하고 문재인 이사장은 '사람'을 더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