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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MB정권 외교,미국과의 결혼은 미친 짓이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6월15일  미국 L.A를 방문하여 국제문제협의회(World Affairs Council)에서 “아·태 시대의 한·미 동맹(ROK-US Alliance in the Asia-Pacific Era)" 이라는 제목의 연설을 했습니다. 김 장관은 이날 연설에서 "한미동맹은 안보동맹과 경제동맹을 넘어 가치동맹"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미동맹'이 가진 의미가 우리의 역사에서 남다르다고 하지만 김 장관의 이번 연설은 MB정권에서 외교를 담당하는 장관으로 외교의 기본조차 무시한 주장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은 국가 간의 동맹은 어떤 가치를 두고 동맹을 맺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국익과 실리에 바탕을 두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가치동맹’에 대한 비판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냉철한 ‘국익’ 계산에 입각한 동맹보다는 공유하는 가치에 기반한 동맹이 보다 호혜적이고 영속적일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김성환 장관 연설문 중에서)


김 장관은 한미 양국이 '가치동맹'을 맺는다면 호혜적이고 영속적일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주장하는데, 과연 그의 말처럼 '가치동맹'이 영원할 수 있을까요?

MB정권이 보여준 외교 정책의 문제점을 통해 김 장관이 신앙처럼 믿는 '가치동맹'의 허구를 파헤쳐보겠습니다.

' 한·미·일 군사협력? 한반도는 핵전쟁으로 초토화'

김성환 장관의 '가치동맹' 주장이 나오기 전에 일련의 한미 양국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사건들을 우리는 먼저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 제2차 한미 외교국방(2+2) 장관회의: 한미일 3자 안보협력 강조
▶ 주한 미2사단을 한미연합사령부와 같은 부대로 개편하여 한강 이북 잔류
▶ 미국 '신국방전략'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의 복귀

미국은 한미 외교국방 장관회의를 통해 한·미·일 3국의 군사동맹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여기에는 '한일 군사비밀보호협정'이라는 새로운 군사협정이 한·미·일 군사협력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것은 한·미·일 3자 미사일 방어(MD) 협력을 위해서는 '한일 군사비밀보호협정'이 먼저 선행되어야 할 사안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현재 주둔하고 있는 주한 미2사단을 한미연합사령부와 같은 부대로 개편하여 한강 이북에 잔류하겠다는 발표도 나왔습니다. 여기까지는 단순한 하나의 사건들이지만, 이런 일들이 나오게 된 배경을 살펴보면 답답하기만 합니다. 

미국은 지난 2012년 1월에 군사력 집중 지역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선택한다는 '신국방전략'을 내놓습니다. 미국이 군사력을 아시아 태평양 지역으로 집중시킨 이유는 경제위기로 국방예산과 육군병력은 감축하면서 새롭게 부상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불가피한 전략이었습니다.

결국, 미국이 한국과 일본의 군사정보보호협정을 체결하라고 자꾸 압력을 넣는 이유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한·미·일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자신들만의 힘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막을 수 없으니, 일본과 한국을 통해 군사력 보강을 꾀하는 것입니다.

▲ 2004년 미국방부의 한반도 핵전쟁 시뮬레이션 자료에 의한 한반도 피해상황 출처:국군방송 제3회 창작영상물 공모전 수상작(제작:신종우 소령)


지난 5월 9일 미국 하원 군사위원회는 '2013 국방수권법' 수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이 법안에는 한반도에 전술핵무기 재배치를 가능케 하는 법안입니다. 미 국무부와 한국 정부는 핵무기 재배치 가능성은 없다고 하지만 실제로 미국 국방장관과 국무장관이 협의하여 전술핵 재배치 보고서를 제출하는 등의 과정을 거치면 언제든지 한반도에 전술핵무기 재배치는 논의될 수 있습니다.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한일군사보호협정을 체결하고, 한-미-일 군사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중국-북한으로 이어지는 군사력 확대를 막겠다는 의도인데, 만약 한반도에 핵전쟁이 일어난다면 한반도는 북한과 한국 모두가 지도 상에서 사라지는 땅이 되어버립니다.

결국, 미국 입장에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군사력 확대를 논하는 전략일 뿐이지만, 한국인에게는 나아가서는 핵전쟁의 공포와 죽음까지도 생각해야 할 심각한 일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대중외교를 통해 대북외교를 풀어야 한다'

우리는 여기서 미국이 중국을 막아내는 일에 한국이 동참하느냐를 따져봐야 합니다. 세계적으로 '미국 쇠퇴론'과 함께 '중국 부상론'이 나오는 시기에 자꾸 미국과의 강력한 동맹체제만 강조하고, 중국과 대립각을 세운다면 나중에 우리는 중국의 힘에 따라 안보체제를 모두 바꿔야 할 수도 있습니다.

