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방

307전경대,가혹행위 얼마나 심했기에.



307전경대 (강원경찰청) 소속 이경 6명이 선임병들의 가혹행위에 견디다 못 해,부대를 집단 이탈한 뒤
112에 신고를 하고 복귀하여,307전경대 부대 자체가 해체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습니다.부대 편제가
아예 없어지는 것은 물론,부대원들도 아예 강원도가 아닌 타 지역으로 보내는 이번 사건을 통해서,
제가 군 생활을 했던 1992년과 아직도 변하지 않은 군 가혹행위를 돌아봤습니다.



307전경대 이탈 소속 이경들이 이야기한 가혹행위들을 보면,흡사 20년전 제가 군대 생활했던 모습과
비슷합니다.도대체 어떤 가혹행위였기에, 아직도 변하지 않고 남아 있었을까요?

▶ 저녁 점호가 끝나도 풀수 없는 각잡기
307전경대는 후임병들이 저녁 점호가 끝나도 손을 무릎에 대고,어깨를 일직선으로 쭉 펴고 있는 속칭
각잡고 있는 모습을 계속 유지하고 있었습니다.군대는 점호가 제일 힘든 시간 중의 하나이지만 점호가
끝나면 보통 풀어주는데,307전경대는 점호후에도 후임병들을 완전히 움직이지도 못하게 했습니다.


점호시간의 대기 자세는 계급별로 차이가 심합니다.병장은 그저 앉아만 있으면 다행이고,상병은
대부분 앉아서 딴짓거리하고,일병은 거의 정좌세,이병은 로봇이 되어 있어야 합니다.그런데 이런
점호시간 대기 자세에서 마주 보고 있는 고참들이 장난친다고 웃기는 표정을 짓고 있는데,여기서
웃어 버리면 점호 끝나고 집합해서는 무지하게 깨집니다.

▶선임이 이름이 아닌 욕을 불러도 관등성명을 복창하는 행위
▶욕실에서 제한된 시간 안에 씻고,거울 보기 금지
▶인터넷 사용이 가능한 정보화방은 분대장이상 고참만 사용
▶담배필때에는 줄을 서서 피고 연기는 아래로 뿜어야 함
▶전경버스로 이동시,허리를 등받이에 대지 못하고 정면 응시
▶고참들의 기수와 이름,군가 암기 강요


이 글을 읽는 예전 군 복무자들은 그저 웃을 수 있는 이야기,나때에는 더 심했다고 할 수 있는 가혹행위가
307전경대에서 보여집니다.솔직히 선임들이 이름을 누가 부릅니까?거의 별명을 부르죠.(참고로 저는
군 시절 별명이 부엉이(눈이 항상 충혈:안경을 착용을 금지)와 애자(공을 못차는 장애인이라 비하)였음)

쫄다구는 5분만에 씻고 나와야 하고,PX는 상병 이상만 사용,수송대라 고참들 차량 번호와 중대가,대대가
부대가,서열 외우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어쩌면 307전경대의 가혹행위를 20년전 제 군생활과 비교
하면,별것 없는데? 라고 할 수 있는 일들입니다.하지만 제가 겪은 일은 20년이 넘었습니다.지금도 예전과
같은 군대 가혹행위가 벌어지는 것은 시대 착오적인 모습입니다.



307전경대의 알몸진급식 사진은 2011년이 아닌 2005년 6월에 발생한 사건이었습니다.당시 내무반장이
자신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알몸진급식 사진을 군생활 추억의 사진을 올렸다가 문제가 되어서 삭제를
했었습니다.그 당시 강원경찰청은 웃고 있는 사진이기에 가혹행위가 없었다는 식으로 그저 큰 문제 없이
넘겼는데,아는 사람은 다 알면서 쉬쉬한 결과가 바로 오늘의 사건으로 나온 것입니다.


전,의경부대 해체 사례를 보면 대한민국 경찰들이 얼마나 내부의 일을 안이하게 처리하는지 우리는
쉽게 알 수 있습니다.그저 부대를 해체하면 다 해결될 줄 알지만,해체된 부대원들이 타 부대에 간다고
이런 가혹행위가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이번 307전경대에서도 구타와 가혹행위에 대해 신고를 하려고 했었지만,선임들이 한번만 더 가혹행위가
발각되면 부대 해체가 된다면서 절대로 신고하지 못하게 막았다고 합니다.



307전경대 가혹행위를 신고한 이모 이경등은 12월에 구제역을 위해 횡성으로 파견된 상황에서도
구타를 당했고,부대 복귀를 하면 더욱 심해질 것을 우려해서 부대를 이탈하고 신고를 했다고 합니다.
군대를 제대한 사람들이 본다면 속칭 빠져서 별거 아닌 일로 탈영을 하고 112에 신고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을 벌였다고 할 수 있지만,저는 다르게 봅니다.


저도 군 생활동안 많이 맞기도 하고,구타를 직접하기도 했습니다.특히 자대배치 신병이 제 다음 근무자로
새벽2시에 제가 깨워도 일어나지 못해서,한밤중에 조인트를 까서 그 다음 날 여름에도 불구하고 반바지를
입지 못할 정도로 구타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그 주에 면회를 나가서 제가 구타한 신병의 형님이 저를 보면서 자기 동생을 잘 봐달라고 하면서
저에게 음료수를 줄 때에는 쥐구멍이라고 들어가고 싶었습니다.그 후에 절대로 후임병 구타는 하지 않고
군생활을 마쳤습니다.

대한민국 군대 문화는 일제시대의 잔재가 많이 남아있습니다.군생활 하는 사람들이 늘 주장하는 것이
바로 본전 생각입니다.
내가 신병때는 더 많이 맞고 힘들었는데,요새 애들은 빠져서....
문제는 이번 사태처럼 계속 반복되는 가혹행위가 개선되지 않고 쉬쉬하면서 재발이 되어도 숨긴다면
그보다 더 큰 사건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묻힌다는 사실입니다.


대한민국 군대에서는 매년 자살 또는 타살로 사망하는 사건이 수십 건씩 나옵니다.그런데,군에서 죽은
사망 사건이 제대로 유가족들에게 밝혀지지 않는 일이 너무나 많습니다.구타와 가혹행위가 어느 정도
군대에서 필요할 때도 있다고 생각도 합니다.하지만 도를 지나친 구타와 가혹행위는 절대 안 됩니다.

군 장성들은 자신들의 진급을 위해서 억울한 죽음을 그저 단순 사고사나 자살로 위장하고 있으며,군대에
자식을 보낸 부모들은 소중한 아들을 군대에 보내고 왜 죽었는지 모르고 눈물로 아들을 그리워합니다.

군 의문사 위원회가 이명박 정부에 의해서 폐지되었습니다.아직도 수많은 원혼들이 억울한 죽음을
당했는데도 그들이 왜 죽었는지 알려주는 사람도,아는 방법도 더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대한민국은 대통령도 정부 여당 대표도 총리도 군대에 가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군대에서 겪은 억울한 사연과 가슴에 자식을 묻은 부모의 심정을 알 수 있을까요?
혹시라도 지금도 구타와 가혹행위를 하는 군인이 있다면,
내가 때리는 후임병의 부모와 가족을 한 번이라도 생각하기 바랍니다.