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이야기

가슴 만지고,(조)직(배)신(죽)음을 외치는 제주지사

아이엠피터 2013. 6. 14. 07:25


제주에 살면서 조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누군가를 비판하는 일입니다. 제주는 괸당문화라는 특이한 문화가 있어 혈연,학연,지연으로 대부분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치인도 함부로 비판하는 것이 힘듭니다. 이웃 사람들과 얘기하다 보면 그 정치인과 연관된 경우가 흔하기 때문입니다.

제주 산골에 살면서 정치블로거로 매일매일 글을 쓰는 아이엠피터에게 평생 가야 만날 일 없는 제주지사 얘기는 그다지 쓰고 싶지 않은 글입니다. 써봐야 좋은 일은커녕 지역 출신 지사를 비판했다고 읍내 사람들에게 욕먹기 십상인 주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아이엠피터는 오늘 우근민 제주지사에 관한 얘기를 하려고 합니다. 이유는 글을 다 읽으시면 이해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 조직을 배신하면 죽음을 외치는 제주지사'

우근민 도지사와 제주 고위 공무원들이 참석하는 회식 자리에서 외치는 건배 구호가 있습니다. 바로 '조배죽'입니다. 조직을 배신하면 죽음이라는 말의 약칭인 조배죽 구호가 제주지사가 참석한 회식 자리에서도 공공연하게 불린다고 합니다.



단순히 조배죽이라는 건배 구호만 외친 것이 아닙니다. 우근민 도지사가 잔을 들고 '(조)직을 (배)신하면 (죽)음이다'를 외치면,그 자리에 참석한 제주도 공무원들은 "네 ! 형님'으로 화답해야 한다고 합니다. 무슨 조폭이나 범죄 집단도 아니고 제주의 행정 수장이 회식자리에서 이런 구호를 외치고 술을 마신답니다.


단순히 술만 마시면서 하는 충성 강요가 아닙니다. 제이누리 양성철 발행 편집인에 따르면 2010년 제5회 지방선거 당시 무소속 우근민 후보는 제주 공무원에게 원하는 보직이 있으면 쓰고 자신의 선거운동을 도우라고 했답니다. 그 명령을 거부한 공무원은 우 지사가 당선되자 변변한 보직을 얻지 못했다고 합니다.

우근민 지사의 조배죽 건배 구호를 보면 마치 제주도를 나와바리로 공무원은 충성을 맹세하는 부하처럼 여기는 것이 아닌가 의심이 되는 대목입니다.

' 7대 자연경관 경제효과 1조2천억은 어디로?'

우근민 제주지사는 5번이나(27대28대,32대,33대,36대) 도지사를 하는 인물입니다. 그가 제주를 발전시킨 인물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실제적인 지표를 보면 그리 대단한 성과는 아닙니다.

2010년 당시 우근민 후보의 공약은 대부분 경제 공약에 집중됐습니다. 3년째 도정을 살펴보면 일자리가 크게 향상되지는 못했습니다. 제주 근로자 17만명 중 일용직이 3만명이고 공공부문 비정규직이 21.2%로 (전체 평균 10.3%) 여전히 실업 문제에 취약한 편입니다.

 


수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고 외쳤지만, 수출 실적은 4억6001만달러, 그마저도 롯데,신라 면세점의 판매실적이 2억600만달러로 56.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면세점의 매출액이 아무리 늘어나도 실제로 제주 경제에는 이익이 별로 없습니다.

제주의 재정자립도는 현재 30%로 전국 17개 시도 중 11위입니다. 지난해보다는 상승했지만, 그 이유는 단순히 리스차량 등록지 때문입니다.

제주 인구가 늘어나고 있지만, 제주도민의 경제적 행복지수를 보면 40.2점으로 하위권입니다. 교통,문화,복지, 교육, 예산 정책이 낮은데도 인구는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것은 제주 정책 때문이 아니라 육지에서 제주로 이주해오는 사람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실제적인 제주도의 귀촌,귀농 정책은 전국에서 가장 미흡한 상황입니다.


우근민 지사는 제주도가 세계7대자연경관에 선정되면 1조2천억원의 경제효과가 나온다고 주장하며, 세계7대자연경관 선정에 제주 공무원은 물론이고 제주도민을 총동원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말했던 1조2천억원은 지금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외국인 관광객 200만명 시대로 제주도민이 엄청 경제적이 혜택을 볼 것처럼 말하지만,  제주에 외국인 관광객, 특히 중국 관광객이 와서 득을 보는 사람은 제주도민이 아니라 대형 리조트를 보유하고 있는 재벌입니다. 제주도민이 운영하는 소규모 숙박업소나 관광 수입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우근민 지사는 경제를 발전하기 위해 재벌과 중국인 기업에 온갖 혜택을 주지만, 실제로 제주도민에게는 아무런 효과도 나오지 않고, 오히려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만 파괴되는 현상만 일어나고 있습니다.

'제주를 비판하는 기자는 간첩, 성희롱은 정치공작'

요새 우근민 지사의 발언이 도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제주도민의 아픔이 서린 제주 4.3과 관련한 '폭도' 발언은 물론이고, 제주 해군기지를 둘러싼 강정마을 문제 때문에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 유치가 실패했다는 발언까지, 아주 작정하고 막말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특히 제주도가 철거를 강행하여 문제가 됐던 '더 갤러리 카사 델 아구아'에 관해서는 철거를 반대했던 문화단체와 도의회,언론,시민들을 폄훼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자신의 발언에 대한 사과를 하기는커녕 보도한 기자를 향해 말도 안 되는 비난을 했다는 점입니다.  


