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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새정치민주의 문제는 '계파'가 아닌 '시스템'이었다



7.30재보선 참패로 새정치민주연합의 김한길,안철수 공동 대표가 사퇴했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박영선 당대표 직무대행과 중진의원들의 비대위 구성 비상회의를 시작으로 개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부의 목소리도 크고 외부에서도 여러가지 지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엠피터가 보기에는 그저 뜬구름 잡는 식의 정치 논란이 너무 많습니다.

왜냐하면, 새정치민주연합의 가장 큰 문제는 기본적인 시스템 구성조차 되지 않은 조직력에 있기 때문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파악하여, 그들의 개혁이 성공할지를 가늠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리더십의 부재?, 조직도를 보면 알 수 있다'

7.30재보선 참패 이후 안철수 공동대표의 리더십 부재를 지적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물론 일정 부분 안철수 공동대표의 리더십이 강력하지 않았던 점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엠피터가 볼 때에는 새정치민주연합은 그 누가 있어도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는 구조로 되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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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이미지는 새정치민주연합과 새누리당의 조직도입니다. 좌, 우 어느 쪽이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구조일까요? 잘 보면 우측이 훨씬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물론 새누리당입니다.

새누리당은 대표최고위원 밑에 <중앙사무처 사무총장→제1부총장→시도 조직, 당내 조직>으로 쉽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새정치민주연합은 사무처까지는 내려와도 하부 조직까지의 연계성이 제대로 표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가장 핵심은 리더의 명령이 어떻게 하부조직까지 잘 전달될 수 있는 구조인가에 있습니다. 단순한 조직도만 봐도 새정치민주연합은 하부 사무국 내 조직은 물론이고 시,도당까지의 명령 시스템이 전혀 구축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새누리당은 정당 조직 내 사무처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상세하게 모든 조직의 주요 업무를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조직의 업무가 무엇인지 나오지도 않았거니와, 새정치민주연합 내 당직자들도 각각의 업무에 대해서 제대로 파악조차 못 하고 있는 일도 자주 일어납니다.


리더십의 부재를 말하기 전에 정당 내 조직이 얼마나 엉성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파악부터 해야 합니다.

'하부조직과 소통이 엉망인 정당'

단순히 조직도만으로 새정치민주연합의 조직 시스템을 평가하는 것을 믿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부조직으로 가면 그 심각함이 극에 달합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서울시당 홈페이지를 가보면 아직도 '민주당서울특별시당'이라는 표기가 되어 있습니다. '새정연'이라고 부르지 말라며 큰소리를 내는 정당치고는 창피한 일입니다.

서울시당 홈페이지를 보면 7.30재보궐선거 다음 날인 7월 31일에 <제3회 서울시당위원장배 배드민턴 대회 안내문>이 올라와 있습니다. 동작을에 노회찬 후보가 나왔으니 자신들은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나요?

서울시당 홈페이지 자료를 보면 7.30재보궐선거 내용은 거의 없습니다. 논평이나 자료들을 보면 거의 몇 달 전의 내용뿐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전남 순천,곡성에서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에게 패배했다고 난리가 났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전남도당 홈페이지를 가봤습니다.

홈페이지 배너에는 지난 1월의 민주당 행사 소식이 버젓이 걸려 있습니다. 6.4지방 선거 예비후보자 추천 배너도 있고, 2010년 소식이 아직도 메인에 있습니다.

혹자는 그렇게 말합니다. 인터넷 홈페이지가 뭐 그리 중요하냐고, 그럼 묻겠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지방 오프라인 조직이 온라인을 무시할 정도로 탄탄합니까?'[각주:1]

그나마 새정치민주연합을 지지하는 야권성향이 온라인에서 지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 정도이지, 정당 조직으로 새정치민주연합이 가진 조직력과 소통은 엉망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준 의원처럼 자신이 조사한 자료를 언론과 블로그에 동시 게재하는 의원도 있지만, 대부분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국민이 알아야 할 자료를 언론에만 먼저 알리고 배포합니다.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중에서 온라인 소통을 제대로 하는 의원은 신진 비례대표 의원이나 일부 소수 의원밖에는 없습니다. 조직력도 없으면서 모바일 시대에 적응도 못 하는 국회의원들이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진보 의원들이라고 금배지를 달고 있는 것입니다.  

소통과 조직력, 그리고 민주주의에 대한 가치관이 전혀 진보적이지 않은 사람이 새정치민주연합에 얼마나 많은지 분석하면 유권자들은 충격에 빠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여의도 연구소 VS 민주정책연구원'

정당 조직 중 가장 중요한 조직 중의 하나가 정당의 정책과 방향을 제시하는 싱크탱크 조직입니다. 새누리당은 '여의도 연구소' 새정치민주연합은 '민주정책연구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여의도연구소와 민주정책연구원을 비교하면, 아니 비교대상 조차할 수가 없습니다. 여의도 연구소 일명 '여연'은 정치인들 이라면 그들이 가진 여론조사 내용을 어떻게든 갖고 싶을 정도로 탄탄하며, 정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민주정책연구원은 그냥 연구소에 불과합니다.

