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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

소셜커머스 '티켓몬스터' 먹튀논란이 씁쓸한 이유.



지난주 소셜커머스 업체 관련 뉴스 중에서 눈에 띄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현재 국내 소셜커머스 1위-2위를 다투는 티켓몬스터가 세계 2위 업체인 '리빙소셜'에 매각이 된다는 소식이었습니다. 티켓몬스터 신현성 대표는 "리빙소셜과 만남은 가졌지만, 매각이 아닌 투자 유치를 위해서였다"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신현성 대표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일부 언론들은 구체적인 정황을 들면서 티켓몬스터의 매각설을 연일 보도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티켓몬스터의 매각설이 어떤 의미인지 살펴보겠습니다.

티켓몬스터 신현성 대표, 티켓몬스터 매각하면 단숨에 1,500억 원 돈방석

만약 티켓몬스터가 '리빙소셜'에 매각이 된다고 하면 신현성 대표는 무려 1,500억 원의 현금을 갖게 됩니다. 현재 티켓몬스터가 상장되었을 경우 증권사 쪽에서는 기업가치를 3,000억 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티켓몬스터의 주식 보유 현황을 살펴보면,신현성 대표가 50%, 미국계 벤처캐피탈인 인사이트벤처파트너스가 약 24%, 국내 벤처캐피탈 스톤브릿지캐피탈이 약 9%를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는 직원들이 나눠 갖고 있습니다.

지난번 티켓몬스터가 코스닥 시장을 위해 기업가치를 조사했을 때 3,000억 원이 넘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지분 50%를 보유한 신현성 대표는 티켓 몬스터가 매각되면 1,500억 원이 벌게 됩니다.

티켓몬스터 신현성 대표는 매각설을 부인하고 나섰지만, 실제로 소셜커머스 업계 내부에서는 신현성 대표가 매각 이외는 방법이 없어서, 결국 매각을 한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또한 티켓몬스터는 투자유치를 비롯한 매각설이 항상 나왔기 때문에 시기의 문제이지,언젠가는 매각이 된다고 보는 견해도 많습니다.

티켓몬스터, 왜 매각할 수밖에 없는가?

티켓몬스터는 인지도 면에서 소셜커머스 1위 업체입니다. 그러나 티켓몬스터가 매각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돈 때문입니다. 즉 아무리 잘 나가는 기업이라고 해도, 회사에 돈이 없습니다.


티켓몬스터의 6월 매출액을 보면 230억 원입니다. 매출 규모로 보면 기업이 설립된 지 채 2년도 안 된 업체치고는 놀라운 금액입니다. 그러나 속사정은 그리 밝은 편은 아닙니다.

티켓몬스터가 매출액 230억 원을 올렸어도, 실제 수익은 15-20%의 수수료에 전적으로 의지합니다. 230억 원 매출로 계산하면 15% 수수료 금액은 35억 원가량 됩니다. 그러나 현재 티켓몬스터가 진행하는 마케팅 비용은 거의 30억 원이 육박합니다. TV 광고비가 10억 원이고 네이버를 비롯한 포털 사이트 메인에 연일 노출되는 광고비가 천문학적인 숫자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회사 운영비와 직원 급여를 빼면 진짜 수익은 마이너스라고 보는 견해가 많습니다.

티켓몬스터는 매출액만 공개하고 영업이익이나 지출되는 마케팅 비용을 전혀 밝히고 있지 않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비용이 지출되는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마케팅 비용이 과다 지출되기 때문에 티켓몬스터는 TV 광고도 지난달부터 중단했고, 미국 실리콘밸리 뱅크에서 60억 원의 자금을 15%의 고금리로 빌렸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티켓몬스터 측은 150만 달러만 차입했다고 밝힘>

신현성 대표는 매각설을 부인하면서 광고비가 줄어들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지만, 지금 쿠팡,위메프를 비롯한 타 업체에서는 TV 광고와 온라인,오프라인 광고에 돈을 쏟아붓고 있습니다.티켓몬스터가 뚜렷한 마케팅 대안이 없다면, 결국 자금력이 부족한 티켓몬스터 처지에서 매각 이외에는 방도가 없다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입니다.

티켓몬스터 매각은 소셜커머스 업체의 문제를 보여주는 증거.

소셜커머스 업체가 우후죽순 수백 개로 늘어나면서 많은 폐단과 문제점을 발생시키고 있습니다. 소셜커머스라는 온라인 비즈니스 자체는 좋지만, 그 비즈니스를 끌고 가는 동력원이 자꾸 말썽을 일으키고 있는 상황입니다.

소셜커머스 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조건이 필요합니다.


좋은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사후 판매 서비스가 완벽하면, 회원수는 당연히 증가합니다. 회원들이 입소문을 내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지속적인 구매가 이루어지는 유기적인 체계가 잘 이루어지면 소셜커머스 기업은 성공합니다.

