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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박근혜의 어이없는 자칭 '수첩공주'페이스북 페이지



박근혜 의원의 나경원 돕기가 반반의 성공과 실패라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경상도 지방에서의 유세가 먹혔다는 평가와 서울 지역에서는 박근혜 대세론이 무너졌다는 의견이 서로 엇갈리고 있습니다.

저는 박근혜 의원을 바라보면서 그녀를 분석하면, 현재 대한민국의 보수우익과 노령층의 한계와 핵심을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부동의 박근혜 대세론이 '안풍'에 의해서 무너지고 있지만, 아직도 몰락하기는커녕 그녀를 지지하는 세력으로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박근혜 의원은 지지세력이 많은 만큼 여타의 정치인보다 다양한 SNS 소통을 강조하며, 젊은 정치인들보다 오히려 SNS 분야에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런 그녀가 10.26 재보궐 선거를 앞둔 지난 16일 페이스북에서 페이지를 개설했습니다. (페이스북 페이지는 개인계정보다 기업,스타,기관이 운영하는 홈페이지 스타일을 의미합니다.)


박근혜가 개설한 페이스북 페이지의 명칭은 '수첩공주'입니다. 페이지에 나오는 캐릭터 자체가 공주입니다. 그리고 자신을 스스로 '수첩공주'라는 아바타를 설정했습니다.

여기에 페이스북 페이지 개설 이벤트로 6개의 공주 캐릭터를 선정하는 이벤트를 벌이고 있습니다. 박근혜가 만든 것이 아닌, 대행사를 통해 운영하고 있을 페이스북 페이지겠지만, 이런 '수첩공주' 페이스북 페이지는 박근혜가 가지고 있는 현주소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봅니다.

■ 왜 하필이면 '수첩공주'인가?

사실 '수첩공주'라는 의미는 정치권과 국민들이 그녀를 비하하면서 부르는 말입니다. 항상 수첩에 무언가 적고 다니며, 수첩을 보고 이야기하기에 박근혜에게 '수첩공주'라는 별명이 붙은 것입니다.


그러나 박근혜의 '수첩공주' 페이스북 페이지에서는 의견을 잘 듣고, 잘 적고, 반드시 실천하겠습니다.'라는 의미로 '수첩공주'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언뜻 보면 맞는 이야기 같습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박근혜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박근혜가 늘 적고 있는 저 수첩의 용량은 과연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수첩은 단순 메모의 용량을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수첩에 적혀 있는 말만 그대로 말하기에 '수첩공주'라고 불립니다.

메모라는 습관은 좋은 것입니다. 그러나 정치인은 저 수첩이라는 아날로그 형태의 단순함을 뛰어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하지만 박근혜는 수첩에 적혀 있는 문장 이외에는 말하지 않습니다.

여당과 야당이 피 터지게 공방을 벌이는 세종시 현안에서도,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도 그녀는 '한마디 정치' 이외에는 할 줄을 모릅니다. 그런 그녀가 자신의 무대에서는 많은 말을 쏟아 냅니다. 무상복지 예산 논란이 있을 때에는 가만히 있다가 불쑥 '복지 정책'을 방송과 언론, 기자를 불러놓고 발표합니다. 

정치인에게 중요한 정책 현안과 지지 성명은 절대 하지 않다가, 국민의 관심이 그쪽으로 몰리면 화려한 인물들과 함께 연단에 서서 자신은 그동안 국민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합니다. 

'수첩공주'라는 말은 그녀가 가진 한계를 보여주는 단어인데, 그녀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거침없이 자신을 '수첩공주' 아바타라고 하는 모습을 보면, 마치 수첩에서 끄적이던 낙서를 아무런 생각없이 표현하는 단순함의 극치를 보여준 듯합니다. 


 ■ SNS 본질인 '소통'은 어디로 갔는가?

박근혜를 거론하면서 늘 나오는 이야기가 트위터의 강자라는 말입니다. 현재 그녀는 팔로워가 127,401명입니다. 정치인 중에서는 대단히 높은 편입니다. 그러나 그녀의 트윗은 128개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녀의 트윗멘션이 올라온 시점을 한번 보겠습니다.


