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사는 서울특별시, 보통 서울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요? 서울시는 매년 서울시민 2만 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합니다. 지난 5월에도 '2014 서울서베이 도시정책지표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서울서베이에 따르면 서울 보통 가구는 '49세 남자 가장'으로 '전문대졸 학력'에 '평균 가구원수 2.65명', '월소득은 300~400만 원'이었습니다. 가구 소득을 보면 역시 강남쪽이 평균 355만 원으로 강북의 272만 원보다 높았습니다. 1
2007년 서울서베이에서는 48세 남자 가장에 평균가구원수가 2.76명이었습니다. 2014년은 나이는 더 많아졌고 가구원은 줄어들었습니다.
서울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며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정리해봤습니다.
서울시민 55.7%가 '10년 전보다 오늘날의 위험요소가 증가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44.7%는 '10년 후에는 현재보다 위험이 커질 것이다'라고 응답했습니다.
서울사람들이 위험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몇 년 사이 큰 사고가 계속 터졌기 때문입니다. '세월호 참사'나 '판교 공연장 붕괴 사고', '일본 원전 사고' 등을 보면서 위험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특히 '자연재해'나 '건축물 사고'에 대한 위험도는 2013년에 비해 월등히 높아졌습니다. 서울시민들은 현대사회에서 가장 위험요소가 핵폐기물 방사능 사고라고(6.45점) 응답했습니다.
올해도 메르스 사태로 또다시 국민의 안전이 위협받았기 때문에 아마 내년도 조사에서도 시민들의 위험도는 높아질 듯합니다.
서울시 가구 구조의 두드러진 변화는 1~2인 가구가 전체 서울 가구의 절반에 가까운 48%에 달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1인 가구만 24.3%라는 이야기는 서울시민 10명 중 2~3명은 혼자 사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2010년부터 늘어난 1~2인 가구는 앞으로 서울시의 주택 정책이 큰 평수의 아파트나 4인 가족 중심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특히 젊은 세대가 많아서 1인 가구가 늘어난 것이 아니라, 고령 인구의 증가, 이혼 별거자의 증가 2도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대한민국의 정책도 전통적인 가구(4인 가족)와 함께 1~2인 가구를 위한 구조로 바뀌어야 할 것입니다.
고령화 세대에 접어들면서 가장 큰 문제는 세대 간의 갈등입니다. 한정된 예산을 가지고 증가하고 있는 노인세대의 복지 등을 감당하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노인복지 확대를 위한 세금부담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작년보다 늘어났습니다. 젊은 세대는 노인복지 확대를 위해 자신들의 세금부담이 부당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노인세대는 그동안 자신들이 희생했기 때문에 그만큼의 혜택을 누려야 한다는 생각을 강하게 갖고 있습니다.
서울은 물론이고, 대한민국 전체가 세대 간의 갈등으로 세제정책이나 복지정책 등이 충돌이 예상됩니다. 사회 구성원 간의 합의를 잘 이끌어 나갈 수 있는 리더십이 요구되는 모습입니다.
서울 시민의 38.3%는 자신이 '진보'성향이라고 응답, '보수'성향이라고 응답한 31.8%보다 높게 나타났습니다. '중도'라고 응답한 비율은 30.0%였습니다.
'진보' 성향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전년 (28.8%)대비 12.5% 증가했고, '보수' 성향은 전년 (33.4%)대비 1.6%로 소폭 감소했습니다. 중도 성향도 10.8%나 감소했습니다.
서울에 사는 사람 중 나이가 많거나 학력이 낮고,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보수' 성향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노인복지 등이 확대되기 위해서는 진보성향의 정치인을 지지해야 하는데, 오히려 반대성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서울시민의 절반인 51.6%는 자신의 정치,경제,사회적인 위치가 '중하'층에 속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가난이 사회제도에 책임이 있다'는 인식은 전년 (5.44점)과 비교해 낮게 (5.22점) 나타나고 있습니다.
'현재 자신의 위치에서 더 올라갈 수 있느냐'는 질문에, 서울시민들 중 30%만이 '우리 사회의 계층 이동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했습니다. 2013년과 비교하면 5.1% 감소했습니다.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허리인 40대는 29.8%, 60세 이상 연령층은 26.7%만 계층 이동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서울시민들은 '소득'.'교육수준', '직업' 등 사회경제적인 요인이 주요 차별 요인으로 보고 있는 구조 속에서 '대학교육 기회'만이 정의롭고 평등한 기회구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3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당신은 얼마나 행복하십니까?'라고 질문했더니 행복점수가 72점 (100점 만점)으로 아주 높게 나타났습니다. 행복점수는 나이는 낮고, 소득은 높을수록, 주관적 계층의식이 높을수록 높게 나타났습니다.
서울시민으로서의 자부심은 70.6점으로 30대까지는 평균 이상의 자부심을 보였지만, 40대 이후는 평균 이하의 자부심을 나타냈습니다.
전체 행복에 대한 질문이나 서울시민으로서의 자부심이 높게 나타났다면 진짜 행복해야 합니다. 하지만 실제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느냐는 의문이 듭니다.
서울사람들에게 '스트레스를 받고 있느냐?' 질문했더니, 10명중 6명 (62.9%)이 '스트레스'를 느꼈다고 응답했습니다. 특히 10대와 40대의 스트레스 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행복하다고 응답했지만, 스트레스는 받고 있다는 것은 진정한 행복을 누리고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자기 생각보다 남의 시선을 더 두려워하는 모습이 이런 조사 결과를 만들지 않았느냐는 생각이 듭니다. 4
천만 시민이 사는 서울특별시, 우리 미래가 진정 행복할 수 있느냐는 고민보다, 지금 이 순간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지 스스로 물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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