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프가 수습사원 11명을 정규직처럼 일을 시켜놓고 해고했다가, 여론이 들끓자 전원 '최종 합격'으로 정정했습니다. 위메프 박은상 대표는 이와 관련하여 위메프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1 올렸습니다.
위메프가 박은상 대표의 이름으로 사과문을 올리고, 전원 합격으로 바꿨지만, 갑질 논란이 계속 문제가 되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에 어쩔 수 없이 했다고 봅니다.
위메프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문을 보면 '소통 미숙'이라는 말이나 '의도를 진심으로 제대로 전달해드리지 못했다'는 표현이 나옵니다. 자신들의 인턴 해고는 정당했지만, 설명을 제대로 못 했다는 그 부분에만 책임을 지겠다는 형태입니다.
특히 '저희가 달을 가리켰지만, 많은 사람들이 손을 본다면'이라는 문장에서 인용된 '見指忘月'(견지망월)은 한 마디로 해고됐던 인턴이나 그런 문제로 자신들을 비난하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의도를 모른다는 표현입니다.
위메프의 뻔뻔한 사과문, 진짜 그들의 주장처럼 위메프는 당당할 수 있는지 조사해봤습니다.
' 전문 인력을 위해? 위메프 갑질 해고는 과거에도 있었다'
위메프는 '진정한 지역 마케팅 컨설턴트 전문 인력'을 선발하고자 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위메프는 전문인력이라도 대량 해고했던 사례가 있는 기업입니다.
2011년 위메프의 투자자였던 허민씨는 위메프가 부진을 면치 못하자 대표로 취임하면서 대규모 구조조정을 합니다. 직원의 40%가량인 200명을(전체 550명) 해고했습니다.
아시아경제에 따르면 2 위메프는 '매출이 안 되는 사람'을 권고사직 대상자로 정하고 한달치 월급을 위로금으로 주고 해고했습니다.
당시 위메프는 벤처의 특성상 불안정한 고용은 당연하다는 식으로 자신들의 대량해고를 정당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기사 말미에 있는 <위메프는 이번 주부터 지방대 채용 설명회를 개최한다.>는 문장을 보면 이상합니다. 수익을 위해 직원을 대량으로 해고하고 또 직원을 뽑으려고 채용 설명회를 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위메프의 앞뒤가 맞지 않는 태도는 과거에도 있었던 셈입니다.
'전문직? 영업 실적의 단물만 빼 먹었던 기업'
위메프의 인턴 해고 소식이 전해지자, 커뮤니티 게시판 등에는 자신이 과거 위메프 직원이었고, 이와 같은 인턴 갑질은 처음이 아니라는 글들이 속속 올라왔습니다.
인터넷 커뮤니티 뽐뿌에 글을 올렸던 과거 위메프에서 영업을 담당했던 직원은 기본급은 적고 영업을 잘해야 인센티브가 오르는 급여 방식 때문에 빨리 퇴근해야 9시이고, 그 이전에 퇴근하면 엄청나게 눈치를 본다고 합니다.
결국, 3개월 근무 후 일의 강도에 비해 급여가 적어 다른 업종으로 이직했다고 밝힌 과거 위메프 직원은 이번에 위메프가 인턴들이 채용됐어도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3
위메프를 비롯한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업무 강도가 센 것은 업계 사람이라면 모두 압니다. 그러나 그들의 대우는 그다지 좋다고 볼 수 없습니다. 이유는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경쟁 속에서 앞다퉈 광고비와 판매 촉진비 등에 과도한 지출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위메프는 2013년에 광고비와 판매촉진비로 628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지불했습니다. 위메프는 매출액보다 더 많은 851억 원의 판관비를 지출했습니다. 4
소셜커머스 업체는 어떤 특별한 시스템으로 기업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돈을 쏟아 붓는 광고비 등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직원들에게 영업을 무조건 따오도록 강요하고 있으며, 치열한 소셜커머스 시장에서 직원들은 상품 하나 가져오기가 쉽지 않습니다.
대기업의 물량 공세와 별 차이 없으면서도, 무슨 특별한 벤처기업이라고 주장하는 모습은, 그저 자신들의 변명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 포장은 열정, 그 내면은 착취'
위메프가 인턴을 정규직으로 채용하지 않고, 직원들에게 일을 많이 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저 그런 기업이지만, 겉으로는 굉장히 좋은 기업이라고 포장을 하고 부분입니다.
위메프는 지난해 8월, KBS 시사교양 프로그램이었던 '스카우트'에서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채용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별로 창의적인 시스템이 나오지 않는 기업이 창의적인 고등학생을 채용하겠다고 나선 모습을 보면, 언론의 과대 포장으로 볼 수 있습니다.
위메프 과거 직원들이 위메프 사태에 경험담을 올리는 이유는 현재의 인사 시스템에서 제대로 창의적인 일을 하기 어렵고, 업무량 많은 영업직이지만 적은 급여로 힘들 수밖에 없는 현실을 알리기 위해서입니다.
창의적인 사람도 창의적인 기업에서 나올 수 있습니다. 기업 시스템은 구시대적인 방식인데 창의적으로 일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모습은 그 진실성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열정'이라는 말은 참 멋있습니다. 그러나 위메프가 열정이 아닌 '능력'을 요구하는 직원이 필요했다면 '경력직'을 채용해야 했습니다.
기업이 수익을 위해서 비용 절감을 위해서 직원을 해고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기업이 자신들의 의도를 몰랐다며 '견지망월'이라고 말하는 일은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어쩌면 위메프에만 과도한 잣대를 요구하는지도 모릅니다. 다른 기업도 인턴을 맘대로 부려 먹고 해고하는데, 왜 우리한테만 그러느냐고 할 수 있습니다.
위메프 사건은 '열정'을 '착취해도 된다'고 착각하는 기업에 내리는 취업준비생들의 애타는 절규입니다. 열정을 꺾는 잔인한 사회 속에서도 우리 취업준비생들이 희망을 잃지 않기를 소망합니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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