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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황교안'은 노무현 때문에 검사장에 탈락했나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 내정자가 2011년 5월 11일 부산 호산나교회에서 했던 강연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황교안 총리 후보는 강연에서 김대중, 노무현 시절 검찰 인사를 '환란'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자신을 비롯한 공안검사들이 승진하지 못했던 이유가 노무현 대통령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황교안 총리 후보자가 자신의 검사장 승진 탈락을 노무현 대통령 탓으로 돌렸는데, 과연 그럴까요? 황교안 총리 후보자의 검사장 탈락 이유와 그의 과거 행적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005년 서울중앙지검 2차장으로 근무하던 황교안 후보자는 2006년 검찰인사에서 탈락합니다. 서울중앙지검 1~3차장 중에서 유일하게 승진하지 못했습니다.[각주:1]

 

당시 조선일보는 '공안검사의 전멸'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중앙일보는 '공안검사는 코드 안 맞아?'라며 황교안의 지검장 탈락이 노무현 대통령 때문이라며 공격했습니다.

 

황교안의 지검장 탈락이 동국대 강정구 교수의 국가보안법 사건과 관련이 있다고 조선과 중앙은 지적합니다. 꼭 그 이유만일까요?

 

황교안 후보자는 2002년~2003년 안기부 X파일 수사 당시 공안 2부장으로 수사를 진행했습니다. 초기 수사는 더디게 진행됐고, 안기부에 대한 압수수색 대신에 방문조사가 이루어졌습니다. 2005년에 국정원 도청 수사가[각주:2] 다시 시작되면서 주목받았지만, 초기 부실 수사의 원인은 황교안 공안 부장 때문이었습니다.

 

삼성그룹이 홍석현 중앙일보 사장을 통해 100억원의 대선 자금을 제공하고, 수천 만원에서 수억 원의 떡값을 검사에게 돌린 사실이 드러났던 '삼성X파일 사건'

 

당시 검찰은 삼성 이건희 회장과 이학수 부회장, 홍석현 중앙일보 사장에게 무혐의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X파일을 보도한 MBC 이상호 기자와 월간조선 김연광 편집장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불구속 기소됐습니다.[각주:3]

 

세 가지 사건을 전체적으로 놓고 본다면 강정구 교수 사건만으로 황교안 후보자가 지검장 승진에서 탈락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부실 수사, 편파 수사의 논란에 있는 인물이 승진되는 것도 더 이상했을 것입니다.

 

 

2014년 5월 23일, 박근혜 대통령은 안대희 전 대법관을 국무총리 후보자로 내정합니다. 그러나 불과 엿새 만에 안대희 후보는 총리 후보직을 사퇴합니다. 가장 문제가 됐던 전관예우 수임료 16억이 문제였습니다.

 

2012년 대법관에서 퇴임한 이후 박근혜 대선 후보 캠프에서 일했던 안대희 전 후보자는 퇴임 후 5개월 만에 무려 16억 원의 수임료를 벌어들였습니다.

 

황교안 총리 후보자는 퇴임 후 17개월간 수임료로 약 16억 원을 벌었습니다. 안대희 후보자에 비하면 황교안 후보자는 전관예우를 받지 않았다고 볼 수 있을까요?

 

고액의 수임료를 받아 문제가 됐던 총리 후보자들은 모두 기부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안대희 전 후보자는 총리 내정 직전 3억 원을. 황교안 후보자는 2013년 약 1억 원의 법정기부금을 냈습니다.[각주:4]

 

후보자들은 짧은 기간에 번 돈을 모두 기부할 듯처럼 보였지만, 막상 기부금 액수는 인사청문회 때와 차이가 있었습니다.

 

 

황교안 총리 후보자를 향한 시선 중 가장 우려되는 목소리는 그가 전형적인 '공안통'이라는 점입니다. 황교안 후보자는 2009년 MB정권에서 창원지검장으로 발령받았습니다.

 

2009년 1월부터 8월까지 경남에서 집시법 위반으로 입건된 사람은 모두 415명이었습니다. 2008년 경남에서 집시법으로 입건된 사람은 261명이었습니다. 불과 1년 만에 200여 명이 늘어났습니다.[각주:5]

 

1994년 공안검사로 재직하던 황교안 후보자는 피고인의 수사 기록을 변호인에게 복사해주지 않았다가 헌법소원을 당합니다. 헌법재판소는 황교안 검사의 행위가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립니다.[각주:6]

 

 

경실련[각주:7] 대학교수와 연구원 등 전문가 300여 명을 대상으로 박근혜 정부 국무위원 중 국정쇄신을 위해 반드시 교체해야 할 인물을 조사했습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50%로 1위를 차지했고, 35%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2위를 했습니다. [각주:8]

 

박근혜 대통령은 이완구 전 총리를 지명해서도 황교안 총리 후보를 내정해서도 '사회개혁','정치개혁','비리척결'을 외쳤습니다. 과연 누가 개혁과 비리를 척결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박근혜 정부 국무위원 쇄신대상 2위였던 인물이 총리 후보로 내정됐다는 사실을 보면서, 행여나 외신이 알까 두렵습니다.

 

  1. 황교안 검사장 탈락이 불만인 중앙. 미디어오늘. 2006년 2월2일 https://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43764 [본문으로]
  2. 검찰 휴대전화만 도청 안되나. 한겨레 2005년 8월 5일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55344.html [본문으로]
  3. 삼성 X파일 사건. 위키백과. http://ko.wikipedia.org/wiki/%EC%82%BC%EC%84%B1_X%ED%8C%8C%EC%9D%BC_%EC%82%AC%EA%B1%B4 [본문으로]
  4. ‘16억 수임료’ 황교안 기부하겠다더니… 법정기부금 1억 한겨레 2015년 5월 26일.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693004.html?_fr=mt0 [본문으로]
  5. [사설]창원지검, 표현의 자유 억누르나. 경남도인일보 2009년 7월 2일 http://www.idomin.com/?mod=news&act=articleView&idxno=291190 [본문으로]
  6. 황교안, 검사때 수사기록 등사 거부해 ‘위헌’ 판정. 한겨레 2013년 2월 16일.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574147.html [본문으로]
  7.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본문으로]
  8. [박근혜 정부 2년]“박근혜 정부 2년은 D학점… 낙제 수준” 경향신문 2015년 2월 22일.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502222156505&code=910203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