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손석희가 떠난 MBC '무한도전'이 살렸다.

아이엠피터 2014. 10. 22. 07:26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이하 코바코)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곽성문 코바코 사장의 '친박 낙하산 인사'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곽성문 사장은 새정치연합 최민희 의원이 "누가 코바코 사장에 지원하라고 하던가요?"라고 묻자 "제 주변 사람들, 친박 의원님들.."이라는 답변을 했습니다. 곽성문 코바코 사장의 임명 배경이 '친박 의원'들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곽 사장이 코바코에 지원하면서 제출한 자기소개서도 문제가 됐습니다. 곽성문 코바코 사장은 자기소개서에서 "육영수 여사 서거 20주년이 되는 1994년 당시 큰 영애와 특별 인터뷰를 계기로 인연을 맺었다"며 박근혜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했습니다.

 

자기소개서에는 <박근혜 대표의 측근>되었고 <친박 그룹의 일원>으로,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섰으며,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위한 작은 노력>이라며 국민이 아닌 친박에 의해 친박을 위한 코바코 사장임을 스스로 당당하게 밝혔습니다.

 

 

코바코는 총 41개 매체의 방송광고 영업을 대행하는 기관이며, 주요 주주가 대한민국 정부입니다. 1980년 전두환 신군부가 언론 장악을 위해 언론을 통폐합하면서 언론기본법에 의해 만들어졌습니다.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는 대기업의 자본으로부터 방송을 보호하며 상업성을 배제하며 공공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오히려 경쟁력은 떨어지면서 일부 방송에 광고를 판매하지 않는 등의 문제를 유발하기도 했습니다.[각주:1]

 

2014년 국정감사에서 나타난 언론 전반에 관한 문제점을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손석희가 떠났더니 광고 매출 37억이나 줄어'

 

손석희 JTBC 보도부문 사장은 오랜 시간 MBC'시선집중'을 진행했습니다. 손 사장이 시선집중을 진행하는 동안의 청취율과 광고매출을 보면 MBC 라디오에서 효자 프로그램 중의 하나였습니다.

 

 

새정치연합 최민희 의원이 코바코로 받은 MBC 시선집중의 광고매출을 보면, 손석희 사장이 시선집중을 떠나자마자 급격하게 줄어들었습니다.

 

손석희 사장이 시선집중을 진행하는 기간이었던 2012년 2월부터 9월까지의 광고매출은 69억9880만 원이었습니다. 손 사장이 시선집중을 떠난 뒤인 2013년 6월부터 2014년 1월까지의 광고매출은 32억5834만 원이었습니다. 무려 37억4046만 원이나 줄었습니다.

 

 

 MBC 시선집중의 광고매출이 떨어진 가장 큰 이유는 청취율이 급격하게 하락했기 때문입니다. 손 사장이 시선집중을 떠난 뒤부터 청취율은 30%정도 하락했고, 그와 함께 광고매출도 떨어졌습니다.

 

진행자가 프로그램을 떠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손석희 사장이 MBC를 떠나면서 "MBC에서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밝혔듯이 MBC의 언론 역할이 망가진 상황이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배경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무한도전의 기부금, MBC 기부금의 60% 차지'

 

MBC가 보도,시사 프로그램의 하락으로 언론의 역할을 하지 못하자, 오히려 이런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무한도전이라는 예능프로그램입니다.

 

 

400회가 넘은 무한도전은 MBC의 대표적인 예능 프로그램입니다. 무한도전은 매년 카렌다를 제작하여 판매 수익금 전액을 기부하거나 '레이싱 특집'과 같은 이벤트를 통해 기부하는 등 꾸준하게 사회적 참여를 하고 있습니다.

 

새정치연합 전병헌 의원에 따르면 무한도전은 최근 4년간 27억을 기부했습니다. 단일 예능프로그램이 27억이라는 거액을 기부할 수 있다는 사실은 무한도전을 사랑하는 매니아층과 시청자가 왜 많은지를 잘 보여주는 배경이 될 수도 있습니다.

 

기부금을 많이 냈다고 좋은 프로그램이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MBC의 상황과 비교하면 시청자를 위한 프로그램이라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최근 4년간 MBC가 기부한 총액은[각주:2] 45억 8,830만 원입니다. 이 중에서 27억 3,577만원이 무한도전에서 기부한 금액입니다. MBC가 기부한 금액의 60%에 해당하는 금액이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나온 것입니다.

 

무한도전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매년 달력 판매 수익금을 기부했습니다. 2014년에는 재난구호, 나눔의집[각주:3], 동물보호, 점자도서관,소아암,미혼모 등을 후원했습니다.

 

공익을 추구한다고 주장하는 MBC가 사실은 단일프로그램이 하는 공익활동을 따라가지 못한 셈이 됩니다. 손석희 사장이 떠나며 추락한 MBC의 이미지를 무한도전이 살렸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 끊이지 않는 일베 방송사고, 개선책은 똑같았다'

 

진행자도 떠나보내고, 공익적인 일도 제대로 못 하면서 MBC는 방송사고만큼은 끊임없이 만들었습니다.

 

 

2013년 12월 MBC '기분 좋은 날'은 악성 림프종으로 사망한 밥 로스 화가를 소개하면서, 일베 사이트에서 ‘밥盧스’, ‘둘 다 저 세상 갔盧’ 등으로 노무현 대통령을 비하하는 합성사진을 방송에 그대로 올렸습니다.

 

이미 MBC는 6월에도 뉴스데스크에서 일베 사이트에 나온 남성과 여성의 성기를 지칭하는 19금 단어와 속어를 여과없이 노출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일베 방송사고는 MBC뿐만 아니라 다른 방송에서도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SBS는 일베 사이트에서 사용되는 연세대학교 로고를 그대로 뉴스 화면으로 사용하거나 '세상에 이런일이'프로그램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비하하는 합성 이미지를 원작이라며 방송하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한두 번도 아닌 이런 방송사고에 대한 사과와 대책이 매번 똑같다는 점입니다. '관련자 인사위원회 회부','이미지 뱅크'를 통한 이중 점검 체제'는 방송사고가 터지면 나오는 단골 멘트입니다.

 

솜방망이 처벌로 과징금도 부과받지 않으니, 이런 일베 방송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광고탄압과 방통위 장악, 방송사 경영진 낙하산 인사 등은 나날이 발전하는 언론 통제의 방식입니다. 현대사에서 언론은 권력자의 도구로 사용됐기에 우리는 언론이 독재권력이나 대자본의 눈으로 보지 말고, 오로지 국민의 눈으로 보도하도록 감시하고 비판해야 합니다. [각주:4]

 

방송이 진실을 숨기고 그 역할을 하지 못할 때, 많은 사람이 함께 진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시대가 돼야 합니다. 모든 언론이 완벽할 수 없지만, 최소한 언론을 보는 우리만이라도 언론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아는 깨어있는 시청자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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