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살아보니 어때? 리얼 제주 생존기
뽀뇨아빠 홍창욱씨가 '제주 살아보니 어때?'라는 책을 냈습니다. 부제 '제주 이주민들과 선주민들의 리얼 인터뷰'처럼 제주로 이주한 사람과 제주 선주민들이 제주에 살면서 경험한 '제주살이 이야기'입니다. 뽀뇨아빠가 이 책을 쓰기까지는 오랜 세월이 걸렸습니다. 몇 년 전에 팟캐스트를 하기 위해 아이폰을 들고 제주 전역을 누비며 사람을 만나 인터뷰를 했고, 녹취를 풀어 책으로 낸 것입니다.
'제주 살아보니 어때?'에는 '로컬푸드 요리사', '게스트하우스 주인장', '카페 주인', '사회적기업 대표' 등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제주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은 거의 다 나온 셈입니다.
제주 이민자들을 만나다
박소연(로컬푸드 요리사)
신용철(지역신문 기자)
이담(바람커피로드)
김현승(라이크제주 대표)
아이엠피터(전업 블로거)
지금종(조랑말박물관 관장)
신치호(지구구조대 RE : )
류기현(레프트핸더 주인장)
아델과 쎄이(게스트하우스 여울목)
메리 앤 폴(레스토랑 메리 앤 폴)
김혜영(달리네민박)
하루하나(까페 하루하나와 반짝반짝 착한가게)
박범준(바람도서관 관장)
뽀뇨아빠 홍창욱씨는 단순하게 이주민들의 이야기만 책에 담지 않았습니다. 선주민들이 느낀 이주민들의 모습과 조언을 담았습니다. 이주민들의 이야기와 시선을 알지 않고서는 반쪽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주민과 선주민들 간의 생각과 문화 차이는 제주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 중의 하나입니다. 선주민들은 따뜻한 시선과 따끔한 질책을 통해 마치 막냇동생을 분가시키는 마음을 담아 이야기를 건넵니다.
선주민이 이주민에게
고미(제민일보 기자)
송형록(교육발전기금 명예이사장)
김은희(4.3추가진상조사단 전문위원) 강성일(생태관광 박사)
문근식(이제주영농조합법인)
장창언(피자 굽는 돌하르방)
아이엠피터도 2011년도에 뽀노아빠와 인터뷰를 했습니다. 이미 4년이 넘어 그때와는 생각과 생활 방식이 많이 변했습니다. 그때는 이해할 수 없었던 제주 선주민들의 이야기가 지금은 이해가 됩니다.
아이엠피터
'제주살아보니 어때?'
뽀노아빠가 아이엠피터의 제주살이를 인터뷰했을 때와 지금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가장 큰 차이는 아이들이 엄청나게 자랐다는 점입니다.
방을 기어 다녔던 에스더는 이미 유치원생이 됐고, 유치원생이었던 요셉이는 엄마 신발보다 더 큰 신발을 신는 초등학교 4학년이 됐습니다. 아이엠피터의 제주살이는 아이들이 성장하는만큼 자라고 있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로망이 아닌 생활, 아니 생존이 됐다는 점입니다. '제주 한달 살기' 등이나 제주에서 전원생활을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낭만이자 꿈의 섬이겠지만, 아이엠피터처럼 돈이 없는 사람이 제주에서 살기에는 참 힘들어졌습니다. 특히 집이 없어 이리저리 옮겨 다닌 생각만 하면, 언제쯤이면 집을 장만할까하면서 한숨이 나옵니다.
아이엠피터가 내려오는 2010년에만 해도 제주로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내려올 줄 몰랐습니다.
4천만 원이면 살 수 있는 농가주택이 1억이 넘을 줄 몰랐습니다.
제주 시내가 교통 체증에 시달릴 줄 몰랐습니다.
이 모든 변화가 낯설지만, 버티고 살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아이들과 함께 제주가 주는 자연입니다. 제주에 살면서 그 흔한 오름 오르지 않고 살지만, 보고 한 공간에 숨 쉬는 것만으로도 제주의 자연이 주는 행복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습니다.
육지에 자주 가는 아이엠피터는 서울 본가의 아파트만 가면 숨이 막힙니다. 제주 집에서는 창문을 열면 푸른 하늘과 오름이 글을 쓰다 지친 눈과 머리를 씻겨주지만, 서울은 그저 꽉 갇혀 있다는 느낌뿐입니다.
제주에 살면서 마냥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마을 사람과의 다툼과, 소소한 분쟁, 육지에서는 생각하기 어려운 불합리한 시스템, 답답하고 느린 행정, 매번 배송 때문에 싸워야 하는 택배 시스템 등등 전국 어디에 살아도 벌어지는 일이 여전히 제주에도 존재합니다. 지금 내 마음을 쥐고 흔드는 일이 제주에 있기 때문에만 벌어진다고 생각하면 더 꼬입니다. 육지의 장점과 제주의 단점만 보면 살기 힘듭니다.
이런 화나는 생각과 분노를 어떻게 푸느냐에 따라 제주 생활이 천국과 지옥을 오갑니다. 제주에만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답답한 섬이 됩니다. 그러나 '제주에서도 그럴 수 있지'라고 생각하면 확 트인 오름이 눈에 들어옵니다.
생존을 위한 기술은 이런저런 제주 관련 책등에 모두 담겨 있습니다. 생존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고립된 섬이라고 생각하느냐 드넓은 구름 속에 사는 섬이냐를 결정짓는 마음가짐에 있습니다.
'제주 살아보니 어때?'에 등장하는 이주민들의 공통점은 바로 육지에서 갖고 있었던 생각과 욕심을 버리고, 자기 행복을 위한 생존에 올인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돈을 많이 벌고, 장사가 잘 되고, 유명해지는 것보다 더 중요한 자기와 가족을 위한 진짜 리얼 행복을 찾고 살아갑니다. 그 배경에는 큰 욕심을 안 냈기 때문입니다.
그저 제주 몇 달 살아보고 쓴 글이 아니라, 오랜 시간 제주에 살았던 사람들의 담담하지만, 진짜 리얼 생존기가 '제주 살아보니 어때?'에 담겨 있습니다. 돈을 많이 벌기 위한 생존을 원한다면 이 책을 읽을 필요가 없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 되고, 그 행복을 꼭 쥐고 오래오래 제주에서 살고 싶다면 한 번쯤 그들이 어떻게 행복을 찾고 있는지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10년 뒤에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나이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