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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오세의 기적'을 일으킨 세후니의 무상급식 이야기




나 서울고등학교 2학년 짱 세후니야.

내가 나한테 기어오르는 아이를 밟고 내 쌈 실력을 의심하는 아이들을 말빨로 죽여주고, 짱으로 등극한지 일 년이 겨우 넘었는데, 요새 완전 내가 미치기 일보직전으로 살아가고 있어.내년에 뽑는 대한민국 고등학교 연합 짱에 나가야 하는데 연합짱이 아니라 2학년 짱에서도 물러날 수 있어 밥도 안 넘어가.

사실 이런 사태가 벌어지게 된 배경는 간단해.
내가 짱으로 등극했는데 학생회 간부 시키들이 모두 내가 소속된 한나라파가 아닌 민주파 애들이잖아.그러다 보니 내가 뭔 말을 해도 먹히지가 않아. 내가 짱인데 날보고 오라 가라 자꾸 하고, 내가 추진하는 학교 미화 사업에 자꾸 태클을 걸어버려. 그래서 확 내가 열이 받아 손을 봐줄려고 벼르고 있었어.그러다가 착하고 순진하고 열심히 공부만 하는 애들이 돈주고 사먹는 급식을 무료로 하자고 하더라고,그래서 기회는 이때다 싶어서 내가 짱으로 가오를 세우려고 난리를 쳤지.

'나 돈 없어,<학교 급식> 공짜로 주려면 난 학생회 출석 안할테니,너희들이 알아서 해'

이랬더니 민주파 애들하고 공부잘하는 애들이 들고 일어선거야,여기에 학생 애들도 날 의심의 눈초리로 보면서 일단 간부회 나오라고 하는데,내가 쪽팔리게 했던 말이 있지 그냥 걍 몇 달 동안 안 나갔어. 그리고 '무상급식은 학교를 망하게 하는 지름길이다'. '무상급식을 하려면 돈이 엄청 소요되기 때문에 할 수 없다'고 버텼어.

내가 자꾸 버티자 이젠 학교의 범생이 애들하고 그냥 존재감없는 아이들까지 나서는거야. 내가 요새 학교 미화 사업한다고 돈좀 많이 썼거든. 다 알잖아. 학교 연못 만들면 보기도 좋고, 나한테 떨어지는 돈도 솔직히 많아. 애들이 내가 이런 뒷돈 거래하고 '쓸데 없는 연못은 왜 만들었으며, 이 돈이면 무상급식 할 수 있었다'라고 자꾸 날 압박하잖아.

이렇게 개기는 아이들을 향해 내가 특단의 조치를 취했어

"무상 급식은 학교를 망하게 하는 길이니,의견을 수렴해서 우리 투표로 결정하자"

솔직히 무상급식을 투표로 하는 자체가 불법이야. 머 어때, 내가 짱이잖아. 그런데 문제가 생겼어.무상 급식 반대하는 아이들이 별로 없었거든.그래서 내가 평소에 돈 몇푼 주면서 부리는 꼬봉 아이들을 모두 불러다가 지시했어. 피켓좀 들고 학교에서 겁좀 주라고.이랬더니 꼬봉애들이 내 말대로 잘 하더군. 투표하자는 서명에 다른 학교 다니는 친구 이름도 넣고, 가짜로 학생증번호도 넣어서 만들었어. 선생들도 이렇게 불법으로 만든거 다 알면서 눈 감아주더군.알잖아.선생들도 대부분 내가 하라면 해야해,내가 짱이거든.

열심히 투표로 결정하자고 했더니, 이제는 이 투표가 '나쁜투표'라고 아이들이 항의 하잖아. 우리 사전에 합법이 어딨어, 그냥 밀고 나갔지, 그런데 이 투표에 참가하는 애들이 없으면 개표도 못하고 끝장이라고 하잖아. 큰일났다 싶어서 내가 학교 복도에서 학생들에게 속으로는 짜증이 나고 열받지만,아주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투표하자고 요새 사람들 많이 하는 1인 시위를 했어.


난 내가 학교 복도에 나가면 아이들이 모두 날 보고 환영할 줄 알았는데. 어라 이게 웬걸 모두 날 보고 피해버리네, 방송부 애들 델꼬 가서 사진을 찍어 홍보좀 하려고 했는데 이게 문제였나봐.그래서 방송부 애들 저리로 가라고 버럭 화좀 내고 다시 나섰는데 그래도 애들이 날 피해버려,아니 쉬는 시간에 한꺼번에 몰려 나오는 애들이 그 좁은 복도에서 날 피해 가더군,흡사 모세의 기적처럼 사람들이 쫘악 갈라지더군.내가 '오세의 기적'을 일으키는 사람인가봐.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요새 사람들에게 인기있는 '소셜테이너'라고 불리는 여진이같은 아이를 하나 급하게 섭외했어.


