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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새누리당-진보당 전격 통합' 신당 대표 이정희



"새누리당과 통합진보당이 당대당 통합에 합의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통합진보당 이정희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합당을 선언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정희 의원과 그간의 앙금을 씻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국가보안법 철폐와 주한 미군 단계적 철수, 진정한 평화통일을 위해 신당이 나아갈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새누리당은 이번 6.4지방선거에 기존 새누리당 후보들은 한 명도 출마하지 않겠다는 불출마 선언 각서를 공개했으며, 신당 대표는 이정희 의원이 맡고, 박근혜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사퇴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눈치채셨겠지만, 만우절 뉴스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이따위 글을 만우절이라고 올리느냐고 비난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사실 이런 뉴스의 원조는 아이엠피터가 아닙니다.


2005년 4월 1일, 중앙일보는 '만우절 정치판 가상 시나리오'라며 <한나라당과 민주당 전격 통합>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중앙일보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당대당 통합에 합의했으며,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민주당 한화갑 대표는 전격 기자회견을 열고 합당을 선언했다'는 기사와 함께 지난달 31일 박 대표와 한 대표가 합당 기자회견을 끝내고 악수를 하고 있다는 설명의 악수 사진을 올려놨습니다.

당시 민주당은 중앙일보의 만우절 기사를 비판했지만, 사실 지금 박근혜 정권에서 벌어지는 뉴스를 보면, 이런 기사는 만우절 뉴스 축에도 들지 못합니다.

만우절 거짓말보다 더 거짓말 같은 일들이 태연히 벌어지는 진짜 뉴스를 모아봤습니다.

1. 박정희 마지막 행사지에 10억 동상 추진


당진 지역 일부 주민들은 '박정희대통령동상건립추진위원회'를 만들어, 충남 당진 삽교호 관광지에 10억 원의 기금을 모아 높이 5m짜리 박정희 동상 건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추진위가 삽교호 관광지에 박정희 동상을 추진하는 이유는 박정희가 생전 마지막 행사로 삽교천 방조제 준공식에 참석했기 때문이라고 알려졌습니다.


10억짜리 박정희 동상을 삽교호에 만드는 이유가 죽기 전 마지막 행사라고 하는데, 그런 논리라면 궁정동 안가에도 동상을 세워야 하지 않을까요?

물론 공식행사는 아니지만, 박정희가 즐겨 찾았던 장소이고 술과 여자를 통해 독재자의 고뇌(?)를 풀었던 공간이니만큼 언젠가는 특별한 역사 기록관이 될 듯합니다.

2. 통일은 대박, 통일과 통일부는 상관 없어?


박근혜 대통령은 독일 방문 중, 드레스덴 공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고 연설을 했습니다. 당시 TV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 연설'을 대대적으로 생중계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독일 방문을 가리켜 '통일 순방'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통일 독일과 '통일 대박론'을 연계한 순방이기 때문입니다.

'통일 순방'이라고 부르는 독일 방문 때 통일부 직원이나 통일비서관, 통일부 장관은 단 한 명도 수행하지 않았습니다.

외교순방에 통일부 직원이 가지 않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통일 순방'이라고 부르며 통일 독일을 배우겠다면, 최소한 통일부 장관 정도는 데려가야 하지 않았을까요?


3. 법무부 장관도 틀린 국가보안법


유우성 간첩 사건을 조작하고 증거를 위조한 국정원 직원들에게 <국가보안법 무고,날조죄>가 아닌 <모해증거위조죄>를 적용한다고 합니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낸 <국가보안법 해설>이라는 책을 보면 "모해증거인멸 등 죄에 대응하는 범죄요건이 충족되면 특별법인 국가보안법이 우선 적용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법도 제대로 모르는 사람이 엉터리 국가보안법 해설서를 저술했고, 현직 법무부 장관으로 일하고 있다고 봐야 하겠죠?

4. 모르고 읽은 것은 거짓말이 아니다?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은 2월 20일 대한변협 초청강연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복지공약 파기 비판을 옹호했습니다.

김무성 의원은 "거짓말 못 하는 사람이 박근혜 대통령인데 참모들이 써준 공약을 그대로 읽었습니다."고 말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대통령의 잘못은 참모들이 써준 공약을 읽었을 뿐이지, 거짓말을 하려고 한 것이 아니었다는 논리입니다.


김무성 의원의 논리라면 짝퉁을 팔아 압수 수색이나 구속된 소셜커머스 직원들은 아무 잘못이 없습니다. 그냥 수입업자가 진품이라고 했고, 그것을 믿고 소비자에게 팔았기 때문입니다.

소셜커머스 업체와 짝퉁 판매를 추방하겠다고 양해각서를 체결한 관세청도 아무 잘못이 없습니다. 소셜커머스 업체가 짝퉁을 팔지 않겠다고 했으니 믿었을 뿐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논리라면 처벌이나 비판받을 사람은 거의 없을 듯합니다.

"나는 국정원이 제출한 증거가 위조된 것인지 몰랐다.그냥 받아서 재판부에 제출했을 뿐이다."
-유우성 간첩 혐의 기소 검사
"나는 기사가 내려준 곳에 내렸을 뿐이다. 황제주차가 된 줄 몰랐다."
- 서남수 교육부 장관
"나는 기초선거 무공천을 새누리당이 할 줄 알았다. 청와대에 갔으니 나는 모른다"
-박근혜 대통령
"나는 학교 옆에 호텔을 짓는 일이 학생에 안 좋은 줄 몰랐다. 그냥 업자가 규제 개혁을 요청해서'
-박근혜 대통령
"나는 알바도 취업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고용률 70%를 달성하겠다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





만우절이지만, 그다지 만우절 같지가 않습니다. 왜냐하면, 거짓말처럼 믿기지 않을 사건이 계속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 오늘도 계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2014년 4월 1일 오늘,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 특별담화를 발표하면서 지난 2012년 11월 25일에 했던 말을 다시 한 번 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봅니다.

"저는 오늘로 지난 2년간 국민이 애환과 기쁨을 같이 나누었던 대통령직을 사퇴하고 청와대를 떠나겠습니다."

거짓말이 현실이 되고, 당연히 벌어질 일이 만우절 얘깃거리가 되는 참 요지경 세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