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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막말 문자' 이성애, 세금으로 간 해외연수가 관광?

 

 

경남 무상급식 중단에 학부모들의 원망과 반발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지난 4월 2일 경남 양산에 사는 학부모는 이성애 경남도의원에게 문자를 보냈다가 황당한 답변을 들었습니다.

 

양산에 사는 한 학부모는 이성애 경남도의원에게 "잘 주무셨나요? 아침부터 너무 눈물이 나네요.울 딸래미가 초등 3학년인데요. 어제 저한테 엄마 오늘부터 학교에 돈 내고 밥 먹어? 어! 이러니 그럼 나 밥 먹지 말까? 엄마 돈 없잖아! 이러는 겁니다. 한번 보십시오. 10살짜리 꼬맹이도 무상·유상을 알아요. 왜 천진난만한 애들에게 밥값 걱정을 하게 만들까요? 우리가 뽑은 높으신 분들이 부모나 애들에게 왜 이렇게 상처를 줄까요? 너무 힘듭니다. 다시 우리 아이들에게 웃음과 행복을 돌려주세요. 눈물로써 호소합니다."라는 문자를 보냈습니다.

 

이성애 경남도의원은 학부모의 문자에 "이렇게 보내는 문자 공짜 아니죠. 문자 남발하는 돈으로 아이 기 죽이지 말고 급식비 당당하게 내세요. 어릴 때부터 공짜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는 게 현명한 건지 한 번쯤 생각해보시는 건 어떤지. 외벌이로 빠듯한 속에서도 우리 아이들 급식비 내며 키웠기에 저는 이해할 수가 없네요."라며 문자 보낼 돈으로 아이 급식비 내라는 답장을 학부모에게 보냅니다.

 

온라인에서는 이성애 경남도의원의 문자에 대해 황당하며,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는 논란이 거세게 일었습니다.

 

이성애 경남도의원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각주:1] 무상급식 관련 문자메시지를 많이 받았으며, 문자를 보낸 양산 학부모에게 '죄송하다. 그분이 마음을 많이 상했을 것 같다. 그분 입장에서는 충분히 마음을 다쳤을 수도 있겠다 싶다. 미안하다'고 답변했습니다.

 

이성애 경남도의원이 '그분 입장에서'라는 표현을 했기에 유권자 입장에서 세비를 받는 경남도의원이 제대로 일을 하는지 조사해봤습니다.

 

'지방재정이 나빠도 매년 해외연수 가는 도의원들' 

 

대한민국의 지방의회 의원들도 국회의원처럼 매년 해외 방문이나 연수를 갑니다. 도의원의 해외 방문이 특정 도시와의 협약을 위해서라면 갈 수 있겠지만, 그저 때가 되면 가는 연례행사에 불과합니다.

 

▲ 경남도의회의 상임위원회 해외연수 내용 중 첫 번째 페이지 ⓒ 경남도의회 홈페이지 캡처

 

재정 적자를 줄여야 해서, 당연히 복지 지출을 줄여야 한다는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주장이 무색하리만큼 경남도의회 의원들은 매년 해외연수를 다녀왔습니다.

 

경남도의회 의원들은 2014년에만 상임위원회별로 '라트비아', '중국','동유럽','몽골' 등을 다녀왔습니다. 2013년도에는 '중국'과 '태국','포르투칼', '스페인','터키' 등을 2012년에는 '카자흐스탄','네덜란드','프랑스','인도네시아' 등을 해외연수라는 명목으로 다녀왔습니다.

 

문자 보낼 돈으로 급식비를 내라는 이성애 경남도의원도 지난 2014년 8월 27일부터 9월3일까지 체코와 오스트리아,독일을  6박 8일간 다녀왔습니다.

 

'세금으로 다녀온 해외연수, 관광이나 다름없어'

 

이성애 경남도의원이 해외연수를 다녀왔다고 뭐 그리 큰 문제냐며 반발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성의 의원이 다녀 온 해외연수를 파헤쳐 보면 문제가 없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 경남도의회 문화복지위원 소속 의원들의 해외연수 일정표 ⓒ 경남도의회

 

경남도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소속 도의원 8명과 수행공무원 3명이 다녀 온 6박 8일간의 일정을 보면 대부분 관광지입니다.

 

○ 체 코 : 프라하 관광센터, 프라하 성, 바츨라프 문화광장 카를교 문화의 거리

○ 오스트리아 : 쉔부른 궁전, 성슈테판 사원, 게른트너 거리 국립오페라하우스 공연관람 및 공연장 시설견학 짤스캄머굿 호수, 게트라이데 거리, 미라벨 정원

○ 독 일 : 뮌헨국제전시장, BMW전시관, 프라우엔 교회 마리엔 광장, 로텐부르크 마켓광장, 시청사 프랑크푸르트 GDA 양로원, 하이델베르크 고성

 

우리가 흔히 시중에서 보는 동유럽 6박 8일 여행 일정과 비교해봐도 거의 흡사할 정도입니다. '문화복지위원회' 소속 의원들이니 관광지를 가는 일이 당연할 수 있다고 반문할 수 있습니다.

 

 

경남도의회 문화복지위원회가 해외연수를 다녀온 후 발간한 보고서의 오스트리아 편에 보면 '직접 오케스트라 공연을 관람하였는데, 소위 오케스트라 공연이라는 것을 직접 접할 기회가 없어서인지'라는 문장이 있습니다.[각주:2] 오케스트라 공연을 가본 적이 없었는데 좋았다는 의미입니다.