그러나 현재 수많은 소셜커머스 업체의 난립으로 상품 개발이 그리 쉽지가 않습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구매력 있는 상품 판매자들은 하루에도 수십개의 소셜커머스 제안서를 받고 있습니다. 상품선정이 치열해지면서 티켓몬스터를 비롯한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자사와 계약하면 1년간 타 소셜커머스 업체와는 계약하지 못하도록 계약서에 명시하기도 합니다.

티켓몬스터는 회원수 2백만 명을 자랑하지만, 소셜커머스 상품을 구매했던 소비자라면, 쿠팡,위메프 등에 동시 가입해 있는 상황입니다. 회원 관리를 잘한다고 하지만 판매 사후 서비스가 불만이면 고객들은 한순간에 떨어져 나갑니다.

인지도를 보면, 예전에는 SNS를 이용한 입소문 마케팅이 주가 되었지만, 지금은 오로지 광고뿐입니다. 네이버 메인 노출과 네이트온 채팅창 광고,TV 광고와 오프라인 버스,지하철 광고,거리 광고가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타사에서 전면광고를 하는 날에는 자사 상품판매가 부진하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어쩔 수 없이 다음 날에는 똑같이 전면 광고를 해야 합니다.

결국, 소셜커머스라는 비즈니스가 최저의 마케팅 비용으로 좋은 상품을 싸게 판매하는 취지는 온데간데없어지고, 광고= 매출액, 회원수 증가= 구매,이런 식으로 자꾸 덩치만 커지게 되었습니다. 이러다 보니 상품은 고갈되고,부실한 고객 서비스로 고객불만은 증가하고 있습니다.

초기 티켓몬스터는 호황을 누렸습니다. 상품 선정도 아주 쉬웠고,회원 확보도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소셜커머스업체가 소규모 자본으로 창업이 가능하다 보니 업체가 수백 개씩 난립하기 시작했습니다.여기에 국내 투자가를 등에 업고 자본력을 앞세운 기업도 생기고, 한국 업체가 자본이 많은 외국기업과 합쳐 무차별적인 광고를 하니 점점 어렵게 되고 있습니다.

소셜커머스가 황금알 낳는 거위가 아니라 황금알을 낳아야 하는 거위가 되어 버렸습니다.

티켓몬스터 매각은 먹튀인가?

많은 사람이 티켓몬스터의 매각을 먹튀라고 생각합니다. 실리콘밸리에서 살았던 저에게 '먹튀가 맞습니까?' 묻는다면 '먹튀 맞습니다' 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벤처기업 붐이 한창 일어날 때 묻지마 투자가 이루어졌고, 그 덕분에 된서리 맞은 사람도 많습니다. 여기서 먹튀의 기준은 바로 기술력입니다. 온라인 닷컴 비즈니스 붐이 일어났지만, 금방 수그러든 이유 중의 하나가 유사 비즈니스가 무한정 늘어날 수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후발 주자인 위메프가 에버랜드 입장권을 획기적인 가격으로 팔면서 하루 만에 엄청난 판매량과 높은 인지도를 얻었습니다. 쿠팡도 투자유치를 통해 규모가 확 늘어나면서 소셜커머스 1위 업체인 티켓몬스터와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티켓몬스터가 아무리 자신들만의 노하우와 기술력이 있다고 하지만 국내 소셜커머스에서 무차별 광고를 집행하고, 상품 수수료를 낮추면, 그리 어렵지 않게 소셜커머스 업체가 부각될 수 있습니다.이 말은 소셜커머스업체에는 획기적인 기술력이 필요 없다는 사실입니다.

2백만 회원을 담보로 매각하는가?

소비자들이 티켓몬스터의 매각설에 본노하는 이유는,기업 소유주인 신현성 대표는 1,500억 원의 부자가 되지만, 정작 티켓몬스터를 이용했던 2백만 명의 존재는 매각에서 그저 돈으로 환산될 뿐이라는 사실입니다. (실제로 소셜커머스 업체의 인수 합병시,회원수를 두당 계산하기도 합니다.)

티켓몬스터 매각설이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은 티켓몬스터 신현성 대표가 소셜커머스라는 업종을 활성화한 장본인이라는 사실입니다. 만약 티켓몬스터가 매각된다면, 결국 기업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기업 규모를 키우고 회원을 늘린 후 기업을 팔고 떠나면 그뿐이라는 선례를 남긴다는 점입니다. 

소셜커머스 업체의 문제점이 계속 증가하는 시점에서 서비스와 기업 개선이 아닌 매각을 통해 티켓몬스터가 외국기업에 팔린다면, 결국 그 피해는 소비자들이 모두 떠안는 수밖에 없습니다.

신현성 대표는 티켓몬스터를 절대 매각하지 않을 것인가?

