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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

연평도 포격 해병들이 영웅이 될 수 없는 이유.



연평도 포격이 일어난 지 6개월이 되었지만, 벌써 그날의 아픈 기억들은 대한민국에서 잊힌 듯 보입니다. 특히, 그날 전사한 두 명의 해병대원을 비롯한 16명의 해병 부상자에 대한 관심은 순식간에 사라졌습니다. 저는 정부를 비판하는 블로거이지만 어떠한 이유인지 그 여부를 떠나 희생된 고귀한 목숨은 대한민국 정부가 책임지고 보상과 예우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연평도 포격으로 너무나 젊은 두명의 해병대원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러나 그날 16명의 해병대원도 중경상을 입어 치료를 받고 제대를 한 병사도 있습니다. 그들에게 과연 대한민국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연평도 포격 당시 고 서정우 병장(하사)와 친구였던 최주호 병장은 연평도 포격 당시 휴가를 가기 위해 배를 기다리다 서정우 병장과 함께 부대로 복귀하는 도중 부상을 입었습니다. 그는 포탄의 파편이 등을 뚫고 들어가 신장 하나를 완전히 적출했고,소장이 너덜 해져 이을 수가 없어 부위를 30센티 잘랐습니다. 또한 십이지장과 위에도 구멍이 나서 봉합을 했습니다.

젊은 나이에 체육과를 다니던 건장한 청년의 내부 장기는 성한 곳이 없을 정도로 부상을 입었습니다.
 


최주호 병장은 중환자실에서 눈을 뜨자마자 고 서정우 병장을 찾았다고 합니다. 그날의 상황을 최주호 병장 어머니의 글을 통해 느껴 보시기 바랍니다.

새벽녘 친인척들은 가고 난 중환자실 앞에 쪼그리고 앉아서 한발자욱도 움직이지 못했다. 간호장교들이 들락 거리면서 중환자실 문이 열리면 주호를 볼수 있을까 싶어서 연신 문 틈으로 보곤 했다. 그리고 아침이 되었다.10시에 면회를 시켜준다.


온 몸엔 링겔이 주렁주렁 달려 있고,

양 옆구리와 등에 주렁주렁 달려 있는 시뻘건 피주머니들..
목을 뚫은 호수엔 이상한 물질이 올라 오고...
산소 호흡기를 꼽은 주호가 힘없이 눈을 뜬다...

<일부 글은 고 서정우 하사 어머님의 요청으로 삭제하였습니다. 고 서정우 하사 어머님에게 아픔을 상기시킨 점 사죄드리며,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30분의 면회 시간이 종료 되었다.
주호 손을 꼭 잡고 말했다.
'주호야 이젠 아무 걱정마...


넌 수술이 잘 되었고 이젠 아무 일 없을거야...힘내 주호야?'

밖에 나와서 또 펑펑 울었다.
감사합니다ㅠㅠㅠ
우리주호 이렇게 살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ㅠㅠ

<최주호 병장 어머니의 글 일부 >


고 서정우 하사의 장례식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최주호 병장은 서정우 하사가 잘 갔는가를 물었다고 했습니다. 이런 아픔과 고통을 겪었던 최주호 병장이 어느덧 제대하였습니다. 군인에게 제대 전역식은 많은 축하와 군 생활의 마무리를 짓는 아주 중요한 행사입니다. 그러나 최주호 병장의 전역은 그저 병원에서 도망치듯 나오는 일이었습니다.

후임병들의 헹가래도, 그동안 함께 근무했던 간부들의 덕담 한마디 듣지 못하고 전역증도 손에 쥐지 못한 채, 그저 병원에서 나오는 그를 생각하니 제가 오히려 눈물이 왈칵 쏟아질 뻔했습니다. 

해병대 간부들이 병원에서나마 축하해주는 모습을 상상했던 저에게 그의 전역은 도대체 군대에 가서 2년 동안 고생한 마지막 날에 위로조차 받지 못하면서, 왜 해병대에 자원입대했느냐고 묻고 화내고 싶었습니다.

 

최주호 병장의 쓸쓸한 전역식은 전우들이 잠든 대전 현충원에서 이루어졌습니다. 모자가 없던 문광욱 일병의 묘비에 모자를 씌워주고, 함께 복귀하다 전사한 서정우 하사와 이야기하며 눈시울을 붉혔던 그가 자신의 어머니에게 해주었던 말은 

"만일, 다시 연평도 사태가 일어나면 다시 돌아가겠습니다.그리고 내가 아들을 낳으면 해병대에 보내겠습니다."

