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치

안철수-꼬꼬면,박근혜-신라면블랙,그럼 전여옥은?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이 요새 정치계를 뒤흔드는 안철수 교수를 꼬꼬면에 비유한 글을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렸습니다. 언뜻 읽어보면 아주 적절하게 '안풍'을 비유한 것 같지만, 실제로 그 속내를 돌아보면, 아직도 정신 못 차리는 전 의원의 생각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안철수 교수를 꼬꼬면에 비유한 전여옥 의원의 이야기를 제가 한번 비틀어보겠습니다. 

<'안철수는 꼬꼬면이다'라고 말입니다. 요즘 꼬꼬면이 품절면이 되듯 안철수도 정치권에서는 품절남이군요. 꼬꼬면과 안철수 많은 것이 닮았습니다. 일단 기존의 '맵고 짠 붉은 색 라면 국물'의 대세 속에 하얀 국물, 그렇지만 청양고추의 맵싸한 맛이 소비자들에게 새롭게 보였듯 안철수라는 정치신상-탈정치만으로도 보수고 진보고간에 상식이라는 표현의 색깔빼기로 정치시장을 평정했습니다. >

안철수 교수의 안풍을 나름 새로운 정치 형태로 표현한 모습을 보면 일견 맞는 이야기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저는 기존의 '맵고 짠 붉은 색 라면 국물'이라는 표현이 마치 전여옥 의원이 그동안 주장한 '좌익 논리'가 생각납니다.



2009년 전여옥 의원이 국회에서 민주화실천가족협의회(민가협) 회원에게 폭행당했다고 주장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엄청난 폭행이었다고 병원에 입원까지 했지만, 과도한 '헐리우드 액션'이었음이 밝혀졌던 사건에서 빠지지 않았던 이야기가 바로 좌익 논리였습니다.

'전여옥 의원 폭행' 혐의를 받았던 사람들의 재판 과정에는 '전여옥을 지지하는 모임'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몰려와 '이 빨갱이 같은 것들이'이라는 욕설과 빨갱이 타령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전교조 왜 이적단체인가?'라는 토론회에 격려사를 했던 사람이 바로 전여옥 의원이었습니다. 알다시피 조갑제를 비롯한 보수 우익 단체는 전교조를 '빨갱이','이적단체','전교조 교사= 좌익'이라는 논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종북좌익 척결단' 이라는 무시무시한 단체는 물론이고 대한민국 종북 세력 어쩌구 하는 단체들과 아주 끈끈한 우정을 나누고 있으며, 그들의 사랑을 독차지 하는 사람또한 전여옥 의원입니다.

'안철수-꼬꼬면,박근혜-신라면블랙' 논리를 제가 비튼다면 아마 지긋지긋한 저 빨갱이 논리에 국민들이 지쳐서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두 번째 안철수는 무릎팍 도사와 인터넷 등 미디어를 통해 주가를 올렸습니다. 꼬꼬면 역시 기존의 영업망을 통한 신상품 라면마케팅과는 달리 이경규라는 연예인의 방송을 통해서 사실상의 마케팅을 시작했습니다.>

전여옥 의원이 미디어 때문에 안철수 교수가 떴다고 이야기 하는 모습에 저는 실소를 금치 못했습니다. 그 이유는 전여옥 의원도 '일본은 없다'라는 책으로 떠서, 결국 국회의원까지 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녀가 잊고 사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일본과의 관계에 늘 민감했던 한국인에게, 일본의 실체를 보여주었던 '일본은 없다'라는 책은 엄청난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전여옥 의원은 이 책 한 권으로 TV,잡지,방송 등 온갖 미디어에 나와 얼굴을 알렸던 인물이었습니다.

'일본은 없다' 출판 이후에 쏟아진 그녀에 대한 찬사와 인기는 하늘을 찔렀습니다. 놀라운 지식과 혜안을 통해 그녀는 지식인으로 냉철함을 지닌 듯했었고, 이를 바탕으로 금배지까지 달았습니다.

문제는 사람들이 열광했던 그녀의 지성이 표절과 날조로 이루어졌다는 점입니다. 전여옥 의원은 표절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도 당당히 표절의 대가로 국회에서 권력을 누리고 있습니다.

언론을 날조해서 금뱃지를 달고 사는 그녀가, 과연 미디어 어쩌구 하면서 안철수 교수의 '안풍'이 미디어 때문이었다고 말 할 수 있는 당당함은 어디서 나왔을까요?

<세 번째, 꼬꼬면이 결국 그간 시장의 대세였던 '신라면'의 후광을 입고 나타난 '신라면 블랙'의 생산중단과 절묘하게 매치가 된 점입니다. 이른바 안철수의 등장이 그간의 '박근혜 대세론'을 충분히 위협하고도 남는 사태가 벌어진 점입니다. 신라면은 그동안 '이보다 더 괜찮은 라면은 없다'며 오랫동안 국내라면시장의 '독점적 지위'를 누렸고 신라면 블랙은 그 후광속에 '설렁탕 국물'과 라면의 명품화를 시도했건만 정작 '내용의 부실'로 시장에서 퇴출당하는 신세가 되고 말았습니다.>

전여옥 의원이 주장하는 '내용의 부실' 논리는 아주 적절합니다. 신라면블랙이 과장 허위광고 속에서 라면으로 비싼 가격을 받았던 모습은 퇴출당하여야 마땅했습니다. 문제는 과연 전 의원이 왜 저런 말을 했을까라는 부분입니다.


