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치

박원순의 서울시장 기호 2번을 저지하는 세력들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 나선 박원순 변호사의 민주당 입당 여부가 오늘 아니면 내일까지 결정되어야 합니다. 만약 박원순 변호사가 민주당에 입당하면 기호 2번을 부여받고,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면 기호 9번 이후가 될 것입니다.


<선거에서 기호 1번부터 7번까지는 정당에게 부여된 고유 번호가 있기 때문에 한국 기독당 정훈 총재의 서울시장 후보등록으로 무소속은 이후 9번부터 >

박원순 변호사의 민주당 입당에 대해 많은 설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정작 중요한 당사자인 박원순 변호사도 현재까지 그의 민주당 입당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과연 기호 2번이 가진 의미와 왜 그는 기호 2번을 선뜻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지를 통해, 대한민국 정당 정치에 대한 시민의 생각을 알아보겠습니다.

■ 기호 2번이 가진 파워와 조직력

대한민국에서 여당은 1번,야당은 2번은 부여받고 선거에 나옵니다. 한나라당이 가진 1번이라는 파워도 중요하고 대단하지만, 기호 2번도 무시할 수 없는 파워가 있습니다.

특히 제1 야당과 그동안 정당 정치의 주류였던 민주당이 가진 조직은 엄청납니다. 야권 성향의 유권자가 '무조건 기호 1번'에 비하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지만,그들이 움직이는 힘이 최소 투표율의 10%는 지니고 있다는 것이 통상적인 정치권의 예상입니다.

17대 국회의원 선거 포스터 ⓒ 김진석

박원순의 기호 2번을 주장하는 정치 논객들의 논리는 '한나라당의 지지율과 민주당이 가진 고유 지지율의 비교 논리'와 필승의 전략으로 모든 역량을 동원해야 할 만큼 이번 선거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현실감입니다.

맞습니다. 선거에서 모든 자원과 변수를 놓고 승리를 거머쥐기 위해서는 민주당의 힘과 기호 2번이 가진 파워를 생각해야 합니다. 특히 '묻지마 기호 1번'은 늘 고정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안정감을 깨뜨릴 무기는 '기호2번'이라는 대항마입니다.

그러나 그런 현실 정치에 대한 논리와 시민의 생각에 차이가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 박원순의 무소속 출마를 지지하는 시민들

박원순과 나경원의 지지율 조사만큼 더 많은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박원순 후보가 민주당에 입당해서 나오는 지지율과 무소속 출마일 경우 나오는 지지율입니다.

우선 민주당에 입당할 경우의 지지율입니다.

ⓒ 오마이뉴스.리서치뷰

<오마이뉴스>가 '리서치뷰'의 조사에 따르면,박원순 후보가 민주당으로 출마할 경우에도 나경원보다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20대,30대,40대 지지율은 나경원보다 훨씬 높았으며 50대와 60대에서는 절반까지도 지지율의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강남권에서는 나경원 48.2% vs 박원순 45.1% 로 3.1%p 앞선 것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는 어떨까요?

오히려 민주당으로 출마할 경우보다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의 지지율이 높았습니다. 특히 20대에서 40대까지의 지지율은 높아지고, 강남권조차 5.7%p 앞서고 있습니다.

이렇게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의 지지율이 더 높아서, 박원순은 무소속 출마가 더 낫다는 생각이 있는 것으로 전망됩니다. 민주당 입당을 권유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실제 박원순 캠프 측에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더 많습니다.

박원순의 민주당 입당이 승리를 위해 유리하다는 측면이 지지율 조사에서는 오히려 반대로 나타나고 있는 아이러니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 박원순의 무소속 출마를 원하는 이유

저는 박원순이 기호2번이 아닌 기호 9번으로 출마하길 원하고 있습니다. 이런 저의 생각은 정치 논객과 정치 사이트에서는 '정치를 모르는 이야기','역시 현실감이 없는 글' 등으로 비판을 받을 수 있고, 일반 시민에게는 '맞다','나도 무소속 출마에 동의한다'라는 의견을 받을 것입니다.

