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먹거리 스타 '이영돈 PD'때문에 상처받은 사람들

아이엠피터 2015. 3. 27. 08:16

 

 

'먹거리 PD', '스타 PD'로 알려진 이영돈 PD가 '그릭 요거트' 광고 논란으로 출연하는 프로그램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JTBC의 '이영돈 PD가 간다'에서는  3월 15일과 22일 '그릭 요거트'를 다뤘습니다. 방송에서 그릭 요거트 비판을 했던 이영돈 PD는 방송 3일 후인 3월 5일 요거트 광고에 출연했습니다.

 

JTBC는 '탐사 프로그램의 특성상 연출자이자 진행자인 이영돈 PD가 특정 제품 홍보에 나서는 것이 부적절하며, 탐사 보도의 주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제품의 광고 모델로 나선 것은 공정한 탐사 보도를 원하는 시청자 여러분들의 기대에 어긋난다고 판단' [각주:1]한다며 3월 26일과 29일에 방송 예정이던 이영돈 PD 진행 프로그램을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릭 요거트'라는 먹거리 보도를 했던 이영돈 PD가 방송 중단을 받게 된 가장 큰 배경은 그가 방송에서 비판한 모습이 실제 내용과 달랐기 때문입니다.

 

▲ 그릭 요거트 방송으로 피해 본 매체 사장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린 글과 카톡 메시지 내용 ⓒ 인터넷커뮤니티

 

그릭 요거트 방송이 나간 후 관련 매체 사장은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글을 올렸습니다. 사장은 '자신이 출연하지 않겠다고 했는데도 자신이 없는 사이 방송국에서 왔다'면서 '한국인 입맛에 맞게 가당과 무가당을 판매하지만, 무가당이 없다는 식으로 검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영돈 PD의 방송으로 상처받은 사람들'

 

그릭 요거트 매체 사장의 주장처럼 이영돈 PD의 방송은 검증 매체에 대한 악의적인 편집과 평가에 대한 오류로 계속 문제가 제기됐던 바가 있습니다.

 

 

2014년 5월 16일 방송된 '이영돈 PD의 먹거리x파일'에서는 '벌집 아이스크림'편에서는 벌집이 양초를 만드는 파라핀 재료로 만들어졌다고 보도했습니다. 벌집 아이스크림 가게 운영자는 '자신의 가게는 천연 벌꿀을 사용했으며, 자신들의 가게는 시험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음에도 모든 업체가 마치 양초 파라핀을 사용한 것처럼 보도됐다'고 주장했습니다.[각주:2]

 

2014년 1월 17일 방송된 '간장게장'편에서는 간장 게장이 얼어 있고 비린 맛이 난다고 보도됐습니다. 당시 방송에 나왔던 가게는 '영업시간이 종료됐는데도 방문, 해동이 덜 된 게장을 줄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2007년 10월 5일 '이영돈 PD의 소비자고발'에서는 황토팩에서 중금속이 검출됐다고 보도됐습니다. '참토원'을 운영하는 연기자 김영애씨는 검출된 중금속은 쇳가루가 아닌 자철석이며, 황토 원료 분말에서도 검출된다며 이영돈 PD와 당시 KBS를 고소하기도 했습니다.[각주:3]

 

이영돈 PD가 진행하거나 제작을 맡았던 프로그램으로 피해를 봤던 사람들은 제대로 검증도 하지 않은 무책임한 보도로 생계가 위협받거나 엄청난 고통을 받았다고 증언했습니다.[각주:4]

 

'이적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이영돈 PD'

 

이영돈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시작으로 '추적 60분'과 '이영돈 PD의 소비자 고발'로 유명해진 스타급 PD입니다. 이영돈 PD는 '스타 PD'이외에 '이적 PD'로도 유명합니다.

 

▲ 이영돈 PD의 경력 ⓒ JTBC

 

이영돈 PD는 1981년 KBS입사→1991년 SBS입사 → 1995년 KBS재입사 → 2011년 채널A입사 → 2014년 JTBC 등으로 숱하게 매체를 옮겨 다녔습니다.

 

방송사를 자주 옮겼다는 자체가 문제는 아닙니다. 다만 그가 방송사를 옮긴 이유가 언론 탄압 등이 아닌, 본인의 실수와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라는 점입니다.

