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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

전업블로거를 결심하게 만든 '다음뷰' 사라지다니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운영하는 '다음view' 서비스가 6월 30일부로 종료합니다. 블로거가 아닌 사람은 잘 모르겠지만, 일부 블로거에게 다음뷰는 블로그와 세상을 만나게 해주는 통로와 같은 역할을 했었습니다.

특히 아이엠피터에게 다음뷰는 전업블로거를 결심하게 했던 가장 큰 배경 중의 하나라서, 다음뷰 서비스의 종료 소식을 들으니 다음뷰와 함께 했던 지난 시절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블로그를 10년 넘게 했지만, 그중에서 전업블로거로의 삶을 펼쳤던 몇 년간의 다음뷰 공간에 대한 아쉬움을 정리해봤습니다.


다음뷰의 초기 모델은 2005년도 '다음only'라는 서비스입니다. 이 '다음only'는 2006년 '블로거가 만든 뉴스'에 이어 2007년 '블로거 뉴스'에 이르러 엄청난 성장을 합니다.

지금도 블로거들 사이에서도 다음이 만든 '블로거뉴스'가 1인 미디어(물론 아직도 미비하지만)라는 말이 나올 수 있었던 배경의 하나로 봅니다.

당시 블로거뉴스는 지금 언론사들이 송고하는 기사처럼 블로거의 글을 노출했고, 많은 네티즌들이 '블로거 뉴스'를 마치 언론사의 기사처럼 읽었습니다.

이렇게 잘 나가던 블로거뉴스가 '블로거를 언론으로 볼 수 없다'는 기성 언론 시스템의 문제 제기로 위기를 맞게 됩니다. 결국, 다음은 2009년 '다음view'라는 서비스를 통해 블로그의 글을 '뉴스'가 아닌 그냥 블로그 포스팅으로 선을 그어 버렸습니다.



블로거의 글은 결코 뉴스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던 기존 언론사들의 현재 모습은 눈을 뜨고 보기 어렵습니다. 언론사라고 부르기 민망하게 클릭을 유발시킬 수 있는 자극적인 제목과 선정적인 사진은 포털 뉴스의 상징처럼 됐습니다.

조중동을 비롯한 언론사들은 자신들이 그토록 비난했던 블로거들도 창피해서 잘 하지 않는 '뉴스 어뷰징'을 태연히 하고 있습니다.

<'뉴스 어뷰징'은 김연아 교제 소식을 단독 보도한 언론사의 기사를 조선일보와 같은 언론사가 기사의 제목이나 사진 설명만 바꿔가며 수백 개의 기사를 송고하여, 비정상적인 클릭을 유도하는 형태 등을 뜻한다.>

[언론] - 천박저널리즘, 이젠 "박근혜가 예수, 엘사와 닮았다"
[언론] - '견원지간' 블로그와 신문, 그들이 손을 잡으니
[언론] - 조중동의 '네이버 때리기' 결국 돈이었던가
[언론] - 매일 보는 '뉴스'가 당신을 속이고 있다면


지금 사람들은 언론사 기사보다 SNS나 블로그, 해외언론 기사를 더 많이 찾으려는 경향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이 당시 블로거뉴스를 포기하지 않고 몇 년 동안 진화된 형태로 유지했다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 대목입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이 블로거뉴스를 '다음view'로 개편하면서 블로거에게 제시한 정책이 활동지원금이었습니다. 블로그에 광고 위젯을 설치한 블로거에게 랭킹에(광고 클릭수가 아닌 블로그 랭킹)따라 지원금을 주는 시스템이었습니다.

이것은 기존의 블로거가 스스로 광고를 달거나 블로거 마케팅류의 상업 포스팅을 하지 않고서는 돈을 벌 수 없는 구조에서 신선한 충격을 줬으며, 많은 호응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물론, 나중에는 수혜자가 너무 적고, 랭킹을 올리기 위한 경쟁이 과열화된 단점 등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아이엠피터가 전업블로거를 결심하게 된 배경도 사실 '다음view'의 활동지원금이었습니다. 좋은 글만 써도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다음뷰 활동지원금과 기존 원고료 등을 합치니 최저 생계비는 나올 듯하다는 판단을 하고 2010년 11월 서울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인천에서 제주행 배를 타고 제주에서 전업블로거의 삶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탔던 배가 오하마나호로 세월호와 같은 청해진해운 소속입니다. 그동안 계속 배를 타고 다녔는데 세월호 사고 이후 아내와 함께 더는 배를 탈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생각외로 활동지원금만으로 생활하기는 어려웠습니다. 백만 원 이상 받으려면 랭킹 관리에 많은 시간과 신경 써야 했습니다.  체질상 맞지도 않았고 불협화음도 많아 고민하는 차에, 독자들의 권유로 시작한 것이 후원금을 받는 일이었습니다.