우근민 지사는 '카사 델 아구아 철거 반대 운동 폄훼 발언 논란'을 보도한 '미디어 제주'의 보도가 제주도의회 도정질문에서 문제가 되자 부인했습니다. 그러다 '미디어 제주'가 녹취록을 공개하자 기사를 작성한 기자를 가리켜 '그게 간첩이지 기자냐'라는 터무니없는 간첩누명을 씌웁니다.
 
거짓말을 하다가 그것이 들통이 나자 기자를 간첩으로 몰아세운 우근민 지사의 뻔뻔함은 처음이 아닙니다.

▲2002년 우근민 제주도지사의 성추행 사건 피해자가 직접 녹음한 녹취록 공개 모습. 출처:연합뉴스

 

우근민 제주지사는 2002년 1월 제주도청 집무실에서 여성직능단체장을 면담하며 가슴을 만지는 등의 성추행을 했습니다. 당시 우근민 지사는 성추행은 거짓이고, 자신을 향한 정치적 음해공작이라고 주장하며 행정소송과 항소 등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주장은 모두 거짓이었습니다.

대법원 2006. 12. 21. 선고 2005두13414 판결 【남녀차별개선위원회결정내지재결취소】

참가인이(피해자) 2002. 1. 25. 15:10경 제주도지사 집무실을 방문하여 원고(우근민)와 면담을 하면서 직사각형 형태의 회의용 테이블에 모서리를 사이에 두고 원고의 왼쪽에 90° 각도로 앉아 서로 대화를 나누던 중 원고가 참가인의 오른쪽 옆으로 다가와 왼손으로는 참가인의 목 뒷부분을, 오른손으로는 어깨를 잡은 후 오른손을 아래로 내려 참가인의 왼쪽 가슴을 만졌고 참가인은 원고의 오른손을 잡아 뿌리친 사실을 인정하였다.


대낮에 도청집무실에 온 여성단체장의 가슴을 만진 성추행범으로 성범죄 사례집에 나오는 인물이 제주특별자치도의 도지사입니다.

' 내년 지방선거를 위해 벌써 선거운동'

요새 우근민 제주지사가 굉장히 바쁘게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평소에는 보이지도 않던 읍면동 행사는 물론이고 동네 부녀회 행사까지 쫓아다니고 있습니다. 여기에 제주 시내 고등학교를 돌아다니며 특강을 하기도 합니다.

우근민 지사가 이처럼 제주 전역을 돌아다니는 이유는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 때문입니다.


시사IN이 조사한 내년 지방선거 가상 여론조사를 보면 우근민 제주지사가 3위로 현직 광역단체장들 중에서 유일하게 꼴찌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원래 현직 광역단체장이 유리한 지방선거에서 오히려 우근민 지사는 가장 낮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우근민 지사는 지금부터 내년 지방선거를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입니다.

선거를 준비하느라 제주 전역을 다니는 우근민 지사가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을 막말을 왜 계속 쏟아내고 있을까요? 그것을 이해하려면 먼저 민주당과 우근민 지사의 관계를 알아야 합니다.

▲2010년 민주당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하는 우근민. 출처:오마이뉴스 장태욱


우근민 지사는 원래 민주당 소속이었습니다. 그러다 성희롱 사건으로 탈당했다가 사과문 제출과 대국민사과를 약속해 겨우 민주당에 복당됐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의 성희롱 확정판결에도 불구하고 '마녀 사냥'을 운운하다 2010년 민주당 제주지사 후보 공천에 탈락합니다. 
 
민주당 공천에 떨어지고 무소속으로 출마 제주지사에 당선됐던 우근민 지사는 도정 실패로 민주당 고희범 도당위원장의 지지율이 오르자 야권을 포기하고 보수성향으로 돌아서고 있습니다.

제주 4.3 폭도 관련 발언이나 강정마을 주민과의 갈등 발언은 지난 대선에서 크게 확장된 제주 지역 내 보수표를 의식한 고도의 정치적인 발언입니다. 아마 앞으로 보수 단체와 새누리당과의 조율을 통해 제주 지역 내 보수 후보로 내년 지방선거에 나설 수도 있습니다.

▲제주 남주고에서 특강을 하는 우근민 지사. 출처:제주의 소리


제주 산골에 살면서 제주에 관한 얘기는 중앙 정치 관련 글보다 더 압박이 심합니다. 그것은 제주 괸당문화의 특성 때문이기도 하고, 좁은 시골에서 누가 누군지 뻔히 알기 때문입니다. 특히 아이엠피터가 사는 읍 출신 지사를 비판하는 일은 껄끄러운 일 중의 하나입니다.

상대후보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로 지사직을 상실했던 선거법 위반자,
대낮에 도청집무실에서 여성의 가슴을 만졌던 성추행범,
세계7대자연경관이라는 대국민 사기극으로 도민의 피 같은 돈을 거둬들인 제주지사,
재벌과 중국인을 위해 제주의 자연을 훼손하는 환경파괴범


이런 인물이 5번이나 제주 지사를 하고 있으며, 고등학교에 가서 특강을 하고, 아이들은 이런 인물을 본받겠다고 합니다. 아이엠피터가 불편함(?)을 감수하고 글을 쓰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