이미지 크기상 전체 멘션을 올리지 못했지만 몇 개의 트윗을 빼고 보면 박근혜의 트위터는 이슈화가 되는 사건에서만 멘션이 올라옵니다. 재보궐 선거, 스티브잡스 사망, 추석, 육영수 여사 추도식, 폭우 등 국민의 관심과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때만 올립니다.

고귀하신(?) 박근혜 전 대표가 이 정도 멘션만 올려도 괜찮다고 생각한다면 그 사람은 아마 SNS가 왜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는지, 가장 큰 특징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일 것입니다. SNS의 본질은 소통입니다. 그러나 자신이 하고 싶은 말, 자신에게 유리한 말만 한다면 그것은 소통이 아니라 홍보가 되어 버립니다.

트위터를 보면 대부분 이슈 때만, 그리고 한 달에 서너개의 멘션이 올라오는 트위터 계정에서 어떤 국민과의 소통이 나오겠습니까? 이러면서 그녀는 트위터를 가장 잘하는 정치인으로 평가받고 그런 기사가 난무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언론과 정치판입니다.

박근혜에게 SNS는 소통이 아닌 자신을 알리기 위한 광고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 그토록 공주로 살고 싶다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길..

박근혜가 버려야 할 이미지 중의 하나가 '공주'라는 이미지입니다. 그러나 박근혜의 페이스북 페이지에서는 오히려 캐릭터에 '공주'의 화려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옛날 성에 살고 있던 공주가 현대판 공주로 변신한듯한 옷차림으로 꾸민 '수첩공주'이벤트를 보면서 박근혜 지지자들조차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금 시대에는 전혀 걸맞지 않은 아바타로 다가서는 박근혜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사람도 많지만, 왕정시대와 왕관의 이미지로 어떻게 국민에게 다가갈 수 있느냐는 비판도 있습니다.

특히, 처음 박근혜의 수첩공주 페이스북 페이지를 접한 사람들은 짝퉁 내지는 안티 박근혜가 만든 페이지가 아닌가 의심을 할 정도로 황당한 모습이라는 반응도 많았습니다.

박근혜의 페이스북 이벤트는 마치 초등학생이 싸이월드 미니홈피에서 캐릭터를 사느라고 돈을 쓰는 모습과도 같습니다. 그녀가 정치인인지, 미니홈피를 가꾸는 연예인인지 구별이 되지 않습니다.

박근혜는 공주가 맞습니다. 과거 아버지 박정희가 독재자로 군림하던 시절에는 저 멀리 아프리카 어느 땅의 왕의 공주처럼 살았습니다.

박근혜에 대한 사진을 찾다 보면 지금 '수첩공주'에 나온 캐릭터와 같은 옷차림으로 공주대접을 받고 다녔습니다. 그러나 지금 박근혜는 공주도 아닌 한 사람의 국회의원일 뿐입니다.

하지만 박근혜는 지금도 자신이 마치 공주처럼 살아가고 있습니다. 과거 그녀를 대하는 사람들은 그녀를 공주로 대접했고, 그녀 또한 국민을 백성처럼 보은을 내리는 대상으로 인식하고 살았습니다.

박근혜 의원 홈페이지를 구글 크롬에서 보면 악성 바이러스로 차단된 홈페이지로 인식


공주로 화려한 삶을 살았던 그녀가 한마디 말만 해도 '공주님의 은혜'처럼 성은을 입고 있다고 생각하는 백성이 아직도 존재하고 있는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입니다.

그녀는 왕정시대, 독재 시대에서는 참으로 너그러운 공주가 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왕정시대도 독재시대도 아닙니다. 성에서 사는 공주는 영원히 백성과 한마음으로 소통할 수 없습니다.

민주주의 시대에서 어쩌면 그녀는 차단되어야 할 과거 유물의 상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구글에서 친절하게 악성바이러스에 감염된 존재로 인식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악성 바이러스의 무서움은 그것이 바이러스가 아닌 치료제로 착각하고 다운로드 받는 국민이 너무 많아, 종래에는 대한민국을 마비시킬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