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인구' 늘어나 좋아하던 제주, 결국 '쓰레기 섬'?
요새 제주 전역에는 쓰레기 때문에 골치입니다. 쓰레기를 버리는 '클린하우스'나 쓰레기 분리수거통 근처에는 쓰레기가 넘치다 못해 '쓰레기 산'을 이루고 있습니다. 더운 날씨에 음식물 쓰레기 때문에 악취가 나서 지나갈 때마다 곤혹입니다. 제주의 쓰레기는 시내와 변두리, 산골 마을까지 가리지 않고 넘쳐나고 있습니다.
제주의 '클린하우스'나 쓰레기 배출장소에 쓰레기가 넘쳐나는 이유는 쓰레기 수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쓰레기를 일주일에 한 번만 수거해도 깨끗했습니다. 지금은 쓰레기 수거 다음 날이라도 금방 쓰레기가 재활용 통을 채웁니다.
쓰레기 수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일부 사람들은 재활용봉투를 사용하지 않고 무단으로 쓰레기를 버리고, 분리수거조차 하지 않아 제주 곳곳은 쓰레기가 산처럼 쌓이고 있습니다.
'제주 1인당 하루 쓰레기배출량 1.63kg. 실질적 1위'
제주에 쓰레기가 넘쳐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쓰레기를 많이 버리기 때문입니다. 2013년 제주의 1인당 하루 생활폐기물 발생량은 1.63kg입니다. 세종시의 5.81kg에 이어 전국에서 2위입니다.
2014년 환경부가 발표한 자료는 2013년 통계입니다. 당시 세종시는 입주하는 시기라 생활폐기물이 갑자기 증가했습니다. 아파트 입주 시기에 쓰레기가 많이 나오는 일시적인 현상 등으로 봐야 합니다.
전국 평균 1일 쓰레기 배출량 0.94kg에 비해 제주는 1.63kg으로 다른 지역보다 월등히 높습니다. 세종시 상황을 생각하면, 결국 실질적인 쓰레기 배출량은 제주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셈입니다.
'인구와 관광객의 증가, 쓰레기도 늘어나다'
제주가 다른 지역보다 쓰레기를 많이 버리는 이유는 인구와 관광객이 급격하게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많아지니 당연히 쓰레기도 늘어난 것입니다.
2010년 제주 인구는 57만 명이었습니다. 2013년 60만 명으로 불과 3년 사이 3만 명 이상이 늘어났습니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은 2010년 757만 명에서 1,085만 명으로 300만 명이 넘게 증가했습니다.
인구와 관광객이 증가하니 쓰레기 발생량이 2010년 84톤에서 2013년 165톤으로 무려 96%나 증가했습니다. 제주에 쓰레기가 넘쳐나는 근본적인 이유를 인구와 관광객의 증가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넘쳐나는 쓰레기, 소각장도 매립장도,재활용도 부족'
인구와 관광객의 증가로 쓰레기는 늘어났지만, 제주의 쓰레기 처리능력은 미흡합니다. 보통 쓰레기는 매립, 소각, 재활용 등의 방식으로 처리됩니다.
제주의 1일 쓰레기 발생량은 984톤인데 이중에서 28%인 273톤을 매립하고, 20%인 194톤을 소각합니다. 나머지 52%인 516톤은 재활용합니다. 재활용 비율이 높은 듯하지만, 전국 평균 59%에 비하면 거의 7% 가까이 낮습니다.
제주 쓰레기 재활용률이 낮은 이유는 폐지 가격 하락 등의 이유로 제주에서 재활용품을 처리하는 업체가 점점 줄어들거나 다른 지역에 비해 재활용업체가 현저히 적기 때문입니다.
제주도는 2018년까지 3,2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생활 쓰레기 처리체계 개선 종합대책'을 추진한다고 하지만 쓰레기 문제가 쉽게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 페이스북그룹 '이거 누게 짓이꽈?'(제주파괴범 깜찍고발단). 제주도청 게시판에 올라온 쓰레기 사진들.
예전에 제주는 쓰레기 배출을 잘하는 클린시스템으로 언론과 다른 지자체에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제 제주 곳곳에는 불법 쓰레기 투기와 분리수거가 되지 않은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제주에는 아직도 쓰레기를 태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쓰레기 봉투를 사는 비용이 아까워 몰래 쓰레기를 버리기도 합니다. 건축 행위가 늘어나면서 산업용 폐기물을 불법 투기하기도 합니다. 유명 관광지나 카페 앞에는 1회용 컵 등이 쌓여 있습니다.
육지는 쓰레기가 많아지면 다른 지역에 돈을 주고라도 버릴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제주는 섬이라 불가능합니다. 한정된 땅에서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은 제주도민들이 위기의식을 갖고 자발적으로 쓰레기 분리수거에 앞장서야 합니다. 관광객은 자기 쓰레기는 자기가 되가져가야 할 것입니다.
관광객이 증가하고 인구가 늘면 마치 제주가 잘 살고 돈을 벌 수 있다고 홍보하지만, 그 뒷면에는 항상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더는 물러설 수 없는 제주도의 쓰레기, 아름다운 섬을 제발 쓰레기 섬으로 만들지 않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