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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미디어/블로그후원

2011년10월 블로그 후원 이야기



정신없이 하루하루 글을 쓰다 보니 어느덧 10월 한 달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이번 달에도 제가 블로그에 찾아오시는 모든 구독자분들과 후원자 여러분에게 해 드릴 것은 열심히 글을 쓰는 일과 제가 어떻게 10월을 살았는지 알려 드리는 일 이외는 없는 것 같습니다.
 
2011년 10월, 블로거 아이엠피터는 어떻게 살았는지 알려 드립니다.

■ 블로그 후원자 명단

블로그 후원자는 후원계좌로 후원해주는 분들과 오마이 뉴스 블로그 뉴스 위젯에 달린 블로그 후원,오마이 뉴스 기사를 송고했을 때 후원해주시는 분들로 구분됩니다.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0월에는 오마이뉴스에 직접 기사를 올린 탓에 기사 후원하기로 많은 분들이 후원을 해주셨습니다. 늘 강조하지만 저는 금액에 상관없이 저분들 모두가 신기할 때가 더 많습니다. 저의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이 제 글만 읽고 저에게 선뜻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 소중한 돈을 보내준다는 사실이..

경제적인 부분에서 후원금과 블로그 후원 위젯이 참으로 많은 보탬이 되고 있습니다. 사람이 간사해서 그런지 이런 부분에서 의지가 되는 경향은 어쩔 수가 없나 봅니다. 그러나 항상 우리 가족은 감사함을 지니고 살고 있습니다. 지금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서도 글을 썼던 기억이 있기에....

후원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 다음뷰 전체 랭킹 2위

9월에 이어 이번 10월에도 다음뷰 전체랭킹 2위로 마감을 했습니다. 시사 블로거 중에서 전체 랭킹 2위는 보기 드문 일인데 두 달 연속 2위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오로지 블로그 후원과 구독해주시는 분들 덕분입니다.

저도 사람인데 매일매일 하루에 한편씩 글 올리기가 쉽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저의 글을 읽어주시고 후원해주시는 분들을 생각하면 아무리 졸려도 밤을 새우던지, 아니면 새벽 4시면 일어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힘들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사람을 지탱하는 힘은 결국 사람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다음뷰 베스트:두려웠던 10.26재보궐 선거

이번 달에는 31개의 글 중에서 27개의 글이 베스트에 선정되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엄청 베스트로 선정되었다고 할 수 있겠지만, 저는 그만큼은 했다고 자부합니다. 그것은 교만이 아니라, 다음뷰 열린편집이 공정한 룰대로만 하면 베스트에 선정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선거를 통해 정치 섹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이유도 있었겠지만, 추천수와 조회수는 항상 높았습니다. 그러나 알다시피 청와대에 계신 분들과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를 비판하는 글은 추천수와 조회수가 아무리 높아도 베스트가 안 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다음뷰의 베스트는 다음뷰 랭킹에 막대한 영향을 끼칩니다. 베스트에 연연하는 모습이 아니라, 제가 쓴 글에 대한 공정한 평가를 받고자 하는 일은 블로거로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살고 있습니다.

10.26재보궐 선거 기간에 나경원 후보를 비판했던 글이 선관위에 규제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한나라당 논평에서도 모블로거 운운하는 통에 겁이 나기도 했습니다. (물론 아내는 글 쓰지 말라고 계속 애원했지만 ㅠㅠ)

그러나 잡혀가도 후원자분들이 있다는 막무가내 정신으로 밀고 나갔습니다. 어쩌면 내년 총선과 대선은 더 힘들어질 수 있겠지만, 그래도 조금씩 마음을 더 단단히 무장하면 당당히 글을 쓸 수 있다고 믿고 살아갑니다.


■ 8개월 만의 육지 나들이

제주에 살다가 8개월 만에 육지에 나갔다 왔습니다. 추석 때도 가족을 보지 못했기에 15년이 넘은 차에 아이들 짐을 바리바리 싸서 성산포에서 배에 차를 싣고 장흥 노력항으로 떠났습니다.

