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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촛불집회 기폭제'아프리카'문용식의 정치 참여



나우콤 문용식 대표가 민주당 유비쿼터스 위원장으로 내정되었습니다. 나우콤 문용식 대표의 정치 참여는 언젠가는 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예견된 일이었습니다.나우콤 대표보다는 '아프리카 TV'로 더 유명한 문용식이라는 인물의 과거를 정리하면서, 왜 그가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손을 잡고 정치에 참여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문용식 나우콤 대표는 (이하 존칭 생략) 철저한 학생운동의 산증인이었습니다. 우리가 학생운동을 논하면서 ND,NL,CA,PD라는 단어를 듣게 됩니다. 학생운동의 성향과 노선에 따른 분류인데, 그 중의 ND (National Democracy) 노선의 중추 세력이 바로 문용식의 서울대 민주화추진위원회(이하 민추위) 입니다.

1983년 전두환은 학원자율화 조치를 하면서 학원가에는 시위를 막지 않는 등 유화국면으로 접어듭니다. 이 와중에 신민당이 제1야당으로 부각되면서 정치 참여에 대한 논쟁의 선상에서 민추위가 자신들의 노선을 담은 깃발을 발행합니다.

문용식은 1985년 깃발 사건으로 구속되는데,'광주학살정권퇴진운동'을 벌이던 민주화청년연합(민청련) 김근태 의장이 배후로 지목되면서 김근태는 무자비한 고문과 투옥을 당합니다.이런 일련의 거짓 용공 조작 속에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까지 발생하게 됩니다.

깃발 사건을 시작으로 문용식은 총 5년 1개월간 수감 생활을 했습니다.김근태 의장과의 아픈 기억 때문일까요? 문용식은 김근태 의장의 외곽조직인 한반도그룹의 사무총장이었습니다.

이처럼 문용식은 학생운동의 주요 사건 핵심인물이었으며,그가 정치를 지금에서야 선택한 모습에는 지난날 처절한 투쟁의 역사가 배경이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세대에서 젊은 사람은 대부분 모르는 PC통신이라는 존재가 있었습니다. 검은색 배경에 텍스트만 나오지만, 나름 지금의 게시판 형태처럼 사람들과 통신이라는 개념으로 소통했던 시대의 산물 중 하나입니다.

PC통신에서 천리안,하이텔,나우누리가 있었는데 이 나우누리가 바로 나우콤이 만든 작품입니다. 문용식은 대학원을 졸업하고 학생운동 전과자로 취업할 수 없어서 창업을 선택했는데, 그 시대에서는 탁월한 선택으로 승승장구하며 회사를 키워 나갔습니다.

인터넷이 나오면서 PC통신은 소멸하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나우콤도 1,100억 원의 적자를 보면서 문용식이 나우콤 대표를 맡습니다. 그는 적자 상태의 나우콤을 '피디박스'라는 인터넷 웹스토리지 사업으로 다시 회생시킵니다.

그가 유비쿼터스 위원장을 맡게 된 배경에는 PC통신 1세대 주자로 시작하여 20년 동안 다양한 인터넷 사업 영역에서 활발한 활동과 역량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촛불집회를 대중에게 전파하고 시민들의 참여를 이끈 두 개의 핵심축이 있었는데, 하나는 다음 아고라였고 두 번째가 아프리카 TV였습니다.아프리카는 나우콤이 만든 개인방송 플랫폼이었는데, 촛불 집회 당시 생중계를 통해 동시 3만명 이상 시청하며, 많은 사람에게 촛불집회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했습니다.

아프리카TV에서 방송되었던 촛불집회에 대한 괘씸죄일까요? 아니면 이명박 정권이 가진 태생적인 언론장악 정책일까요? 촛불 집회가 가장 뜨거웠던 6월 문용식 대표는 나우콤이 불법파일을 방치하고 있다는 혐의로 구속됩니다.

당시 영화제작자협회에서 웹스토리지 회사 10여 군데를 고소했습니다. 저작권법 위반은 대부분 불구속 입건이 관례였지만, 문용식은 구속 영장이 발부되어 구속되었고 한 달 뒤 보석으로 출소했습니다. 2009년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벌금 3천만 원을 선고받아 항소했고 2011년 1월에 벌금 1천만 원으로 감형 선고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저작권법을 떠나서 나우콤이 헤비업로더 단속과 수익분배를 막는 자정 노력을 한 상태에서도 다른 기업과 형평성에 어긋나게 구속까지 이루어졌던 전형적인 언론탄압이었습니다. 나우콤은 문용식의 구속으로 주가는 떨어졌고,세무조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문용식의 구속과 함께 이명박 정부는 인터넷상에서 조중동 광고 반대 카페 폐쇄와 네티즌 고소 등 사회 전반적으로 언론탄압을 강화하는 정책을 보여주었습니다.


2008년 촛불집회가 뜨거웠던 시점에서 네이버에서 아프리카는 금칙어로 분류되어 검색되지 않았습니다. 네이버는 그 당시 아래와 같은 이유로 금칙어가 오해와 운영상 오류였다고 밝혔습니다.