정당은 선거에 이겨야 하는 조직입니다. 그런데 선거전에서 가장 중요한 여론조사 결과와 정책, 공약 등을 결정짓는 싱크탱크가 새누리당에 뒤떨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정당이 가야 할 길을 엉터리로 만드는, 두뇌가 없는 새정치민주연합에 비해 새누리당은 선거에서 어떻게 이길 수 있는지를 잘 알고 선거 때마다 탁월한 선거 전략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아이엠피터는 오래전부터 정치브로커가 아닌 '선거전략가'가 민주당에 필요하다고 계속 강조해왔습니다.

빅데이터를 이용한 선거 분석 등을 통해 새정치민주연합이 승리할 수 있는 선거 전략과 정책, 공약을 내걸고 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했습니다.


수년간 그토록 외쳤지만, 민주당부터 새정치민주연합까지 그 누구도 여의도 연구소와 같은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았습니다.

선거 때마다 왜 패배하는지 답은 항상 나와 있었던 것입니다.

' 아직도 정치 이상주의에 빠진 정치 집단'

아이엠피터는 새정치민주연합이 주최하는 세미나와 토론회에 다수 참석해본 적이 있습니다.[각주:2] 그때마다 이들이 말하는 정치는 굉장히 어렵다는 점을 느끼고 돌아오고는 합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주최하는 세미나에 가면 정치학 박사와 교수, 변호사, 정치 전문가들이 나와 열띤 토론과 주제 발표를 합니다. 그러나 실제 이들이 내세우는 주장을 보면 너무 고차원적인 얘기입니다.


아이엠피터가 보기에는 당장 새정치민주연합의 시도당에 대한 감사를 시행하여 조직을 뜯어고치고, 여의도 연구소와 같은 싱크탱크를 만드는 기본부터 해야 하는데, 그런 얘기들은 별로 나오지도 않습니다.

민주주의 역사가 어땠고, 계파가 어쩌고, 운동권 세대의 옛날 타령이나 하고 있습니다. 2014년의 정치를 하겠다고 하는지, 아니면 1980년대 민주화 투쟁을 추억하며 모인 것인지 구분이 되지 않습니다.



계파청산을 매번 말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할 것인지 대책은 없습니다. 있다고 해도 지도부 구성만 얘기합니다. 아니면 매번 민주주의 원칙이라는 기본만 놓고 몇 시간씩 말싸움만 합니다.  


정당 조직에서 계파는 없어질 수 없습니다. 다만 그 계파가 어떻게 운영되느냐에 따라 장단점이 나뉘어집니다.

계파가 당을 장악해도 정당의 조직이 제대로 돌아간다면 상관이 없습니다. 조직의 시스템이 엉망인 상황에서는 계파가 당을 장악하면 모든 것을 자기들 멋대로 움직여 주먹구구식으로 정당이 돌아가 매번 선거에 지는 것입니다.


아이엠피터가 새누리당에 관해 많은 글을 쓰면서 놀란 점은 이들은 그토록 권력다툼을 하다가도 선거에만 돌입하면 모든 조직과 시스템이 하나로 뭉쳐 선거에 이기도록 온 힘을 기울인다는 점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새누리당의 이런 시스템을 배운 것이 아니라 파란색만 베껴 놓고는 그저 선거에 이기려고 했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100년 고택이 무너져 집을 고쳐야 하는데도 상투를 지키기 위해 목을 내걸고 싸웠다는 자랑질에만 빠져 있습니다. 집이 무너지면 목수를 불러서 집을 고쳐야 합니다. 여기에 사는 사람만 바뀐다고 될 문제가 아닙니다.

정치적 이상주의에 빠져 정신 못 차리다 결국 비가 샌다고 방을 옮긴 새정치민주연합을 보면, 지금도 왜 비가 새는지를 모르는 샌님들 같습니다.


'선거에 이길 수 없는 정당', '정권교체를 이룰 수 없는 조직'이라면 빨리 제1야당 명찰을 떼는 편이 낫습니다. 그래야 유권자들도 더는 그들에게 희망이나 표를 던질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1. 새정치민주연합의 지방조직은 새누리당에 비하면 거의 십분의 일 수준에 불과하다. [본문으로]
  2. 아이엠피터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정책토론회와 세미나에 초대 받은 적이 한 번도 없다. 순수하게 자비로 제주에서 서울까지 다닌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