티켓몬스터 매각설이 나돌면서 신현성 대표는 각종 언론에 매각설은 잘못된 소식이라고 강하게 부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몇 가지 근거를 제시해보자면

1. 영업이익의 적자.
2. 코스닥 상장까지 버틸 여력이 없음.
3. 외국 진출 등 다양한 사업의 무리한 확장.
4. 기업 가치는 지금이 최고의 순간.



티켓몬스터가 영업실적을 밝히지 않기 때문에, 세계 1위 그루폰의 영업실적을 통해 보겠습니다. 그루폰은 2010년 매출액이 7억 1,330만 달러였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4억 1,340만 달러입니다. 매출만 높았지, 실질적인 영업이익은 높지 않습니다.이는 소셜커머스 업체 거품론의 증거입니다.

티켓몬스터가 아무리 매출액이 높다고 해도 실제적인 기업 보유자산이 없는 것이 문제입니다. 올해로 창업 2년째 티켓몬스터가 여유 자금이 없어 동분서주하는 것은 소셜커머스 업계에서는 다 아는 내용입니다. 미국 실리콘밸리까지 가서 150만 달러를 차입한 사실만 봐도 지금 당장 티켓몬스터는 기업 여유자금이 너무 없습니다.

기업상장까지 최소 1-2년이 걸립니다. 그동안 티켓몬스터가 지분을 팔지 않으면 도저히 버틸 여력이 없다고 저는 봅니다.(신현성 대표가 자신의 지분을 판다면 모르지만) 여기에 말레이시아 소셜 커머스 1위 업체인 에브리데이닷컴을 인수, 말레이시아 시장 진출을 선언했으며, 올 하반기 업계 최초의 위치기반 서비스인 '티켓몬스터 나우'를 7월11일 출시합니다. 이런 다양한 사업을 충분한 자기자본을 가지고 하면 문제가 없겠지만, 오로지 투자에만 의존해서 강행한다면 기업은 흔들리기 마련입니다.

신현성 대표는 매각설을 일축하면서
"좋은 조건에 투자를 하겠다는 분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자금난을 겪을 이유가 없다.”라고 말했지만, 외국에서는 그루폰 영업실적 공개 이후에 소셜커머스의 거품론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또한, 국내 소셜커머스 업계에서도, 돈은 계속 들어가고, 영업 이익은 투자 대비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매각을 통해 투자금 회수에 나서고 있는 형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티켓몬스터가 영업실적을 공개하지 않으면 오히려 매각설을 부추기는 꼴이 될 수 있습니다.

현재 티켓몬스터는 충분한 기업가치를 평가받고 있습니다. 제가 볼 때에는 너무 거품이 있다고 생각도 들지만, 자본이 많은 투자가에게는 눈독을 들일만한 투자 대상입니다. 지금 매각을 한다면 신현성 대표에게 기업 상장보다 훨씬 큰 이익을 주겠지만, 1-2년이 지난다면 그리 좋은 결과를 보여주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신현성 대표는 그가 설립했던 '인바이트 미디어'를 구글에 매각했던 과거 경력을 통해, 자신이 설립한 회사의 가치를 언제 팔아야 이익을 얻을 수 있는지 충분히 알고 있을 것입니다.



무작정 구매하기보다,현명한 소비자로 살아가길.

티켓몬스터도 기업이고, 신현성 대표도 비즈니스맨입니다. 그가 자신이 투자하고 설립한 회사를 통해 이익을 얻는 행위를 비난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티켓몬스터가 매각되지 않으면 다행이지만,( 매각하지 않은 상태에서 티켓몬스터의 미래는???) 매각이 된다면 소비자들이 남아 있는 쿠폰의 이용과 서비스 측면에서 혼선을 빚을 수 있습니다.

난립하고 있는 소셜커머스 업체의 문제점의 일각에서는 소비자가 자신들이 구매하는 상품과 금액 대비 얼마큼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 꼼꼼하게 살펴봐야 할 책임도 존재한다고 봅니다. 즉 무조건 TV에서 광고가 나오는 기업이기 때문에 믿을 수 있다는 식의 생각은 위험한 발상입니다.

음식점으로 시작한 소셜커머스 상품이 지금은 의류,미용,학원수강,여행까지 다양해졌습니다. 무턱대고 싸다고 구매한다면 기업이 매각되거나 서비스 제공 주체가 바뀌면 곤란한 일을 겪는 것은 당연합니다.

기업이 소비자를 통해 돈을 버는 것처럼 소비자도 기업을 잘 이용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소셜커머스 관련 글은 작년 이후로 쓰지 않았습니다. 제가 볼 때에 소셜커머스 기업들의 정신이 초기와 다르게 변질하였기 때문입니다. 정치/시사 관련 글은 개똥철학 때문에 출처를 밝히고 펌을 허용했지만,그 외 글은 링크만 허용합니다. 제 글이 가끔 유료 리포트 사이트에 나오기 때문입니다.좋은 글이라 생각하신다면 추천만 한번 눌러주시면 고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