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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한일군사협정' 일본 네티즌의 반응,이럴수가



'한일 군사협정'이 결국 연기됐습니다. MB정부는 한일 군사정보협정이 밀실 의결로 처리됐다는 소식에 분노한 정치권과 시민들의 반대에 밀려, 공식 체결시간을 한 시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일본에 "협정이 국가안보를 위해서는 먼저 국민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연기를 요청하며, 7월2일 국회가 개원하면 다시 논의를 거친 뒤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원래 새누리당은 처음에는 한-일 군사정보협정을 찬성하다가 뒤늦게 여론이 반일감정으로 거세지자, 행여나 이 여론이 대선과정의 '친일프레임'으로 바뀔까 우려하는 마음에 급선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일 군사협정' 서명식이 진행될 어제 4시 전에 일본 일부 언론에서는 미리 서명식 관련 기사가 나오기도 했지만, 공식 서명이 연기되자, 부랴부랴 기사를 내리는 소동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우리와 우방(?)으로 가장 가까운 나라이면서 많은 역사적 악연을 가진 일본에서는 이번 '한일 군사협정'에 대해 여러 가지 반응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보면서 우리가 앞으로 '한일 군사협정'을 일본과 어떤 방법으로 처리하고 해결해야 하는지를 생각해보겠습니다.

' 독도문제에 대한 일본인의 생각'

이번에 추진됐던 한일 군사협정은 일본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였던 사안이었습니다. 일본에서 '한일 군사협정'이 체결되기 마지막 단계에서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자국(다케시마)를 침략중인 나라와 군사협정체결하는 나라는 세계적으로 예가 있는건가?"
"아무리생각해도 영토문제를 일으키고있는 나라와는 해서는안된다"
"재일은, 반도의 개니까말야.. 주인의 말이라면 뭐든지 YES"
"섬을 점령하고있는 나라와 군사협정이라니 ㅋㅋ"
"섬 빼앗긴 그대로인데말야."
"다케시마에 문제가있는이상 이런 일은 용납할수없다."
"다케시마를 침략하고있으면서 잘도 말하는구나"
"북한과 통일후 일본을 공격하려는 것을 꿈꾸는 나라와 협정등은 생각하지말라고. 적어도 다케시마를 반환할때까지 응해서는 안된다"
"정부는 다케시마를 넘겨준건가ㅋ ㅄ같은노다돼지는 죽어라"
"한국은, 일본의 적국 일본의 영토・다케시마를 불법점거하고있는 한국은 일본의 적국 한국의 협력하는 인간이든, 기업은, 역적"

출처:번역기자:광대야/해외 네티즌 반응/가생이닷컴 www.gasengi.com

일본 네티즌 중에는 한일 군사협정 체결 전에 독도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습니다. 특히 일부 네티즌들은 독도를 한국이 침략 중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이 독도부터 찾고 난 뒤에 한일 군사협정을 체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물론 독도 문제에 관한 이런 생각을 하는 일본인이 대다수는 아닙니다. 그러나 우익은 물론이고, 일부 전쟁 세대에게 한국은 자신들이 점령했던 땅이고, 특히 독도는 자신들이 찾아와야 할 영토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점이 우려할만한 사안으로 볼 수가 있습니다.

'한국에 대한 일본인의 생각'

일본에 살았던 기억이 있는 저에게 일본인들 모두가 한국에 대한 반감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한일 군사협정이 체결되는 즈음에 한국인에 대한 반감이 높아지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최근 필리핀 세부섬 라푸라푸에서 한국인 2명이 어학연수 온 일본인 20대 여성 2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이들은 한 리조트에서 만난 일본인 여성들과 술을 마시다 여성들이 만취하자, 인근 모텔에서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건 경위는 나와 있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 사건이 보도되면서 일본 커뮤니티에서는 한국인을 규탄하는 글들과 반응이 많이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그만두라고 필리핀 강간사건을 봐라"
"그만두세요 조선인과 얽히지말아주세요"
"이 나라와 관계될만것들은 그만해라"
"이제 한국과 관련된 것은 필요없다. 저런 정신병의 나라는 사라져 없어지면 좋을 텐데"

아예 한국과 관계된 일을 하지 말라는 의견도 있지만, 한국과 일본이 강력한 전쟁 중 국가로 인식하고 있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바로 수년전에 시마네현을 폭격하려고했던 무리와 정보공유라든 진짜미친"
"어째서 적과 협정체결하는거야? 멍청한거야?"
"서로가 적국이라고 생각하고있는데도, 협정체결이 벌써..."
"세계 제일의 반일 국가와 군사협정이라니 한국이 유엔의 관리하에 비무장지대를 유지하는 것이 일본 안전상의 베스트"

물론 꼭 이렇게 반대 견해의 일본인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평화 헌법 9조를 기억하며, 한-일 군사협정이 체결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는 일본인들도 많았습니다.

