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이야기

제주도민이 '신공항'을 반대하는 이유

아이엠피터 2015. 11. 26. 07:07

 

 

제주에 2공항이 건설됩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1월 10일 서귀포 신산리에 제주 '제2공항 건설'을 추진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국토교통부의 발표는 서귀포 신산리이지만, 실제는 '서귀포 성산읍 온평리' 지역이 대거 포함됐기 때문에 온평리라고 불러야 합니다.

 

온평리 주민들은 제2공항 반대 온평리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어 11월 25일 제2공항에 대한 입장 발표를 했습니다. 비대위는 '마을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제2공항 건설 계획에 대해 결사적으로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제주에 신공항이 건설되면 좋을 것 같지만, 제주 도민 중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꽤 있습니다. 아이엠피터도 온평리에 제2공항이 건설되는 것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주에 2공항을 굳이 건설해야 하는지도 사실 의문입니다. 왜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려드리겠습니다.

 

① 성산읍 온평리, 과연 최적의 공항 예정지인가?

 

아이엠피터가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공항을 만들어도 왜 굳이 온평리냐는 점입니다. 제주도는 제주시와 서귀포시라는 두 개의 생활,문화,관광 권역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서귀포 주민들이 제주시에서 열리는 모임은 되도록 가지 않을 정도로 두 생활권은 엄청나게 떨어져 있습니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도 마찬가지로 제주시와 서귀포시의 관광 일정을 별도로 잡아야 할 정도로 거리가 꽤 멉니다. 만약 공항이 건설된다면 서귀포 지역으로 가야 이 두 지역의 격차를 해소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토교통부는 서귀포 온평리를 선택했습니다.

 

 

 

서귀포 온평리에 공항이 건설되니 마치 서귀포처럼 느끼겠지만, 실제로 성산 쪽은 서귀포보다는 제주시 문화권에 가깝습니다. 서귀포이지만 오히려 중문단지 등 서귀포 중심지로 가는 소요시간이 더 멉니다. 제주공항에서 성산읍까지는 공항을 빠져 나와 번영로를 타고 가면 1시간 이내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제주 신공항 예정지의 하나였던 대정읍 신도리도 제주 공항에서 50분 정도가 소요됩니다. 하지만 신도리에서 중문단지까지는 30분 정도면 갈 수 있습니다. 서귀포 관광을 위해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라면 성산읍 온평리보다는 대정읍 신도리가 훨씬 편한 셈입니다.

 

서귀포 지역에 대규모 국제회의나 대회가 있을 경우 호텔이 많은 중문단지와 가까운 신도리에 공항이 있어야 유리합니다. 그러나 최종 건설 예정지는 성산읍 온평리로 지정됐습니다.

 

② 왜 대정읍 신도리는 공항 후보에서 탈락했나?

 

제주 도민들은 대부분 제2공항 예정지로 대정읍 신도리를 생각했습니다. 이유는 장애물이 적고 평탄한 지형이었고, 앞서 말한 서귀포 생활권이기 때문입니다.

 

 

 

제주 2공항 예정지 후보는 △내륙형(면적 23.52㎢, 구좌읍 김녕리) △해안형1(13.3㎢, 대정읍 신도리) △해안형2(13.99㎢, 성산읍 신산리) △해상형(8.61㎢, 남원읍 위미리) 등 4곳이었습니다. 이중 해상형 남원읍 위미리는 해안 매립 비용이 무려 18조가 넘어 일치감치 탈락했습니다.

 

구좌읍 김녕리는 접근성이나 지형은 좋지만, 대상지 주변이 세계자연유산 등이 많아 불가능한 지역이었고, 성산읍 신도리(온평리)는 정석비행장과 공역이 중복되고 녹지 훼손의 우려도 제기됐던 곳입니다.

 

예상 후보지 4곳 중 대정읍 신도리는 기상 여건, 지형조건, 최저 예상 사업비라는 장점을 갖고 있었지만 탈락했습니다. 이유는 땅값 때문이었습니다. 공항이 건설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대거 육지에서 투기꾼들이 몰려왔고, 최소 5배 이상 땅값이 올랐습니다. 토지 보상금이 커지자, 예상 사업비가 훌쩍 뛰어 넘었습니다.

 

제주가 공항을 진짜로 필요했다면 사전에 이런 땅값 상승을 막을 장치나 규제 조치 등을 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제주도는 그저 공항만 생기면 좋다는 안일한 자세로 정말 좋은 입지의 공항을 포기한 셈입니다.

 

③ 언제까지 제주에 사람이 몰려 올까?

 

아이엠피터는 제주에 2공항이 꼭 건설될 필요가 있겠느냐는 의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이엠피터는 일주일에 2~3일씩 육지에 가기 때문에 공항을 이용하다 보면 분명 현 제주공항이 복잡하고 좁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관광객의 제주 입도가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의문입니다.  

 

 

 

국토교통부는 2018년이면 제주공항 이용객수가 2830만 명에 달해 수용 한계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합니다. 2020년이면 제주 항공 수요가 3천만 명을 넘는다고 예측합니다. 제주도와 국토교통부는 계속 제주에 관광객이 온다고 믿고 있으며, 그래서 제주에 2공항을 건설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이런 예측을 무조건 믿어야 할까요?