박근혜 의원을 어떨 때는 공격하기도 하고, 어떨 때는 떠받들기도 하는 그녀의 변신은 무슨 이유일까요? 바로 그녀에게 지성인이자 인간으로 지녀야 할 기본적인 양심에 대한 부끄러움이 없기 때문입니다.

전여옥 의원이 막상 국회의원이 되었지만, 그녀는 항상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쏟아 내기에 바빴습니다. (너무 많은 그녀의 망언이라 그중에서 몇 가지 뽑아 내기도 어려웠습니다.)

"반기문장관 유엔사무총장 출마선언은 국제사회의 조롱거리가 되기에 충분하다. "
"미숙아 노무현은 인큐베이터에서 키운 뒤에 나와야지, 제대로 생명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대통령이 없으면 나라가 조용해서 좋으니까 자리를 오래 비워두기를 바란다”
"어쨋든 이렇게 1년내내 욕만 먹은 대통령이 역사상 있었습니까? "
"다음 대통령은 대학 나온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왜 그러냐면 우리 국민의 60%가 이미 대학을 나온 국민이거든요."
“한국부자 95% 절제와 노력으로 재산 모아”
"노무현 때 생각하면 지금은 그래도 견딜만 해"

전여옥 의원의 망언에서 가장 백미는 자신이 어떤 생각으로 정치하고 살아야 하는지를 망각한, 그때 그때마다 다른 국회표결 사건입니다.

2004년 전여옥 한나라당 대변인은 여야가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주 멋진 논평을 냅니다.

“직권상정을 요구하는 다수당은 의회주의의 수치이다.국회의장에게 직권상정을 요구하는 여당이라면 ‘책임다수당’의 자격이 없다.의석의 차이와 상관없이 다수당과 소수당의 ‘합의’야말로 의회주의를 떠받들고 있는 기둥이다,국회의원으로 의장에게 ‘직권상정’을 하라고 몰아세우는 것은 그 자체가 수치스러운 일이다,수와 힘만으로 밀어붙이라고 협박하는 일은 조직폭력배의 사회에서도 흔한 일이 아니다."

이런 민주주의 정치에 대한 올바른 모습을 역설했던 그녀가 2009년 여당의원으로 2004년과 비슷한 상황에 부닥치자,다음과 같은 명언을 남겼습니다.

“돌 맞기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김 의장이 국민의 뜻에 따라 결단해야 한다, 김 의장은 책임이 있고 권한도 있다. 어렵고 험난한 시대, 그러나 이 나라의 앞날을 위해 몸을 던져야 할 때이다. 국민이 ‘안락사’시키고 싶어 하는 국회를 살리고 이 나라 국민과 경제를 살리기 위해 이 나라 정치인은 모두 죽어야 한다”

여야가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수당이 법을 직권상정하는 똑같은 상황에서 어떻게 저렇게 뻔뻔하게 말을 할 수 있는지, 제 머리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제가 명언이라고 했던 부분은 앞에 문단 빼고 그냥 '이 나라 정치인은 모두 죽어야 한다'라는 부분입니다.)


꼬꼬면과 신라면블랙을 비교한 전여옥의원의 글을 보면 진실성이 느껴지지가 않습니다. 그것은 그녀가 본질이 아닌 말장난으로 사람을 현혹하기 때문입니다.

신라면블랙은 그 상품 자체가 농심이 자신의 막강 파워를 이용한 사기에 가까운 상품판매였습니다. 그 신라면블랙 퇴출이 박근혜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전여옥 그녀 자신에게도 해당한다는 사실을 왜 그녀만 모를까요?

꼬꼬면이 좋다 나쁘다를 판가름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것은 개인의 각자 식성과 취향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신라면블랙 퇴출은 소비자를 우롱한 댓가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판이었습니다.

전여옥 의원은 화려한 글솜씨로 (국민을 모두 속인 표절실력은 인정해야겠죠) 본질을 흐려놓습니다. 그녀 자신이 마치 애국지사처럼 대한민국을 걱정한다고 하지만 속내는 자신의 권력과 출세를 위해 매진하는 비루한 지식인의 타락 (지식인이라고 쓰고 사기꾼이라고 읽으세요)으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안철수-꼬꼬면,박근혜-신라면블랙' 이라고 주장했던 전여옥 의원의 글을 보면서 전여옥 의원은 어떤 라면일까 생각해봤습니다. 제가 워낙 라면을 좋아해서 한국 라면에서는 찾기 힘들었고, 답은 중국에 있더군요.


짝퉁은 포장지와 상표명을 흉내 낼 수 있어도 맛은 절대로 흉내 낼 수 없습니다. 전여옥 의원이 대한민국을 생각한다는 말로 진정한 정치인 흉내를 내지만, 그 맛은 권력과 출세만을 탐닉하는 썩은 맛일 뿐입니다.

짝퉁은 호기심이라도 먹으면 입맛만 버리기 때문에, 아예 사지도 팔지도 말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