"처음으로 한국인에게 동의한다"
"오랜만에 통하는구나"
"일본에는 헌법 9조가 있기때문에 무리입니다."
"꼭 부탁드립니다"

한일 군사협정을 바라보는 일본인과 한국인의 시각에는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만 일본을 우려하는 것이 아닙니다. 일본도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전쟁이라든지, 대치 중인 국가, 독도를 점령하는 국가라는 인식을 하고 있다는 점도 우리는 알고 있어야 합니다.

'왜 일본과 한국정부는 서둘러 한일 군사협정을 체결하려고 했는가?"

어제 스기야마 신스케 외무성 아시아-태평양 국장은 "오늘 서명을 해야 한다. 연기는 매우 유감스럽다"고 항의를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또한 후지무라 오사무 관방장관도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오늘 중으로 서명되길 기대했는데 유감스럽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일본과 한국정부는 서둘러 한일 군사협정을 체결하려고 했을까요? 그것은 7월 중에 나올 일본 방위백서 때문이라고 저는 봅니다.

▲ 2010년 일본 방위백서에 나온 독도 지도 표기 출처:연합뉴스


일본은 2005년부터 방위백서에서 독도를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표현하고, '다케시마'라고 표기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일본의 자국영토라고 주장하는 '북방영토'인 쿠릴열도 4개 섬에는 자국 명칭을 달지 않은 것에 비하면 독도에 대해 일본이 얼마나 적극적이고 강력한 자국영토를 주장하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대목입니다.

작년에 이어 일본은 2012년도 '방위백서'에서도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기하고,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하는데, 방위백서 발행 시기가 7월입니다. 만약 일본이 작년과 마찬가지로 독도를 자신의 영토라고 주장하는 백서가 나오면 한국 내 반일감정은 더할 것이고, 8월15일 광복절 즈음에서는 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이유로 일본과 한국정부는 7월 전에 빨리 한일 군사협정을 체결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 1904년 체결된 한일의정서 및 체결 기념촬영을 가진 이토 히루부미


일본은 1904년 2월23일체 체결된 한일의정서를 기반으로 1905년 1월 내각회의에서 '독도를 다케시마라고 부르고, 시마네(島根)현 오키섬 소관으로 한다'라고 결정했습니다. 이후 1910년 이전에 체결된 조약은 이미 무효라는 한일기본조약이 나왔지만, 여전히 일본은 여러 가지 이유로 독도를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국가와 국가 간에 체결되는 조약은 언제나 신중하고 조심해야 합니다. 그것은 단순히 국익이라는 차원이 민족이 겪은 감정과 역사의 아픔을 뛰어넘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무조건 일본과 조약을 체결하지 말라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나라와 다르게 일본과 맺는 조약은 과거는 물론 향후 어떻게 전개될지 그 모든 것을 전문가의 의견을 종합해서 정하고, 대한민국 국내법에 맞게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우리는 과거 친일파들과 독재자들이 대한민국을 어떻게 팔아먹고, 자신들의 배를 부르게 하고 국민은 절망에 빠뜨리게 한 사례를 잘 알고 있습니다. MB정부는 임기가 6개월이 남았다고 무책임한 짓을 벌이면 안 됩니다.

한국이 일본을 싫어하듯 일본도 한국은 적으로 규정하거나, 과거 시대처럼 무시하는 감정을 가진 자들도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합니다. 대다수 일본인은 아니지만, 문제는 정치적 영향력을 가진 자들이 그런 생각을 정책으로 펼치고 있다는 점도 생각해야 합니다. 

전 세계 국가들은 언제든지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는 '영원한 적도 아군도 없다'라는 말을 합니다. 그러나 적과 아군을 단순하게 당장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판단하면 안 됩니다. 누가 적인지, 아군인지, 분별한 능력을 MB정부가 제대로 판단하기를 바라며, 그 판단을 대한민국을 위해 하지 못할 바에는, 다음 정권으로 '한일 군사협정'을 넘기는 것이 마땅하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