옆에서 우리는 그의 전역식도 없던 쓸쓸하고 외로운 전역을 분개했지만, 그는 해병대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는 해병대원이었습니다. 이런 그에게 전역하고 남은 것은 무엇일까요?


체육학과에 다니던 신체 건강한 청년은 5급의 신체장애인으로 전역하고 자신이 원하는 태권도 사범의 꿈도 이제는 저버려야 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신장이 하나 없고 몸속 장기가 성치 않은 상황에서 노력하면 되겠지만, 남보다 더 어렵고 힘든 길을 가야만 합니다.

이렇게 몸은 만신창이가 되었고,미래가 암울한 그에게 날아온 하나의 등기 우편물이 있었습니다.

 
국방부에서 등기우편으로 날아온 표창장을 보면서 그가 얼마나 황당하고 어이가 없었는지 우리는 짐작할 수 있습니다. 요새 유치원 표창장도 이런 식으로는 주지 않습니다. 하다못해 아이들의 박수를 받으며 받는 표창장을 어떻게 전역하고 등기우편으로 받아 볼 수 있도록 합니까?

천안함 부상장병들이 위로금으로 500만 원을 받았던 모습과 다르게 최주호 병장은 해병대와 해군의 군인들이 모은 성금 300여만 원을 받았다고 전해집니다.


저는 천안함 장병 돕기 모금 성금도 그리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천안함 장병에게 위로금을 주는 부분이 문제가 아니라, 왜 정부에서 예산을 사용해 지급하지 않는가라는 문제입니다. 최주호 병장은 영웅이 아닙니까? 아니면 대한민국 정부는 이 땅을 지키기 위해 다친 장병에게 줄 돈조차 없는 가난한 나라입니까? 어떻게 부상 위로금을 꼭 군인들이 모금해서 전달해야 합니까?

최주호 병장에 관련된 기사가 나오면서 국방부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히면서,최주호 병장이 걱정하는 전상군경 요건을 확인했으며,상이정도에 관련된 신체검사를 5월25일 어제 실시한다고 했습니다.

최주호 병장 어머니가 걱정하는 부분은 외상이 없는 사람의 경우,상이정도가 너무 약하게 판정이 나온다는 사실입니다. 실제로 외상이 없거나 재활이 필요없는 사람은 급수가 낮아서, 실질적인 경제적지원을 받기 어렵습니다.

만약 그가 사회에서 다쳐서 보험을 이용했다면 충분히 많은 금액의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장기 손상도 심한 장애 등급과 경제생활 어려움에 속하는 중대한 사안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그는 이 나라 남자로 태어나 자랑스럽게 해병대에 자원입대해서 몸이 망가지고 남은 것은 국가가 지급하는 쥐꼬리만한 전상군경 등급에 몸과 마음만 고생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연평도 전투 분향소에 조문왔던 이명박 대통령은 병원에 입원했던 16명의 부상 해병대원들에게 국가가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예우를 해주겠다고 밝혔습니다. 그 말을 믿었던 최주호 병장과 가족들은 조촐하지만 그래도 제대로 된 표창장 수여식과 훈장,그리고 보상을 기대했습니다.

그들이 어떤 돈을 요구하고 바란 것이 아닙니다. 정당한 절차와 위로, 그리고 망가진 몸에 대한 사회 규범적인 합리적인 보상입니다. 그러나 그들의 기대는 물거품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세상에는 많은 영웅이 있습니다. 그들은 사회를 악으로부터 지키거나 타인을 구해줍니다. 저는 대한민국을 지켰던 사람은 이름있는 자들이 아닌 평범한 민초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영웅이라고 불리기 위해서가 아닌, 내 이웃과 가족,그리고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쳤습니다.

네티즌 생자필멸님은 이번 사태를 보면서 다음과 같은 명언을 남겼습니다.

이 정권의 영웅은 나라를 구해야 영웅이 아니고
이명박이 불리할 때 이명박을 돕는 게 영웅이다

.

[韓國/정치] - 석 선장 방송보도가 지겹고 불쾌한 이유.

연평도 포격으로 부상당한 해병대원은 이명박 대통령에게는 영웅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러나,그들은 자랑스러운 해병대의 영웅이고, 대한민국 국민이 기억하는 영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