 

문화복지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오케스트라 공연을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사람들로 구성됐다는 사실을 보면 참 놀랍습니다. 도의회 의원으로 선출됐고, 전문성과 상관없이 문화복지위원회 소속이 됐다고 봐야 합니다.

 

경험과 전문성이 없는 사람이 국민의 세금을 가지고, 그저 수박 겉 핥기 식으로 해외연수를 가는 그 자체가 낭비일 수 있습니다.

 

'별 차이도 느끼지 못하면 왜 가나?' 

 

이성애 경남도의회 의원은 세금으로 6박 8일간의 해외연수를 다녀왔지만, 그다지 배우거나 경험한 일이 없었나 봅니다.

 

▲ 지방의회 의원들의 해외연수를 비판한 KBS 뉴스 보도 ⓒKBS뉴스 캡처

 

이성애 경남도의원은 해외연수를 다녀오면서 가진 KBS 뉴스9와의 인터뷰[각주:3]에서 '복지시설을 방문했는데 거기 복지시설은 우리와 별 차이가 없다'고 했습니다.

 

6박 8일간의 해외연수 일정에서 복지와 관련한 일정은 독일의 'GDA WOHNTIFT FRANKFURT'라는 노인요양시설뿐이었습니다.

 

달랑 노인 요양시설 한 곳을 방문해놓고 별반 차이가 없다는 말을 했다는 자체가 장님이 코끼리를 만지는 일과 같습니다.

 

 

한국과 독일이 별 차이가 없다고 했던 이성애 경남도의원의 답변과 다르게, 경남도의회 해외연수 보고서에는 한국과 독일이 다른 이유가 '인간다운 개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는 점'과 '독일과 한국의 사회보장제도에 큰 차이가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성애 경남도의원의 답변과 보고서가 다른 이유는 이성애 도의원이 제대로 해외연수를 다녀오지 않았거나, 보고서 작성에 전혀 관여하지 않거나 둘 중의 하나입니다.

 

도의원들이 해외연수를 다녀왔지만, 보고서를 베끼거나 대충 만든다는 지적은 계속 제기됐었습니다. 이성애 도의원이 다녀온 후 발간된 32페이지짜리 보고서에서도 무려 10페이지가 인터넷에서 흔히 나오는 나라 안내와 관광지 소개였습니다.[각주:4]

 

문화복지위원회 부위원장인 이성애 도의원이 문화복지위원회 보고서에 관여하지 않았다면 굳이 해외연수를 세금으로 갈 필요가 있었을까요?[각주:5]

 

 

문자 보낼 돈으로 급식비를 내라는 문자를 보낸 이성애 경남도의원은 아동복지학과 출신입니다. 아동의 복지를 공부했던 전문가의 입에서 '공짜를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지 마라'는 식의 답변이 나왔다는 자체가 너무 황당합니다.

 

이성애 경남도의원이 참여하고 있는 경남도의회 사회복지연구회의 홈페이지를 보면 활동 내역이나 자료를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평소에 소외당하거나 어려운 계층에 대한 공부를 게을리했으니 당연히 막말이 나왔다고 봐야 할 정도입니다.

 

이성애 경남도의원은 월 288만 원의 월정수당과 150만 원의 의정활동비 등 매달 483만 원을 받습니다.[각주:6] 연간 5천만 원이 넘는 세비를 받는 도의원이 몇 십원짜리 문자 비용을 모아 급식비를 내라고 했습니다.

 

아이엠피터는 보고서 한 장만으로 이성애 경남도의원이 매달 483만 원을 받을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 생겼습니다.[각주:7] 경남 시민들이 공짜로 관광 다니는 도의원을 키우지 말고, 당당하게 세비 받으며 일하는 도의원을 뽑는 날을 기대해 봅니다.

 

  1. 경남도의원, 학부모 문자에 "그 돈으로 급식비 내라"2015년 4월 3일.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095941&CMPT_CD=SEARCH [본문으로]
  2. 문화복지위원회 공무국외연수 결과 보고서 22페이지 . 경남도의회. [본문으로]
  3. 공직자 관광성 해외 연수에 보고서 베끼기 여전.KBS뉴스 2014년 9월 20일 [본문으로]
  4. 경남도의회 문화복지위원회 공무국외연수 결과 보고서. 2014년 9월 18일 http://www.gncl.or.kr/source2014/korean/activity/foreign4.html?mode=view&page=1&number=107&tcount=112&article_num=104&flag=&keyword=#skip-content [본문으로]
  5. 의원들의 해외연수는 '공무'이다. 말 그대로 공적인 업무인데, 공적인 업무에서 보고서 관여와 의견 제출은 당연한 일이다. [본문으로]
  6. 도의회 의장 의정비 인상 논란. 경남매일. 2014년 10월 5일. http://www.gnmaeil.com/news/articleView.html?idxno=260610 [본문으로]
  7. 아이엠피터는 지방의회 의원들이 세비를 받는 자체를 반대하지 않는다. 유급 의원이 오히려 부정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도 제대로 하지 않고 세비를 받는 의원에 대해서는 강력한 감사와 퇴출이 필요하다고 본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