상원이라고 한 때 학교 연극반에서 '모래 사장'이라는 연극도 했던 잘 나가던 아이야. 외모도 좋고, 사람들이 애를 딥따 좋아하거든. 그런데, 애들은 모르겠지만, 이 시키 한나라파에 가입하려고 얼마나 아부하던 늄인데. 그리고 맨날 나처럼 짱을 해보고 싶다고 징징대서 내가 학교 홍보대사로 임명해줬어. 그래서 그런지 내가 복도에서 하던 1인 시위가 불법이라고 경고 받은 다음 날 바로 나가라고 했더니 쪼로로 나가서 잘 서 있더라구.

상원이에게 내가 단단히 입조심 시켰어.

"넌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다.학교의 미래를 위해 홍보대사로 자유롭게 의사를 표현하는 중이다.누가 물으면 꼭 그렇게 대답해라."

그런데 이 시키가 까라면 까야지 꼭 토를 다는 거 있지.

"세후니야, 너 잘되면 나도 인촌이 형님처럼 학생 연합회 일진 시켜주는거지?"

암튼 짱이 되면 떨어지는게 많으니 보기와는 다르게 이런 시키까지 꼭 일진하려고 난리치니 문제야,하기사 일진되면 좋은게 무지 않아. 일단 학교 연못처럼 요런 공사 한 두개 하면 돈도 나오고, 일진에서 잘만하면 대한민국 고등학교연합 짱까지도 올라갈 수 있거든. 내 바로 윗 선배 맹박이 형님이 바로 그런 케이스야. 그래서 나도 서울고등학교 짱에서 내년 학교연합 짱까지 나와바리를 넓히려고 이번에도 맹박이 형님에게 손을 내밀었지. 그랬더니 맹박이 형님이 오셔서 손도 잡아주고 그랬는데, 오히려 이게 불법이라고 아이들이 나서대는 바람에 산통 다 깨졌어


요새 가뜩이나 힘든데 비까지 와서 학교 운동장하고 아이들 기숙사에 물이 차서 물난리가 났잖아. 그랬더니 애들이 날보고 '오세이돈'이라고 자꾸 비꼬고 투덜대고 지랄이야. 확 선도부 애들 풀어서 잡을까 하다가 많이 참고 있어.

옛날 울 일진 선배였던 승만이 아저씨,정희 삼촌,두환이 형님때였으면 상상도 못 할 일이지.진짜 요즘은 일진 해먹기 힘들어,그 시절이 좋다고 자꾸 형님들이 이야기할 때면 나도 참 부럽더군.

내년 고등학교 연합짱에 나가지 않겠다고 해서 일단은 숨통을 막아났는데, 된장같으니 날보고 학교 짱에서도 물러나라고 하잖아. 내가 그럴 줄 알고, 한나라파 애들한테 도와 달라고 애들좀 풀어달라고 했는데, 승민이 이 시키가 나혼자 죽으라고 애들을 안 보내주고 있어. 내가 짱에서 쫓겨나면 한나라파도 끝장이라나 모라나.암튼 승민이 이 시키는 그네누님에게 착 달라붙어서 맹박이 형님한테 개길때부터 내가 알아봤다니까. 그래서 내가 꼬봉들 시켜서 승민이 시키 나가라고 시위좀 하라고 했어.

솔직히 애들 밥값 얼마나 되겠어.내가 학교 연못 사업 안했으면 애들 밥값 다 낼 수도 있지. 근데 자꾸 그런식으로 애들한테 학교돈을 정상적으로 쓰면 내가 짱으로 살아갈 수 없어.짱이라면 명색이 학교 리모델링하면서 돈도 받아야해.내년 고등학교 연합 짱에 나가려면 돈이 무지 필요하거든.

내가 애들이 라면을 먹건, 배고파 뒤지건 뭔 상관이야, 나만 잘먹고 잘 살면 되지. 암튼 요샌 애들이 너무 똑똑해서 탈이야. 오늘이 고비야, 오늘까지 나보고 학교 짱에서 물러날 것인지 알려달라고 하는데 무어라 말할지 가뜩이나 돌대가리라서 머리가 아파.

일단 투표에 지면 학교 짱에서 물러난다고 해놓고, 안 되면 나중에 반성문 많이 썼다고 둘러대고 또 애들 풀어가지고 짱으로 나오면 되지, 애들이 닭대가리라서 기억도 못하고, 나중에는 별로 신경도 안 써,지들 공부하기 바쁘잖아. ㅎㅎㅎㅎ

강남에 사는 애들하고 한나라파 애들만 잘 잡으면 끝이야. 나머지 애들은 겁 한번 주고, 방송부 애들 시켜 말빨만 세우면 다 따라오게 되어 있어. 그러니깐 울 학교가 똥통 학교 소리 듣잖아.암튼 잘 버티고 내년에 학교연합짱으로 나가서 제대로 한번 해먹어야겠어,맹박이 형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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