광양 처가와 천안 처남집, 서울 본가를 거쳐 다시 제주도로 오기까지 2주가 걸렸는데, 그 시간 동안 한 번도 글을 빵꾸내지 않고 쓰도록 아내가 옆에서 아이들을 많이 챙겨주고, 서울 본가에 가서도 며느리 역할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오랜만에 서울에 갔지만 12월에 에스더 돌과 가족 행사 준비로 블로거들이나 지인들을 보지 못하고 와서 많이 아쉽지만, 가족들을 만나고 제주 촌구석에 있던 요셉이에게 지하철을 타게 해보고, 과천 서울랜드도 구경시켜 줄 수 있어 즐거웠습니다.

보일러가 고장 나 물을 데워 겨우 샤워하며 사는 제주도 집에 비해 서울 본가의 욕실에만 들어가면 환장하는 아이들을 달래느라 힘들었지만 그래도 서울에서는 살고 싶지 않았습니다. 꽉 막힌 도로에 매연, 그리고 엄청난 물가 덕분에 제주도에 사는 제가 너무 행복하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장시간 운전과 차가 오래돼서 걱정했지만, 무사히 잘 다녀왔고, 이렇게 육지 나들이를 할 수 있었던 경제적 도움도 블로그 후원자분들 덕분이었기에 다시 한번 감사 드립니다.


■ 감동의 선물, 그리고 고마움과 자랑스러움

제주를 떠나면서 책을 두 권 선물 받았습니다. 한 권은 미스터브랜드 님의 'SUPER 직장인, 무엇이 결정하는가?'라는 책이었습니다. 미스터브랜드님의 댓글 이벤트에 응모도 하지 않았는데, 친히 책을 읽어보라고 하시면서 보내주셔서, 이 책으로 서울에 가서 직장에 다니는 후배에게 잔소리 좀 했습니다.

누군가의 경험을 책 한 권으로 얻을 수 있다면 얼마나 값지고 소중한지 직장을 떠나보면 알게 되는 것은 저만의 느낌은 아닐 것입니다.

다른 한 권은 예전부터 동네 도서관에 신청한 도서 '친일파는 살아 있다'라는 책입니다. 책을 대부분 도서관에서 빌려보고, 없으면 신청해서 강제로 읽고 사는 저에게 이 책은 정말 꼭 읽고 싶었던 책이었습니다.

책의 저자인 정운현 선생님은 친일 연구에서는 대한민국의 둘째가라면 서러운 분일 정도로 친일 연구에 매진하셨던 분입니다. 현대사와 친일파 관련 글을 쓰는 저에게 늘 중요한 자료들의 원저자셨던 분이 손수 책을 보내주셨기에 고마움과 자랑스러움이 마음속에 충만했었습니다.

아마 이 책을 토대로 조만간 친일파 관련 글들을 작성할 예정입니다.

서울에 도착해서 서울 본가에 엄청난 선물이 배달되었습니다. 바로 제 이웃블로거이시자 저의 소중한 후원자이신 분이 직접 구워주신 빵입니다. 원래는 아버님과 어머님, 그리고 요셉이와 에스더 위주로 주셨는데, 하도 맛있어서 제가 밤에 글을 쓰면서 엄청 많이 먹었습니다. ㅠㅠ

누군가에게 선물을 받는다는 것은 그저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마음의 향기를 받는다고 생각합니다. 10월에도 아름답고 행복한 향기에 취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어제는 에스더의 모유수유를 중단하는 첫날이었습니다. 덕분에 온 가족이 밤새 에스더의 대성통곡으로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밤중 모유수유로 이빨이 썩어간다고 의사의 처방으로 시작했지만 1살도 안 된 아이의 슬픈 울음소리는 아비의 가슴까지 아프게 하더군요.

어쩌면 세상은 하나의 성장을 위해서는 아픔과 고통을 수반해야 하는 구조인지 모르겠습니다. 글을 쓴다는 사실은 다른 가정처럼 좋은 집과 멋진 차, 그리고 비싼 음식을 포기해야 하는 삶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런 삶이라고 무조건 불행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해맑은 미소를 짓는 두 아이와 저의 글을 읽고 응원해주시는 많은 분들이 있기에 저는 2011년 10월에도 행복하게 글을 쓰며 살았던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