아프리카의 홈페이지 주소가 금칙어로 설정돼 뉴스 댓글에 입력되지 않는 오류가 발생했으며,
2006년 5월, 일부 상업·음란성 사이트에서 아프리카 주소를 악용한 광고를 뉴스 댓글에 집중적으로 게시했고, 해당 사이트에 올려진 특정 아이디의 동영상 홍보 댓글이 과도하게 올라왔기 때문이었습니다.해제 조치를 취해야 했으나,운영상의 오류로 지난 5일까지 해제하지 않았습니다.

참으로 어이없는 변명과 이유였습니다.그 당시 진성호가 네이버를 평정했다고 발언을 했고, 이는 사실로 밝혀졌기에 네이버가 밝힌 운영상 오류라는 사실은 전혀 믿을 수 없었습니다.

문용식이 정치를 참여하게 된 배경에 네이버의 금칙어도 한 몫을 거들고 있습니다. 그가 IT 업계에서 유명 인물 중의 하나였지만, 정치권력이 그를 옭아매고 무너뜨리려고 하면,대외적으로 그는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를 일으켜세운 원동력은 바로 네티즌들의 힘과 국민의 관심이었습니다. 네이버의 아프리카 금칙어와 문용식 구속은 이 시대에 시민이 왜 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는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문용식은 한국 사회에서는 좌파,자칭 좌빨이라고 불리는 인물입니다. 그의 학생운동 경력만 놓고 보면 좌파라고 불리는 모습이 당연합니다. 왜냐하면, 대한민국에서 정부에 반하는 모든 논리에는 좌파와 빨갱이라는 단어가 빠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가 진짜 좌파,빨갱이일까요?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과 나우콤 문용식 대표가 벌인 트위터 설전을 보면 우리 사회에서 기득권 세력이 어떤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문용식은 신세계의 기업 정책을 비판했습니다.그의 관점에서 신세계는 비정규직을 통해 이득을 취하고,정규직원만 복리후생으로 잘 먹고 잘사는 기업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타인의 노동력을 갈취하면서 이득은 귀족만 취했던 중세 시대의 모습과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지금 이명박 정권에서 인사청문회에 나왔던 인사들을 보면 부동산 투기,세금 탈루 등 실정법을 위반하지 않은 사람이 없습니다. 오죽하면 제가 인사청문회 포스팅을 아예 쓰지 않겠습니까?

대한민국에서 기득권 세력은 타인의 정당한 노력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노력과 가치를 인정해달라고 주장하면 빨갱이와 좌익이 되어 버립니다. 자신들은 군대에 가지 않고 자식 또한 군대에 보내지 않으면서 전쟁불사론을 주장하기도 합니다.

문용식의 정치 참여를 보면서 우려하는 부분도 있지만 저는 나름 적극 찬성하는 편입니다.

▶ IT업계의 인물로 실질적인 인터넷의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법안 추진
▶ 기업 CEO 출신으로 경제분야에서 현실적인 문제 제기
▶ 소셜미디어 시대에 적합한 정치 분야의 확대
▶ 시민참여를 이끄는 시민 정치 참여의 시작.


이명박 정권이 IT에 관한 정책은 규제와 법안,그리고 권력을 남용한 검열과 관리밖에 없습니다. 그런 정책을 경험자가 새로운 법안과 정책 제시로 조언과 움직임을 보인다면 지금보다는 나아지리라 저는 생각을 합니다.

이제 정치도 모바일 시대와 소셜미디어 시대에 걸맞게 바뀌어야 합니다.그런 시점에서 국회의원이나 정치계에서 보여주는 소셜미디어 활용은 너무 형식적입니다.아마 문용식 대표가 민주당 유비쿼터스 위원장으로 제 몫을 다한다면 민주당의 온라인 정치 활동 영역은 급상승하리라 봅니다.

우려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정치와 기업, 그리고 개인과 정치인은 늘 다른 면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가 정치라는 괴물에 잡혀먹힐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합니다. 그러나 그는 20년 동안 기업을 하면서 많은 경험을 했기 때문에 이제 정치로 일생을 마쳐도 무방하다는 느낌도 듭니다.

그의 인생 경험과 정치 투쟁의 역사와 맞물려 좌파 타령과 자신들만의 정치 세계에 사는 기득권층이 무너지길 바랍니다. 문용식이 기존 체계의 반격에서 내세우는 정의로운 경제와 정치의 시민참여가 지금의 정치권을 변화시키는 작은 불꽃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전문가와 정치인은 분명히 다릅니다.
그러나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니라 다양성입니다.
부디 문용식이라는 인물이 정치라는 괴물에 잡혀먹히지 않고 살아남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래야,저와 같은 블로거가 정치 블로거로 다음과 네이버의 핍박에서 벗어나,쓰고 싶은 글을
많은 이웃과 함께 공유하며, 평생 살아가는 작은 희망을 꿈꿀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