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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

사병 '희망준비금'하면, 만원으로 한달 살아야



2012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김장수 새누리당 박금혜캠프 국방안보추진단장은 '병사들의 봉급을 2배로 인상하고, 전역병사에 대한 <희망준비금>제도를 신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병사들의 봉급 2배 인상과 희망준비금은 기존 현행 21개월 복무기간을 18개월로 줄이겠다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대선공약과 함께 많은 인기를 끌었습니다.

불과 1년 전에 '대선공약집'에 나왔던 군 복무기간 단축과 사병봉급 2배 인상은 없었던 일로 되었고, 제대병사를 위한 <희망준비금>제도 또한 기존과 완전 다르게 변했습니다.

' 희망준비금이 아닌 사병봉급 적금'

원래 희망준비금은 사병봉급 2배 인상과 별도로 전역군인에게 주는 돈이었습니다. 그런데 국방부는 별도의 희망준비금 대신에 사병들의 봉급 중 5만~10만원을 매달 적립하는 방식으로 바꾸었습니다.


2012년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약속했던 '희망준비금'은 대학등록금 수준의 '퇴직금'이었습니다. 2013년 국방부가 제시한 '희망준비금'은 그냥 사병봉급을 이용한 적금에 불과합니다.

퇴직금과 적금은 엄연히 다릅니다. 퇴직금은 일한 대가에 대한 정당한 지원금이고, 적금은 말 그대로 내 돈입니다.

내 돈을 강제로 적금에 들게 하는 것은 사병들 봉급으로 생색은 박근혜 대통령이 내겠다는, 불쌍한 군인 등쳐먹기입니다.

' 희망준비금하면 한 달 1만 원으로 살아야'

박근혜혜 정권이 하려는 '희망준비금'의 재원은 사병봉급입니다. 현재 대한민국 국군 병장 봉급은 12만9천6백원이고, 이병은 9만7천8백원입니다.


2012년 10만 8천원이었던 병장 봉급은 2013년 12만9천원으로 올랐고, 2014년에는 14만9천 원으로 인상될 예정입니다.이병봉급도 현재 9만7천8백원에서 11만 2천5백원으로 인상됩니다.

국방부는 이렇게 인상된 봉급을 희망준비금으로 적립하여 시중 은행 이율보다 더 높은 이자율과 이자소득세 면제 혜택을 주겠다고 합니다.

<수천억 원이 넘는 사병들의 급여 적금을 은행 한 곳에서 독점할 경우, 모피아의 횡포와 결탁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예상을 누구나 할 수 있다.>


▲상병부터 현재 잔여 복무기간 동안 200만원의 희망준비금을 만들기 위해서는 집에서 돈을 받지 않으면 아예 할 수도 없다.


목표금액 2백만원짜리 적금을 군복무기간 21개월 동안 만들려면 매달 최소 9만1천원씩을 적립해야 합니다. 이병 봉급이 내년에 11만 2천 5백원으로 인상된다고 해도, 9만1천 원을 제하면 2만1천5백원만 남습니다.

군대에서 2만원만 있어도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군대는 다릅니다.

▲MB정권 기준이며, 현재 개인일용품 개인 구매를 위해 월 2천원 가량 지급되고 있다고 함.대신 군대 PX 가격도 인상되었음.


MB정권 들어서 세숫비누,세탁비누,치약,칫솔 등 개인 일용품 7개 품목을 현금으로 지급, 개인이 구매하는 시스템이 진행 중입니다. 현재는 10개 미만이지만, 앞으로 더 확대될 예정입니다.

그동안 군대에서 공짜로(?) 보급되던 개인 일용품을 돈을 주고 사야 한다면 그나마 남은 2만 원에서 사용해야 합니다. 실제로 군대보급품이었던 생활용품을 PX에서 구매하려면 1,380원이 아니라 월 4,815원이 듭니다. (2007년 기준)

이것은 최소한의 금액이고, 만약 사병이 개인 일용품을 더 많이 사용한다면 (치약은 군대에서 한 달에 1개가 아닌 3~4개씩 사용, 청소용으로 ) 1만 원은 됩니다.


결국, 이병들은 희망준비금 2백만 원을 만들기 위해서는 한 달 동안 만 원으로 살아야 하고, 이 돈으로는 민간 PX로 바뀐 군대 매점에서는 냉동만두 하나 사 먹기도 힘들어집니다.


군대 PX가 GS리테일 등 민간업자에게 넘어가면서 시중가격 2,100원짜기 닭강정이 육군 2,300원, 해군 3,360원에 팔리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병들은 매달 평균 5만 원 이상 집으로부터 송금을 받아야 겨우 살 수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강조했던 것이 어머니의 마음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녀가 어머니의 마음으로 만들어 놓은 '희망준비금'때문에 군대에 아들을 보낸 엄마들은 매달 5만 원이상 보내던 송금액을 이제 10만 원 이상까지도 보내줘야 합니다.

<군대의 특성상 희망준비금 제도가 시작되면 각부대에서는 희망준비금 적립금을 늘리기 위해 모든 사병들에게 강제로 희망준비금이란 명목으로 급여의 90%이상을 뺏어갈 것이다.>

말장난과 거짓말, 그리고 선거용 공약의 꼼수 때문에 내년부터 집에서 돈을 받지 못하는 가난한 군인들은 PX에 가서 맛스타 하나, 초쿄파이 하나 사 먹지 못할 것입니다. 돈과 빽이 없어 군대에 보낸 것도 서러운데 이제 군대에서도 빈부의 격차가 나온다는 생각을 하니, 아들을 군대에 보낸 부모들은 더 마음이 아플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