 

제주를 찾는 관광객의 증가는 중국인 뿐만 아니라 내국인도 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내국인의 관광이 제주로 몰리는 이유 중의 하나는 몇 년 사이 불고 있는 제주이주 열풍과 방송의 힘입니다. 만약 제주이주에 대한 열기기 식거나 제주 관광의 문제점이 계속 보도된다면 금방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제주는 제주 2공항이 착공되면 2조 1천억의 경제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말을 합니다. 하지만 정부가 발표하는 경제효과가 제대로 이루어지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원희룡 도정이 주장하는 에어시티 등을 건설하려면 엄청난 규모의 항공사가 들어와야 하는데, 지금 국내 항공사도 국제선 항공 운항을 중단하려고 상황에서는 실현성이 떨어집니다.

 

④ 온평리 주민들은 왜 제2공항을 반대하고 있는가?

 

제주 2공항을 반대하고 있는 이승이 온평리 이장과 제주의 소리의 인터뷰 내용을 보면 제주도정에 대한 불신과 함께 절차상의 문제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 비대위에는 마을주민 전체가 참여하는 것인가?

 

"총회에서 비대위가 꾸려졌다. 비대위의 입장이 곧 주민의 입장이다."

 

- 총 주민 몇명이고, 비대위는 몇명인가?

"온평리 주민은 총 1400여명 정도다. 비대위는 34명으로 구성됐다."

 

- 앞으로 제2공항 건설과 관련해서 어떤 활동을 할 것인가?

"주민의견 청취하고 있다. 더욱 더 주민의견 들어서 주민 의견대로 방향을 제시하겠다."

 

- 공항이 들어서는 5개 마을 공동으로 움직일 것인가?

"다른 마을이 저희와 같은 생각 갖고 있다면 연대할 생각이다"

 

- 제주도에서 특별한 지원대책 강구하겠다고 했다. 국가차원 보상 이외에 보상책이 나온다면 그것을 갖고 제주도와 협의할 생각은 있나?

"지금은 그런 단계 아니다. 국가에서 온평리에 선전포고를 했다. 우리들은 마을 땅을 찾기 위해 투쟁할 것이다"

 

- 제주도의 조건과 관계없이 무조건 반대하는 것인가

"제주도에서 어떤 방향인지 모르겠지만 주민 동의없이 이뤄졌다. 대화할 용의는 있지만 현재로선 불가능할 것 같다."

 

- 지역주민 특별한 보상책이 마련된다면 대화 여지가 있나?

"현재 계획이라면 전혀 주민들과 동의없이 이뤄졌기 때문에 인정할 수 없다"

 

- 원희룡 지사는 방송에서 "주민을 만나봤는데 본인 마을에 대부분 의견. 활주로 반대하지만 상업시설은 자기들 마을로 와달라"고 말했다. 현재 계획이 온평리가 아닌 다른 지역으로 변경된다면 받아들일 수 있나 "그 얘기는 지금 시쳇말로 너죽고 나살자는 것이다. 이 계획은 처음부터 일방적이다. 마을 주민들의 동의는 전혀 고려안된 것으로 인정할 수 없다. 여러분 마을에 들어선다면 쾌히 승락하시겠나"

 

- 어떻게 보면 국책사업이다. 대규모 댐 건설 등으로 마을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대승적으로 도민과 제주 미래 발전, 대한민국을 위해서 양보할 생각은 없나

"아무리 좋은 개발이라도 주민 동의없이는 없다. 절차상 문제 주민동의없이 이뤄질 수 있나."

 

- 제2공항 부지는 주민이 살고 있는 지역은 극히 일부라고 들었다. 농토나 임야 대체 토지를 준다면 가능한가?

"도지사도 여러 번 말했다. 공항이 들어서면 에어시티나 상업지역을 한다고 하는데 우리 마을 주민 90%가 거의 노인들이다. 상업지역 생기면 먹고 살 수 있나. 죽을 때까지 농업을 전제로 살고 있는 게 주민들이다. 온평리라서 반대하는 게 아니고. 생존권이기 때문에 반대한다."

 

- 도정과 원 지사와의 소통은 어떻나?

"지사의 약속 지켜지리라고 믿나. 국책사업이다. 도에서 힘이 있나. 보상도 한다고 하는데, 1000평 보상받고 밖에 나가서 그 땅을 그대로 살 수 있나. 어림없다. 그대로 수용되는 만큼 피해본다. 성산읍도 14개 마을 중에서 4~5개만 마을만 반대할 수 있다. 그 외에는 찬성하고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제2공항으로 대박이라고 한다. 하지만 왜 우리만 죽어야 하느냐. 같이 살아야 한다."

 

- 도정은 계속해서 소통의지를 표명했다

"제2공항을 게릴라식으로 발표한 이후 소통은 없었다." - 제2공항 부지 중 온평리가 76%나 되나? "도에서 발표한 토지를 근거로 계산해 보니 온평리가 76%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정부에서 제2공항 부지로 150만평을 얘기하고 있는데, 제주도에서는 176만평이라고 한다. 정부와 도의 발표가 다르다."

 

 

 

제주에 공항이 필요하다면 건설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과연 제주에 2공항이 건설될 수 있는 수요 예측이 정확한 것인가, 입지선정은 제대로 됐는가, 민주주의 절차에 따른 과정이 투명한가는 우리가 계속 고민하고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부와 제주도정의 말만 믿고 벌였던 국책사업과 건설이 얼마나 우리에게 큰 짐과 골칫덩이가 됐는지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제주에 제2공항을 건설하는 일이 제주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하고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끝까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