제가 박원순의 무소속 출마를 원하는 가장 큰 이유는 민주당이 가진 한계입니다. 민주당의 조직력과 파워가 있음을 인정합니다. 그러나 그 민주당이 올인해서 박원순을 돕는다면, 그리 큰 문제가 없다고 저는 봅니다. 정당별 지지율을 한번 보겠습니다.


서울신문 조사에 따르면,민주당 지지자 가운데 76.3%가 서울시장으로 박원순을 13.4%는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를 선택했습니다. 민주당의 지지율에 비해 국민참여당의 지지율은 거의 100%에 육박할 정도로 등답자 대부분이 박원순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추석 이후 정당 지지율을 보면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는 응답이 35.1%대로 육박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정당정치에 대한 반감 내지는 무관심이 높다는 증거입니다. 여기에 아울러, 서울시 부동층이 36.3%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의 기호 2번이 가지고 있는 파워와 조직력이 뛰어나다는 것은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선거는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는 점도 익히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당별 지지율과 정당으로 출마할 경우가 오히려 지지율이 낮아진다면 굳이 기호 2번을 달 이유가 없다고 봅니다. 


저는 박원순이 왜 5%의 미미한 지지율에서 지금은 나경원을 능가하는 지지율을 갖게 되었는가 여러분에게 묻고 싶습니다. 모두 알고 있듯이 그의 높은 지지율은 안철수와의 단일화를 통해 갖게 된 지지율입니다. 그렇다면 안철수의 높은 지지율은 무엇입니까? 

바로 현 정치를 개혁하고 바꾸고자 하는 시민의 바람이 그대로 몰아치게 된 것입니다. 

기호2번을 주저하고 있는 박원순에게 시민들은 외칩니다. 정당 정치, 기존 정치인처럼 정치하지 말고 새로운 개혁을 주도해서 한국의 정치를 바꾸어 달라고...

박원순의 기호2번을 주장하는 논리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선거에서의 필승입니다. 그러나 지금 민주당이 가진 파워와 조직력은 오히려 시민의 힘에 눌리고 있습니다. 민주당이라는 이름이 정치를 갈아먹고 있습니다. 민주당 지지자조차 박원순의 무소속 출마를 원하고 있습니다.

흔히 유시민 대표의 야권단일 후보 경기지사 패배를 논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는 정치인이었고, 박원순은 시민의 열기로 여기까지 온 사람입니다. 지난날 패배를 지금의 현상에 적용하는 것은 약간 무리가 따른다고 저는 봅니다. 

박원순이 기호2번을 달고 서울시장 출마를 저지하는 세력은 다름이 아닌 일반시민입니다. 그들은 박원순을 통해 기존의 정치를 버리고 새로운 정치를 보여달라고 아우성을 치는 것입니다. 그 열망은 민주당의 조직력과 파워를 압도하고 있습니다. 

불안합니까? 박원순이 조직력에서 밀릴 것 같습니까? 대선이라면 반드시 조직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서울시민은 가장 SNS를 많이 사용하고 젊은 유권자들이 많이 포진된 지역입니다. 젊은 유권자의 투표율을 5%씩 늘리고, 민주당이 온 힘을 다해 박원순을 밀어주면 됩니다. 

박원순의 기호 2번보다 더 중요한 것은 승리이며, 그 승리는 온전히 정치를 개혁하려는 시민들의 힘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래야만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도 진정한 국민의 동참으로 이어져 값진 승리로 정권 교체,정치 변혁을 이룰 수 있습니다. 

지금은 기호 2번을 요구하기보다 시민의 힘과 정당의 조직력을 반한나라당, 반MB를 싸우는데 합치면 그뿐입니다. 시민의 생각이 바뀌고 있다면 이제 정치도 변해야 한다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