 

이영돈 PD가 2010년 KBS 교양제작국장에서 보직해임된 이유는 고급 룸살롱을 갔던 사실이 적발됐기 때문입니다. 이영돈 PD는 'CP들과 처음으로 일 한 번 잘해보자고 술자리한 것 뿐이었다'고 밝혔습니다. [각주:5]

 

이영돈 PD가 술자리에는 갈 수 있었지만, 탐사보도를 주로 제작하는 언론인이 룸살롱을 갔다는 사실은 굉장히 부적절한 모습이었습니다.

 

이영돈 PD는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유일한 PD입니다. 이름을 내거는 자체가 나쁜 일이 아니지만 '이영돈 PD와 함께'라는 회사를 만든 자체가 상업성을 추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보여줍니다.[각주:6]

 

'약자의 목소리는 감춰진 언론의 폐해'

 

이영돈 PD의 방송으로 피해를 본 사람들은 많습니다. 이영돈 PD는 '사과'를 했지만, 피해를 본 사람들의 고통과 재산상 손해를 보상받기는 어렵습니다.

 

▲ 황토팩 중금속 보도로 이영돈 PD와 한국방송공사(KBS)를 고소한 참토원 재판 결과 ⓒ 대법원

 

연기자 김영애씨가 관련됐던 참토원은 황토팩 중금속 보도로 큰 손해를 봤다며 이영돈 PD와 한국방송공사 (KBS)를 고소했습니다.

 

형사 재판에서 이영돈 PD는 무죄를 받았습니다. 민사재판에서는 원고 일부 승소로 1억 원의 배상 판결이 나왔지만, 서울고등법원에서는 참토원이 패소했습니다.

 

기업과 유명 연예인이었지만 법정에서도 그 피해를 배상 받지 못했다는 점을 본다면,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방송 프로그램으로 입은 피해를 보상받기는 어렵습니다.

 

▲ 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 간장게장 편으로 피해를 입은 업체에서 올린 글. 언론으로 피해 본 사람들은 인터넷과 SNS로 진실을 알리는 수밖에 없었다. ⓒ인터넷커뮤니티

 

이영돈 PD가 보도한 방송으로 손해를 본 업체들, 특히 소규모 자영업자들은 잘못된 방송으로 생계를 위협받았습니다. 고의적인 뜻은 아니었다고 주장하지만, 시청률을 의식한 자극적인 방송의 행태가 지속한다면 이런 피해자들은 끊임없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연출자와 작가의 이름을 프로그램 맨 뒤에 넣는데 난 맨 앞에 넣었다. 마치 영화처럼. 책임을 확실하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라는 이영돈 PD.[각주:7]

 

그가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은 자유이지만, 책임을 질 수 없는 일을 하거나 상업성에 치우쳐 언론인의 본분을 망각한다면, 그만큼의 비판도 감수해야 할 것입니다.

 

한 사람이라도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의무 또한 언론인으로 가져야 할 덕목이라고 봅니다.

 

  1. JTBC '이영돈 PD가 간다' 2015년 3월 26일. http://home.jtbc.joins.com/Board/Bbs.aspx?BBS_CODE=BB10010561&Mode=V&ARTICLE_NO=891&bt=2&st=A&sw= [본문으로]
  2. `캐틀앤비` 레이먼 킴, 벌집 아이스크림 파라핀 논란 반박. 2014년 5월 17일 이데일리 http://www.edaily.co.kr/news/NewsRead.edy?DCD=A601&newsid=01662966606089904 [본문으로]
  3. 2010년 언론중재위 '언론판결 분석 보고서' 206~203페이지. [본문으로]
  4. ‘해투3′ 이영돈 레이먼 킴, 벌집 아이스크림으로 엮인 악연은? 2014년 10월 23일. 텐아시아. http://tenasia.hankyung.com/archives/351416 [본문으로]
  5. KBS 룸살롱 술자리 담당국장 보직해임.미디어오늘 2010년 3월 29일.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86992 [본문으로]
  6. 외주 업체가 방송사에 프로그램을 납품하기 위해서는 상업성과 시청률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 [본문으로]
  7. 채널A 떠난 이영돈, “이영돈 채널 만들고 싶다”2014년 12월 22일, 시사인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22005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