2008년 5월 한-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은 '한-미 군사동맹은 역사의 유물'이라는 발언을 했습니다. 중국도 한-미 군사동맹이 북한이 아니라 점차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중국 입장에서는 자꾸 미국이 한국을 앞세워 자신들의 턱밑까지 쳐들어오는 모습을 절대로 좋아할 리가 없습니다.

▲ 다이빙궈 중국 국무위원이 청와대를 방문해 이명박 대통령과 만났지만, 별 성과는 없었다.


처음 MB정권은 중국의 국제적 위상변화는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미국과 동맹만 강화하면 중국이 한국을 인정할 것이라는 착각에 빠졌습니다. MB정권은 북한을 압박하면 중국도 대북압박에 동참할 것이라는 어리석고 안이한 생각을 했습니다.

중국의 대한반도 정책은 과거와 같은
 '안정 유지'일 뿐이지, 어떤 거대한 변화 속에서 바뀌는 정책은 아닙니다. 그런 상황에서 무조건 미국만 따라가다가는 한반도 안보에서 제일 중요한 중국의 도움을 절대 받을 수가 없습니다.
한국이 자꾸 중국을 자극하거나 중국과 적대시한다면 북한-중국으로 이어지는 외교라인에 절대로 끼어들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언제나 북핵 6자회담 관련하여 '뉴욕채널'이 있다고 강조하지만, 외교관들은 매번 한국정부가 자신 있게 말하는 '뉴욕채널'이 단순한 연락망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결국, 북핵이나 대북외교에서 제일 중요한 채널은 중국인데, 이 대중외교가 제대로 풀어지지 못해 항상 대북관련 정책의 효용성도 떨어지고 문제만 자꾸 발생하고 있는 것입니다.


제대로된 대중외교가 이루어진다면 항상 꼬이기만 하는 대북외교까지 풀어질 수 있기에, 우리는 중국과의 외교가 대한민국의 외교,안보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 실용외교는 커녕 매번 뒤통수만 얻어맞는 MB외교'

MB정권의 외교정책은 취임 초부터 항상 뒷북을 치거나 실패만 거듭했습니다. 아니 취임식을 하기 전인 대통령 인수위 시절부터 대한민국의 국익을 위한 외교가 아닌 오로지 미국,일본,중국 등의 눈치보기에 급급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2008년 4월19일 한국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를 방문해 부시 대통령과 친분을 과시했습니다. 그러나 캠프 데이비드 방문은 미국산 쇠고기 시장 개방을 인수위 시절에 약속했던 대가였습니다. 또한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가 독도를 일본 땅으로 표기하겠다고 하자 "지금은 곤란하다.기다려 달라"는 말도 했습니다.

일본을 방문해 “양국 관계를 성숙한 동반자 관계로 확대하고, 한일 신시대를 개척해 나가자” 라고 아무리 떠들어도 일본은 새 교과서에 독요 영유권 주장을 표기했고, 중국을 방문했을 때는 중국 대변인이 한미군사동맹을 '지나간 역사의 산물'이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북한의 다이방궈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일정에도 없는 방한 통보를 하고 이명박 대통령을 만났고, 일방적인 6자회담 재개를 공식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이명박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국익을 위한 외교 성과를 거둔 것보다 대한민국에 비굴함만을 안겨주는 외교 실패만 계속해서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MB정권이 국민을 속이고 오로지 정상들과 사진 찍고 언론에 보도하는 형태의 아무런 실리도 취하지 못하고 있는 멍청한 외교를 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저는 미국과의 동맹을 파기하거나 미국을 버리고 중국과 친밀한 관계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한미군사동맹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중국과는 외교,안보 관계를 강화하고,그 안에서 '실용외교'를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외교는 세계의 흐름을 파악하고 그에 맞추어 한국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고민하면서 정책을 수립하고 장기적인 한국의 위치를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 한국은 미국,일본,중국,러시아 4강 외교에서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늘 얻어맞기만 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인수위 시절부터 현인택,남성욱 교수 등 한미관계를 중요시하는 사람들로만 외교브레인을 구성했습니다. 그가 세계적인 외교 흐름보다 맹목적으로 미국과의 관계만 생각했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민주통합당 양보현 대변인은 김성환 장관의 한미 양국의 '가치동맹'을 비판하면서, '국가 간 동맹은 연애결혼이 아니라 편의에 따른 동거'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중국 구애를 외면하고 미국동맹에만 올인하여 결혼까지 하는 외교는 가장 어리석은 일이며, 나중에 소박맞으면 어디에도 갈 곳이 없어져, 비참하게 되는 미친 짓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