▲후원자 명단에 나온 에스더 이모, 큰아빠는 후원자분들이 스스로 선택한 애칭입니다.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한 두분씩 보내 주시던 후원자가 이제는 70여 명가량 됐습니다. 어쩌면 부족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아이엠피터 입장에서는 이런 분들이 있기에 오로지 글만 쓰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특히, 다음뷰 활동지원금은 이미 2013년 4월에 종료됐기 때문에 후원자분들이 없었다면 제주 생활을 포기하고 서울로 다시 갔을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정기 후원해주시는 분들이 늘어나서 아직 블로거를 포기하지 않고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직 별다른 수익모델이 없어 걱정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글쓰기 이외에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기보다는 글과 콘텐츠 그 자체로 평가받고 후원을 받는 편이 블로그 수준을 더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음뷰 활동지원금이 사라지면서 다음뷰라는 시스템이 종료될 것이라 예상하고 미리 SNS와 검색으로 블로그를 운영했던 아이엠피터로서는 큰 변동은 없습니다.

요새 블로그 유입을 봐도, 다음뷰보다는 검색이 70%, SNS 유입이 3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생존을 위한 준비를 철저히 했기에 피해를 줄였다는 안도감과 함께, 그런 노력을 해야만 살아남는 한국의 인터넷 상황이 서글프기도 합니다.  

아이엠피터님, 다음에서 6월 30일 다음뷰 서비스를 중단할 예정이라고 하네요. 전 주로 다음뷰를 통해 시사 블로그를 구독해서 보는데,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시사 블로그에 쉽게 접근을 할 수 있을까요? 거기에 대해 나중에 블로그를 하나 써 주실 수 있으신가요?? 아니면 이미 이전에 쓰셨는데, 제가 모르고 있는 건가요?? (구독자 문의 댓글중에서)

다만, 기존의 다음뷰로 블로그를 구독하시던 분이 7천여 명이 넘는데, 그분들 입장에서는 조금 번거롭게 되어 다음쪽에서 구독을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줬으면 합니다.

<바람연필님과 Mk슈마일님이 좋은 아이디어를 주셨습니다>
구글리더는 종료된 것이 맞지만, 구글리더 프로그램의 사용이 종료된 것이지 RSS를 활용하는 프로그램 자체가 없어진 것은 아닙니다. 저 같은 경우에도 Feedly라는 프로그램으로 구글리더처럼 RSS 를 제공하는(아이엠피터님의 글도 마찬가지지만요) 홈페이지의 글을 읽고 있습니다. (MK슈마일)

저는 현재 크롬 익스텐션인 RSS Feed Reader를 사용해서 업데이트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이미 알고 계실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웹브라우저로 크롬을 쓰시는 분들에게는 유용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https://chrome.google.com/webstore/detail/rss-feed-reader/pnjaodmkngahhkoihejjehlcdlnohgmp  (바람연필)



2010년에 만들었던 블로그 어플이 있었지만, 지금은 아이튠스에서 검색이 되지 않고, 구글리더기도 종료되어 현재는 즐겨찾기 내지는 검색창에 '아이엠피터'를 검색하고 들어오는 방식밖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성공한 미술관이나 전시회를 보면 작가와 미술관 모두가 이익을 얻는 경우를 봅니다. 명성과 수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도 합니다. 포털사이트도 이렇게 블로거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식은 없는지 늘 고민하기도 합니다. (이 부분을 다음커뮤니케이션도 늘 고민하고 있었지만,...)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함께 블로그를 운영할 수밖에 없던 가장 큰 이유는 정치라는 주제로 네이버에서는 글을 써봤자, 노출조차 제대로 해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누가 뭐라 해도 정치,시사라는 주제의 글을 노출해줬고, 그것을 통해 정치블로거로서의 삶을 만들어 주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다음뷰의 종료가 다음에서마저 정치,시사라는 주제를 버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갖게 합니다.



그동안 다음뷰에 1,500여 개의 글을 발행했습니다. (이전 서비스 제외) 그 리스트를 보면 마치 아이엠피터가 살았던 삶의 목록과도 같습니다. 그래서 그 목록들이 사라진다는 생각을 하니 왠지 씁쓸하기도 합니다.

앞으로 정치블로거로 살아가는 것이 훨씬 더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꼭 필요하고, 도전할만한 일이라 생각하기에 희망을 품어 봅니다.

정치블로거로 반드시 성공하고 싶습니다. 블로거 외적인 일로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블로그, 그 자체로 인정받아 성공하고 싶습니다.

좋은 포스팅을 하는 블로거는 성공할 수 있다는 사례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지금보다 더 많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뉴스보다 더 정확히 진실을 알려주는 블로거'라는 소릴 들을 수 있는 그 날을 위해, 앞으로도 더 많이 고민하고 노력하며, 후원하시는 절대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이 길을 가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