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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117만원짜리 노트북,수리비만 백만원이라니.



제가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는 회사에 며칠 전 신입 사원이 입사했습니다.아주 잘생긴 외모에
학교를 졸업하고,자기 나름대로 웹 관련 학원까지도 다닌 건실한 사원이었습니다.
이 사원이 입사가 결정되자마자,제일 먼저 한 것이 바로 최신형 삼성 노트북을 구매한 일입니다.
자기 딴에는 회사의 업무를 퇴근 후에 집에서도 완벽하게 열심히 하려는 마음으로 구매했답니다.


회의 시간에도 부족하지만 노트북을 꺼내서 준비한 자료도 발표하고
야근하면서 지시한 내용도 다음 날 새벽이라도 미리 메일로도 보내는
모습에서 열심히 일하는 친구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난 회의 시간에 출력된 프린트물을 들고 와서,
노트북을 가져오라고 했더니 머뭇거려서,왜 노트북을 가져오지 않았냐고
물어 봤습니다. 그랬더니 비 오는 날 노트북이 물에 젖었답니다.

아니,아무리 비가 많이 왔다고 어떻게 노트북이 물에 젖을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머리만 긁고 말더군요.


신입사원이 들고 다녔던 노트북 가방은 제가 보기에도 비싸고 튼튼했는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전 오히려 가방 회사의 불량품이었으니 변상을 
요구하라고 신입사원에게 조언했습니다.


그 일이 있었던 며칠 후에 술을 마시면서,신입 사원에게 노트북이 어떻게 되었냐고 물으니
자초지종을 얘기해주었습니다.

태풍 곤파스때문에 비가 엄청 내리는 날에,신입 사원은 복개천 쪽을 걸어가다 비를 피해
다리 밑에 있었는데,왠 술 취한 사람이 갑자기 하천에 뛰어들었답니다.
폭우로 엄청나게 불어난 하천에 그 사람이 쓸려 내려가는 모습을 보니 위험하다는 생각에
바로 물에 뛰어들어 그 사람을 구했는데,그 와중에 메고 있던 노트북 가방을 미처 생각지
못해서,노트북도 그냥 물속에 잠겼답니다.

구해준 사람을 위해 119에 전화를 하려고 해도 휴대폰도 물에 잠겨서,연락도 못하고 있는 사이
물에 빠졌던 사람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답니다.

결국 회사 입사 기념으로 산 노트북은 물에 잠겨서,A/S 센터에 가보니 수리비가 100만 원이
넘을 것 같다,오히려 고치지 말라고 했답니다.저는 구입한 지 일주일 밖에 안되었으니
무슨 조치를 해달라고 강력하게 외치라고 주문을 해서 (조금은 억지죠 ㅠㅠ) 수리 기사가
한번 해보자고 해서 결국은 현재 노트북은 가동은 됩니다.


근데 사진 속에서 보듯이 노트북 액정은 고치지 않았기 때문에,액정에 빗살 모양의 습기 자욱과
물방울 모양이 맺혀 있습니다.수리기사왈 액정을 고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자기 나름대로
온종일 노트북을 켜서 말렸는데 작동이 되었답니다,신기하게 이 정도라도 작동되는 것을 감사하게
여기고  사용하는 게 낫지 않느냐고 이야기를 했답니다.


처음에 수리기사가 100만 원이 넘으니 수리를 하지 말자고 하다가,하도 사정사정해서
노트북을 모두 분해해서 말리고,배터리와 어댑터를 새 걸로 구입을 했더니 이제
액정을 제외하고는 작동을 해서 나마 낫다고 씨익 웃는 신입사원을 보면서
잘했다고 칭찬을 해줘야 할지,아니면 멍청한 짓을 했다고 욕을 할지 모르겠더군요.

수리기사 왈 저런 빗살 무늬의 습기와 물 방울 얼룩이 없어질 수도 있으니 조금 더 써보라고
했다는데,저게 그냥 놔둔다고 없어질 것 같지도 않고,만약 없어지지 않으면 100만원은
아니지만 35만 원을 들여서 수리한 노트북이 무용지물이 될 것 같습니다.

여기에,아직 일 년이나 남은 수리 보증 기간에 다른 부품이 고장이 나도 분명히 삼성에서는 
침수 때문이라고 수리를 안 해줄 것 같다고 걱정을 하는 신입사원을 보니,과연 그럴 수 있고
그러면 또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만 같습니다.

입사 기념으로 구입 한 117만원짜리 노트북을 35만원이나 주고 수리했는데 다시 사용 못하면
두배로 억울할 신입사원을 보면서,왜 쓸데없는 짓을 했냐는 말이 목구멍까지 넘어오더군요.

좋은 일을 한 것은 칭찬 받아 마땅하지만,이런 일을 겪고 보니 신입사원도 나름 자책도 하고
자기가 왜 그랬는지,후회도 하는 눈치 같습니다.그러나 다시 그런 일이 생겨도 자기는 다시
물에 뛰어들 것 같다는 애기를 당당히 하는 것 보니,어쩌면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에게는 아직도
제 마음에는 없어진 행동하는 양심이 남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누군가를 구해 줄때에는 반드시 귀중품은,특히 노트북은 놓고 구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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